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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내가 촛불을 들었나”

Jimie 2022. 2. 28. 06:46

“이러려고 내가 촛불을 들었나” [朝鮮칼럼 The Column]

대선 앞두고 개봉한 ‘나의 촛불’
유력 정치인들과 일반 시민들 “우리가 역사 바꿨다” 자찬하며 대통령 탄핵 이끈 ‘촛불 집회’ 찬양
그렇게 탄생한 文 정권 5년… 대한민국은 지금 행복한가?

입력 2022.02.28 03:20
 
 
 

‘나의 촛불’은 2016년 겨울, 현직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집회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추미애 우상호 안민석 박주민 등 당시 야권 정치인들과 손석희 유시민 박영수 같은 인물들이 인터뷰 형식으로 그날을 ‘증언’한다. 대선 후보 4인방도 등장한다. 윤석열과 심상정은 인터뷰로, 이재명과 안철수는 당시 영상으로 소환된다. 2018년 제작한 이 다큐는,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 10일 전격 개봉했다.

 

2016년 12월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광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측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외벽에는 '박근혜 구속 조기 탄핵'이라는 문구를 비추고 있다./오종찬기자
 

나는 촛불을 들지 않았다. 총 23차례에 걸쳐 수백만이 모이고, 다섯 살 코흘리개까지 나와 ‘박근혜 구속’을 외쳤다는 촛불 집회에 가지 않았다. 박근혜 지지자여서도, ‘태극기’여서도 아니다. “인류 민주주의 문명사에 기록될 사건”(유시민) “시대의 대전환”(박원순)이었다는 촛불의 뜨거운 함성이 어쩐 일인지 내게는 사무치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조형물들부터 거북했다. 섹스 비디오 등 온갖 유언비어의 제물이 된 여성 대통령은 탐욕으로 뒤뚱대는 암탉, 머리에 뱀이 똬리를 튼 마녀로 그려졌고, 포승에 묶인 기업인들은 인민재판에 끌려 나온 죄수의 형상으로 군중의 발에 차였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며 분노했지만, 일견 즐거워 보였다. 일사불란하게 조직된 집회에선 연예인들 공연이 펼쳐졌고, 박원순의 서울시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지하철 운행 횟수와 화장실을 늘렸다. 최루 가스 자욱한 광장에서 백골단에게 쫓기며 독재 타도를 외쳤던 80년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촛불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나의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길 바라며 다큐를 봤다. 몇몇 장면은 흥미로웠다.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가 “박근혜는 대통령 하기엔 너무 소박한 사람”이라며 연민을 드러내는 장면, 박지원 우상호 등 당시 야당 인사들이 “촛불 민심에 타버릴까 두려워 탄핵을 당론으로 결정하고도 박수를 치지 못했노라” 고백하는 대목이다. “박근혜가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돈다”고 주장했던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도 ‘본심’을 털어놓는다. “계엄 통치에 익숙한 사람이잖아. 꿈 깨라, 그런 선제적인 엄포를 해야 했다.” 탄핵 정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은 결국 실체 없는 사건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가장 서글펐던 대목은, 인터뷰에 응한 ‘촛불 시민’들이 “우리가 역사를 바꾼 주인공이었다”며 가슴 벅차 하는 장면이다. 혹독한 겨울, 그들이 치켜든 촛불로 권력을 얻은 문재인 정권의 지난 5년이 주마등처럼 스친 탓이다.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 집회는 내전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대한민국을 두 쪽으로 갈라놓았다. 촛불을 ‘혁명’이라 부르며 집권한 정부는 적폐 청산, 역사 청산에 몰두하느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민이 먹고살 거리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목소리 큰 집단, 소셜미디어로 조직된 졸속 여론이 청와대를 지배하고 의회 정치를 흔들자 부동산 참사, 안보 참사, 원자력 참사가 잇따랐다. 촛불에 올라탄 정치인들은 성폭행, 자녀 특혜, 뇌물 의혹에 떠밀려 사라져갔고, ‘박근혜 무덤을 파 아버지 유해 곁으로 보내자”고 선동했던 이는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 의혹을 받는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탈원전을 부르짖던 대통령이 돌연 원전 컴백을 선언한 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만난 택시 기사는 “이러려고 내가 촛불을 들었나 자괴감이 든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나꼼수 주진우와 함께 ‘나의 촛불’을 만든 배우 김의성은 인터뷰에서 “박근혜를 만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인지, 자격 미달인 걸 뻔히 알면서 대통령 자리로 끌어올린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그러나 2018년에 제작한 이 다큐는 하필 2022년에 개봉하는 바람에 그 시의성을 잃었다. 오히려 질문은 촛불로 권력을 얻어 5년 임기를 다해가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가. 촛불의 대의를 받들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한미 동맹을 강화해 안보를 지켜내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영화는 세월호 추모 노래가 흐르며 끝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2022년 오늘도 이 노래가 섬뜩하게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순근
2022.02.28 06:01:52
촛불정신이요? 도대체 그 촛불정신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요? 선동가들의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기 위한 무장봉기 보다 한수 낮은 차원의 봉기 선동질에 속은것 아니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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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택
2022.02.28 06:08:09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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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2022.02.28 05:39:44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정당의 이름을 걸고 그사람이 그사람인 총선과는 달리 대선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선택받는다 문재인과 박근혜는 과거고 이재명과 윤석열은 현재다 박근혜의 탄핵이 옳았는가 그른가의 심판이 아니고 이재명이 적임자냐 윤석열이 적임자냐의 선택이지 심판이 아닌 것이다 세상은 정의를 외치나 정의롭지 못하고 진실을 말하나 진실하지 못하다 원칙이 있으나 원칙이 무너지기도 한다 과거는 흐르고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인 것을 뜻이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기자의 뜻대로 되지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덧붙여 당시 박근혜의 탄핵은 언론의 빗발치는 보도에 분노한 국민들이 열화같은 탄핵을 외쳤고 여야 정치권 언론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개인적으로 박근혜의 탄핵까지는 동조했지만 구속은 의아였고 박근혜의 구속과 산더미 같은 법정형을 실행한 자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유한국당의 분신 지금의 윤석열이다 그래 문재인 정부를 겪고 박근혜의 탄핵이 무리였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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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2022.02.28 06:24:19
문재인을 대입하면 똑같다. 단지 문재인이 더 겁이 많다. 고로 말년은 더 비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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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근
2022.02.28 06:22:14
이 나라를 아수라판으로 만든 탄핵을 발의한 자가 누구인가? 바로 안철수다. 민주당마저 정당성이 없어 주저하던 것을 안철수가 먼저 나섰다. 그렇게 해서 5년의 지옥을 만든 자가 반성 없이 또다시 정권교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출마하여 마음에도 없는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이 핑계 저핑계 대면서 정권교체를 외면한다. 결국 안철수는 민주당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시는 이 자의 음흉한 흉계에 말려 들어서는 안된다. 철수는 탄핵을 주도한 과거의 잘못부터 먼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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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2022.02.28 06:30:17
죽 쑤서 개 준다더니, 지난 5년이 그꼴... 나라는 반쪽 나고, 무능과 위선 오만 불통 뻔뻔 내로남불이 판을 쳤던 문정권 5년... 돌아보니 지긋지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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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용
2022.02.28 06:29:53
한숨만 나읍니다.국민들의 어리석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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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2022.02.28 06:32:59
교활한 좌파들의 선동... 멋모르고 놀아난 바보들의 광란... 그게 촛불이다. 촛불정신은 무슨 개뿔... 5년이 지난 지금도 그걸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 백성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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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홍
2022.02.28 06:31:10
나도 촛불을 들지 않았다. 그들에게 말했다. 진실과 허위날조를 구분해서 보라고. 허위날조 선동의 배후가 누구인지 잘 보라고. 그러나 나의 목소리는...허위날조 세력(문재인 종북무리들/김무성 등 배신자그룹/조중동 등 언론/종북 사법부 등)의 치밀한 전략전술과...그에 휘말린 우매한 일부 민중들의 목소리에 묻혔다. 내 조국 대한민국이...패망의 구덩이로 빠져들고 있었다. 결국!!! 촛불의 결과는...지금의 대한민국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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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2022.02.28 06:33:23
괴벨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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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석
2022.02.28 06:38:15
겨묻은 대통령을 피묻힌 대통령으로 교체 했던 5년이였습니다. 국민들은 개돼지를 못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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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
2022.02.28 06:38:07
2016년 세월호 사건으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던 박근혜 정부는 조응천, 박관천의 최순실 정윤회가 대통령을 좌지우지한다는 폭로와 조작된 손석희의 테이블릿 보도로 한겨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모두 박근혜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하여 시작된 촛불 집회. 이런 논설을 인쇄하기 전에 조선일보 당신들 부터 반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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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수
2022.02.28 06:19:05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하다가 그것을 다 잃어버린 후에야 뒤늦게 후회하게 된다. 건강이 대표적인 것이고 정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혹독한 독재에 치를 떨다 혁명으로 자유를 얻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다가 실망하고는 오히려 전혀 황당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고 4.19가 그랬다. 그리고 촛불도 그랬다. 지금 사람들은 촛불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에 너무 큰 기대를 하다가 실망한 나머지 정반대인 윤석열의 검찰공화국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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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수
2022.02.28 06:32:08
그런데 한가지는 혁명이후 황당한 선택을 했던 국민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혁명 정신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프랑스도 나폴레옹과 절대왕정 사이를 전전하다 100여년 후에 공화정으로 복귀하였다. 4.19이후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정권 정권을 선택했던 우리도 30여년후에 민주정부로 다시 복귀하였다. 이번에는 어떨까? 촛불이후 윤석열의 검찰왕국으로 가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다시 민주정부로 복귀할지 아니면 조금 실망스러워도 촛불정부를 계속해 나갈지는 오로지 이번 대선을 치르는 유권자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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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수
2022.02.28 06:23:11
프랑스는 대혁명으로 절대왕정에서 벗어나지만 혼란한 상황이 계속되다 오히려 나폴레옹이라는 황당한 선택을 한다. 그리고는 전쟁을 지속하다 다시 절대왕정으로 복귀하였다. 4.19 또한 이승만 독재에서 해방되었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다 실망하였고 그 결과 박정희라는 군사독재를 수십년간 선택하게 된다. 이는 촛불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촛불 정신은 분명히 올바른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문재인정부에 했던 것이고 지금은 정반대인 검찰공화국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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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민
2022.02.28 06:13:29
김윤덕 넌 촛불 안들었고 태극기 들었지... 칼럼도 거짓으로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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