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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비선실세" 건진법사 쫓는 與…내부서 "생태탕 2탄" 우려도

Jimie 2022. 1. 20. 06:00

"무속 비선실세" 건진법사 쫓는 與…내부서 "생태탕 2탄" 우려도

중앙일보

입력 2022.01.20 05:00

 

윤석열 '건진법사' 논란에 민주당, 샤머니즘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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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QQ2KbYkoXuI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부와 ‘건진법사’ 일가가 무슨 관계인지, 선대위에서는 무슨 역할을 해왔는지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19일 오전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박 대변인은 “건진법사 사태의 핵심은 그가 ‘비선’이고 ‘실세’라는 것”이라며 “윤석열 선대위에 어른거리는 ‘무속 비선 실세’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61)씨가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고문이란 직함으로 활동한다는 한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사흘 간 관련 논평만 5개를 쏟아냈다. 정식 스님이 아닌 무속인이 윤 후보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는지 밝히라는 게 핵심 주장이다. 하루 1~2건 발표에 그치는 수석대변인 논평도 이틀 연속으로 전씨 의혹에 할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지난 1일 국민의힘 선대본부가 입주한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촬영된 영상에는 일명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모(61)씨가 윤 후보의 등과 어깨에 손을 올린 장면도 포착됐다. 유튜브 캡처

속속 지워지는 영상들…與, 고강도 검증 예고

민주당은 당초 “네거티브보단 정책·비전 제시에 주력하겠다”는 기조였으나, 건진법사 이슈만큼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먼저 언론이 의혹 제기를 시작한 데다, 20대나 중도층이 민감하게 여긴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대위 공보단 핵심 관계자는 “언론 보도대로라면 무속인이 선대위에서 단순 지지자 이상의 역할을 맡았던 것 아니냐”며 “국가 경영에 무속의 힘을 빌리는 건 심각하게 위험한 일이기에 우리로선 답변을 요구하며 검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씨 행적에 대한 기록이 속속 사라지고 있는 것도 즉각 대응에 나선 또 다른 이유다. 민주당은 ‘윤석열 캠프에 포진한 무속인 J씨’를 거명한 한 언론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서 사라진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포털에만 삭제요청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가운데)은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고발 사유엔 일명 '건진법사'의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양 단장이 발언하는 모습. 뉴스1

유튜브 영상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신년 하례식 때 전씨가 윤 후보의 등·어깨에 손을 올렸던 영상은 유튜브 ‘짝찌TV’에서, 지난해 12월 29일 김형준 당시 국민의힘 선대위 네트워크본부 수석부본부장이 자신들의 조직을 소개하는 영상은 유튜브 ‘동해의힘TV’에서 각각 사라졌다.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은폐에 들어간 정황”(선대위 관계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다만 ‘동해의힘TV’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해당 영상은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 저장해 올린 것”이라며 “시끄러워져서 내렸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野 “윤핵관 추천 아니다” 해명…與 일각 ‘생태탕 2탄’ 우려도

민주당이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건진법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전씨의 선대위 합류 경위에 대해 “소위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이라 불릴만한 인사의 추천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가 윤 후보 어깨에 손을 얹은 장면에 대해서는 “허경영씨도 가끔 보면 트럼프랑 사진 찍고 그런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허씨를 알겠냐”고 되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 축사를 마친 뒤 "저는 무속인을 만난 적이 없다"며 이른바 '건진법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지난 17일 “저는 무속인을 만난 적이 없다”며 “선거에는 원래 다양한 분이 오지 않나, 저는 (전씨를) 불교인이고 스님이라고 소개받았다”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18일 “‘고문’이라는 것은 스스로 붙인 명칭에 불과하고 공식 임명한 적도 없다”며 “이 시간부로 소위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 해산은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일단 민주당 내부엔 “전씨 의혹은 윤 후보의 실체를 보여줄 스모킹 건”이란 기대가 감돈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이 ‘윤 후보가 전씨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근거로 윤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슈를 키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윤 후보가 말하는 게 사실일 경우, 지난해 4·7 재·보선 때 생태탕 논란처럼 헛물만 들이키게 될 수 있다.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수도권 의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 내곡동 생태탕 집 주인·아들의 증언을 근거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처가 땅 택지개발지구 지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득표율 18.3% 포인트 격차로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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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