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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추미애와 충돌때 “사시 9수해서 내 인내심은 갑”

Jimie 2021. 11. 6. 03:41

尹, 추미애와 충돌때 “사시 9수해서 내 인내심은 갑”

윤석열 ‘끈기 인생’ 61년

김민서 기자

입력 2021.11.05 22:5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 때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넘어진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실패”라는 말을 했다. 본경선 일주일을 앞둔 시점에서 ‘전두환 발언’과 그에 이은 ‘개 사과’ 논란으로 코너에 몰렸을 때다. 그는 “미지의 길을 가다 보니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며 “비상식과 불공정, 불의와 위선의 상징인 ‘문재명’ 세력과 선명히 투쟁하겠다”고 했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대학 시절 모습./윤석열 후보 캠프

 

윤 후보는 검사 시절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거쳤다. 하지만 그의 젊은 날은 ‘낙방 고시생’이었다.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사법시험에 아홉 번 떨어진 끝에 서른을 넘긴 31세에 늦깎이로 합격했다. 20대의 엘리트 검사 사이에서 34세에 초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결혼도 52세가 되어서야 2년 연애한 김건희씨와 했다. 교제할 때 헤어지자는 김씨 말에 눈물을 흘려 아내 마음을 되돌린 일도 있다고 한다. 윤 후보 지인들은 “천성이 낙천적이고 맷집도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주변 사람들에게 장기 중 하나로 ‘참고 버티기’를 꼽는다.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한 그를 주변에서 걱정하자 “사시를 9수 해서 인내심은 갑(甲)”이라며 받아넘겼다고 한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기전 모습./윤석열 캠프

 

실제로 검사 시절 그에겐 좌천에도 옷을 벗지 않고 버틴 시기가 있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2013년 수사를 밀어붙이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그는 좌천되기 얼마 전인 2013년 10월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2014년 1월 대구고검으로 발령난 후 약 3년 동안 주말에 KTX를 타고 상경했다 돌아가는 ‘유배’ 생활을 이어갔다. 그때 윤 후보 주변에선 “사표 내고 정치를 하라”는 권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수사를 함께 한 후배 검사들 바람막이가 돼줘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윤 후보와 잘 알고 지내던 선후배 검사들도 정권에 찍힌 그와 밥 먹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라 그 시절 그는 혼밥도 자주 했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촬영한 모습./윤석열 캠프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씨와의 사이에 아이가 없다. 어렵게 김씨가 임신에 성공했지만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이 커졌을 때 충격을 받아 유산한 일이 있다고 한 지인은 전했다. 이 지인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 윤 후보가 아이가 태어나면 업고 출근하겠다고 할 정도로 기뻐했다”며 “유산 후 윤 후보도 낙담이 컸다”고 했다. 윤 후보 내외는 이후 아이를 갖는 대신 강아지 네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운다.

 

윤 후보는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에 좌천됐던 3년을 “독서와 호기심 탐색이 폭발한 시기”라고 했다. 잠들기 전 역사나 정치·경제 관련 유튜브를 보는 습관도 이때 생겼다고 한다. 전공과 관계없는 전자기하학에도 관심이 생겨 유튜브를 찾아봤고,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선 상대성이론 책까지 여러 권 구해 읽었다고 한다. 호기심이 한번 발동하면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깊게 파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는 왜 고시에 아홉 번이나 떨어졌느냐는 물음에 “고시 공부를 하면서 시험과 무관한 분야에 흥미가 생겨 샛길로 새는 바람에 몇 달씩 보낸 경우가 많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윤 후보는 고시생 시절부터 지인 관혼상제를 자기 일처럼 챙기는 ‘마당발’로 통했다. 지인 부친상 때 상여를 메거나 결혼식 때 함을 지는 것도 도맡다시피 했다고 한다. 윤 후보와 사시 공부를 함께 했던 한 지인은 “윤 후보와 같은 고시원에서 공부하다 보면 인간관계에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며 고시원을 옮긴 지인도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여동생과 함께 눈사람을 만든 모습./윤석열 캠프

 

윤 후보 지인들은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호인 같지만 원칙을 중시하고 고집이 세다”고 했다. 윤 후보는 “어릴 때 부모님한테 회초리를 맞으면서도 스스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끝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아 더 맞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윤 후보 어머니는 아들의 이런 모습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윤 후보는 원칙을 중시한다고 후배 검사들은 말한다. 검찰총장 시절 후배들에게 ‘원칙에 입각한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 8월 신임 검사 임관식 때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연합뉴스

 

윤 후보는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총장 시절은 그에게 영광보단 시련의 시간이었다. 취임 두 달 만에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수사에 나서면서다.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조 전 장관 수사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 그는 ‘검찰 수사권 박탈’ 카드를 꺼내 든 집권 세력과 대립했다. 조 전 장관 후임자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인사를 통해 그의 팔다리 같은 참모들을 그에게서 떼어놨다. 작년 말엔 법무부 감찰을 받고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법원 소송 끝에 징계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내고 직무에 복귀한 그는 지난 3월 사표를 던졌다. 이후 3개월여 잠행을 거친 그는 6월 말 정치 참여를 선언하고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들어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나는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과 싸우는 거 하나는 잘한다”며 “나는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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