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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럴 겁니까

Jimie 2022. 2. 8. 11:34

언제까지 이럴 겁니까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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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8,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5b9Y4uFQeuk

뉴스TV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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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마당, 조정에 깔린 박석은 표면을 울퉁불퉁 거칠게 깎아놓았습니다. 햇빛 반사를 줄여 눈부심을 막고,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지요. 반면 소리는 사방으로 반사시켜 임금의 어명이 만조백관에게 잘 들리게 했습니다.

그렇게 과학적인 박석을 중국인 단체관광객 가이드가 이렇게 설명한다는 실태조사가 있었습니다. "박석이 울퉁불퉁한 것은 중국 사신이 지나갈 때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또 "조선이 중국에 미녀들을 바치느라 지금 한국에는 성형 미녀밖에 없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 왜곡과 비하가 전체 엉터리 설명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중국 어느 웹 예능이 벌인 '민족 춤' 경연에 아리랑이 등장했습니다. 한복을 입고 합죽선을 든 춤꾼들이 장구 묘기도 펼칩니다. 지켜본 안무가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합니다. "이게 바로 중국의 스트릿 댄스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면서, 중국의 우리 역사-문화 침탈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와 분노에 불을 당겼습니다. 주요 대선 주자를 비롯한 정치권도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한복 여성을 참가시킨 것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민족 국가라고 내세우기 위해, 전통 복식을 한 쉰다섯 소수민족 대표를 모은 이벤트였으니까 말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조선족 가무단이 한복 입고 공연했을 때도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반중 정서가 심상치 않은지를, 중국은 정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역사공정'에 이어 온갖 것을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문화공정'을 벌여왔습니다. 한복과 갓, 김치와 삼계탕의 원조가 중국이고, 세종대왕부터 윤동주 이영애 김연아 손흥민까지 조선족이라는 억지를 늘어 놓기도 합니다. 예전 우리 정부는 이런 식의 억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조용합니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고 했을 때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대통령은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했습니다.

개회식에 참석한 문화부장관은 "한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복을 준비해 입은 것이 무언의 항의 표시가 됐다"고 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침묵하겠다'는 얘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에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 합니다. 그들의 너무나 뻔한 의도에 말려들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도 그렇지 못한 경우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웃나라가 무슨 짓을 하든 침묵하는 나라와 민족이 어떤 운명을 가야 했는지는 숱한 세계 역사가 웅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2월 7일 앵커의 시선은 '언제까지 이럴 겁니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