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 인근 3000명 파병 공식화…'신냉전' 격화하나(종합)
- 이데일리
- 김정남
- 입력2022.02.03 04:12
미, 동유럽에 3000명 추가 파병 결단
나토 대응군 지원…"푸틴에 강력 신호"
누구도 양보 않는다…외교 해법 요원
중국까지 가세…'신냉전' 격화 가능성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동유럽 지역 추가 파병을 공식화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먼저 3000명을 수일 내로 일선에 배치하기로 했고, 필요시 병력을 더 보낼 여지를 열어뒀다.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미러간 외교 협상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군사 대치는 심화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은 날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사진=AFP 제공)
미국, 동유럽에 3000명 추가 파병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 병력을 루마니아와 폴란드, 독일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병력 2000명이 수일 내로 유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와 대치 속에 동유럽에 직접 파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배치는 지난달 24일 파병 대기 명령을 내린 8500명과는 별개다.
커비 대변인은 “2000명 중 대부분은 폴란드에 배치할 것”이라며 “독일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중 1000명은 루마니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우크라이나 인근에 미군 3000명이 더해지는 셈이다.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경우 지원에 나선다. 현재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돼 있는 미군은 각각 4000명, 900명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에 이동하는 병력 대부분은 육군 최정예 부대인 82공수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82공수사단은 상당수가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하는 낙하산 부대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파병은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 고조에 따른 것”이라며 “영구적인 게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세계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2공수사단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는 작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커비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추가 병력을 유럽에 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행에 따라 미군 병력을 더 보낼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이는 전날 푸틴 대통령이 전쟁 가능성까지 내비칠 정도로 강경하게 나온데 따른 대응 성격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고 폴란드와 루마니아처럼 현대 공격 무기를 배치하고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면) 러시아는 나토와 전쟁을 해야 하는가”라며 “누구도 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미국이 나토의 동진 금지 등을 포함한 러시아의 핵심 안보 요구는 사실상 거부하자, 푸틴 대통령 역시 ‘강대강’ 대응을 한 것이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여 병력을 집결시킨 상태다. 러시아는 “침공 의도가 없다”고 수차례 반박했지만, 정작 병력을 철수하라는 서방 진영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서방 vs 중러’ 신냉전 확대하나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대치 국면이 지속하면서 미러간 외교 해법 모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이날 미국과 나토가 지난주 러시아에 보낸 기밀 문서를 입수했다고 전하면서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을 금지해 달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미국은 문건을 통해 나토의 개방정책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못 박았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신냉전 구도로 사태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방중에 나선다. 오는 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한 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미국이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한 와중에 중러 공조 전선은 더 단단해지는 셈이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와 중국은 주권 국가 내정에 대한 외부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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