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김재익 경제수석 등 전문관료 등용
물가 2%대 안정, 경제 10%대 성장
올림픽 유치 이어 프로스포츠 출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3월 27일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고 시구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재익 경제수석 등을 등용한 용인술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일을 맡겼다는 얘기는 널리 회자되는 사례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동아일보 기고에서 1980년 9월 발표된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안정, 능률, 개방, 경쟁, 민간 주도 등을 내세우고 있었고 여기에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김재익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예산 동결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통한 독과점 단속 등의 구조 개혁으로 1980년 30%에 육박하던 물가 상승률은 4년 만에 2.3%로 떨어졌다.
전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 스포츠를 육성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1982년 프로야구에 이어 1983년 프로축구, 프로씨름 등이 차례로 출범하면서 우민화 논란 속에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로야구 출범 당시 물밑 작업을 했던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90)은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구상했다”고 회고했다.
육사 시절 축구 골키퍼로 뛰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을 종종 청와대나 자택으로 불러 격려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에게 큰 액수의 금일봉을 주기도 했다.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83)은 “청와대 들어갈 때 검문도 받지 않았다”며 “동대문운동장에서 국제경기를 하고 있을 때 직접 찾아와 전반전 끝나고 작전과 관련된 한두 가지 지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