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못사는 세대’ 더 굳힌 文 정권
미래 담론 없이 2030 구애 바쁜 李-尹
우리 젊은 세대가 단군 이래 처음으로 부모보다 못살 게 되는 세대라는 말이 자조(自嘲)가 아니라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실로 암울하다. 한국인 60%는 자식이 부모보다 못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미국 여론조사 결과도 지난해 나왔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증가 속도가 유독 빠르다.
문재인 정권은 절망의 급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희망의 물꼬는 텄어야 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 동력, 초격차 기술의 토대를 뭐 하나라도 닦아놓지 못하고 5년을 허무하게 날려 보낸 것에 분노한다. 원전 초격차 기술은 팽개치고 소득주도 성장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험만 하다 천금같은 시간을 허송하고 말았으니…. 눈 가리고 귀 막은, 4개월 남은 정권에 말해 뭣하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어떤 관권 금권 시도도 말고 조용히 물러나길 바랄 뿐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한때 전쟁론을 탐독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정규전이 아닌 게릴라전을 다룬 책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의 캠페인은 포퓰리즘과 게릴라 전술의 교묘한 결합 같다. 삼프로TV를 봤다. 이 후보는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다”고 했다. “선진국에 비해 너무 저평가된 불투명성, 그 점만 정상화해도 4500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래놓고 ‘임기 내 달성’이라고 하진 않는다. 그게 MB의 ‘747’ 공약이랑 다르다는 거다. 주식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2030세대를 숫자로 현혹시키는 포퓰리즘이자 치고 빠지기 아닌가.
천만 탈모인을 흥분케 한 탈모제 건강보험 적용 ‘검토’도 마찬가지다. 공식 공약이라는 건지 아닌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잊을 만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얘기를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는다. 대장동 이슈, 부동산 이슈를 덮거나 전환시키려는 치밀한 계산도 맞물려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소확행 공약 시리즈를 결합시킨다. 한 푼 두 푼 모아 목돈 만들자는 마이크로 타깃 저인망 전법이다.
윤석열 후보는 한 손엔 공정, 다른 손엔 상식의 검을 들고 기세 좋게 원형경기장에 들어섰다가 휘청대는 검투사의 모습 같다. 관중의 호통에 뒤늦게 투구를 고쳐 쓰고 칼날을 벼리고 나섰지만 아직 굼떠 보인다. ‘병사 봉급 200만 원’ 등 포퓰리즘 따라하기를 하는 듯한 정도의 형국이다.
2030이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른다고 하는데, 두 후보의 접근법은 환심 사기에 급급하다. 또 지나치게 미시적이다. 젠더 갈등 조장 논란을 빚기도 한다. 소확행 공약, 심쿵 공약과 같은 맞춤형 공약 경쟁은 달라진 대선 트렌드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있다. 경쟁과 차별, 불평등이 복잡하게 얽힌 상처 입은 세대인 만큼 마방진을 풀 듯 정밀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 선거기술이 미래담론을 삼키는 것은 곤란하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묻는다면 젊은 세대가 부모만큼은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5대 강국을 만들겠다” “잠재성장률을 4%로 끌어 올리겠다” 등과 같은 말잔치만 벌일 일이 아니다. 위기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우리 수준에 맞는 핵심 성장동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부터 내놔야 한다.
우리 젊은 세대는 장차 밥벌이는 하고 살 수 있을까, 10명 중 3명꼴로 줄었다는 중산층에 진입은 할 수 있을까, 스펙만 갖추려 애쓰다 번듯한 직장 한번 갖지 못한 채 낭인(浪人)이 되진 않을까. 20대 초반의 자식 둘을 둔 아비의 심정으로 지켜보는 대선…. 답답하고 우울하다.
미래 담론 없이 2030 구애 바쁜 李-尹
정용관 논설위원
문재인 정권은 절망의 급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희망의 물꼬는 텄어야 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 동력, 초격차 기술의 토대를 뭐 하나라도 닦아놓지 못하고 5년을 허무하게 날려 보낸 것에 분노한다. 원전 초격차 기술은 팽개치고 소득주도 성장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험만 하다 천금같은 시간을 허송하고 말았으니…. 눈 가리고 귀 막은, 4개월 남은 정권에 말해 뭣하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어떤 관권 금권 시도도 말고 조용히 물러나길 바랄 뿐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한때 전쟁론을 탐독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정규전이 아닌 게릴라전을 다룬 책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의 캠페인은 포퓰리즘과 게릴라 전술의 교묘한 결합 같다. 삼프로TV를 봤다. 이 후보는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다”고 했다. “선진국에 비해 너무 저평가된 불투명성, 그 점만 정상화해도 4500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래놓고 ‘임기 내 달성’이라고 하진 않는다. 그게 MB의 ‘747’ 공약이랑 다르다는 거다. 주식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2030세대를 숫자로 현혹시키는 포퓰리즘이자 치고 빠지기 아닌가.
윤석열 후보는 한 손엔 공정, 다른 손엔 상식의 검을 들고 기세 좋게 원형경기장에 들어섰다가 휘청대는 검투사의 모습 같다. 관중의 호통에 뒤늦게 투구를 고쳐 쓰고 칼날을 벼리고 나섰지만 아직 굼떠 보인다. ‘병사 봉급 200만 원’ 등 포퓰리즘 따라하기를 하는 듯한 정도의 형국이다.
2030이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른다고 하는데, 두 후보의 접근법은 환심 사기에 급급하다. 또 지나치게 미시적이다. 젠더 갈등 조장 논란을 빚기도 한다. 소확행 공약, 심쿵 공약과 같은 맞춤형 공약 경쟁은 달라진 대선 트렌드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있다. 경쟁과 차별, 불평등이 복잡하게 얽힌 상처 입은 세대인 만큼 마방진을 풀 듯 정밀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우리 젊은 세대는 장차 밥벌이는 하고 살 수 있을까, 10명 중 3명꼴로 줄었다는 중산층에 진입은 할 수 있을까, 스펙만 갖추려 애쓰다 번듯한 직장 한번 갖지 못한 채 낭인(浪人)이 되진 않을까. 20대 초반의 자식 둘을 둔 아비의 심정으로 지켜보는 대선…. 답답하고 우울하다.
정용관 논설위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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