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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권 “윤석열 지지…진정한 좌파라면 이재명 못찍어”

Jimie 2021. 11. 5. 19:00

학생운동권 “윤석열 지지…진정한 좌파라면 이재명 못찍어”

원선우 기자

입력 2021.11.05 17:18

전국학생행진의 윤석열 후보 선출 관련 입장문./전국학생행진

 

국민의힘이 5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선출하자 한 대학생운동권 단체가 “포퓰리스트 이재명보다 자유민주주의자 윤석열이 낫다. 진정한 좌파라면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윤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전국학생행진’(이하 행진)은 이날 홈페이지에서 “민주당 재집권을 막기 위해 윤석열 후보 지지도 감수할 수 있다”며 “20대 대선은 문재인 정부 심판을 통해 포퓰리즘 정치가 야기한 한국 사회의 타락을 저지해야 하는 중요한 분기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행진은 “지난 문재인 정부 5년을 생각해보라. 한국의 경제, 정치, 군사, 보건위기를 심화시켰다”며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집권기보다 더한 타락을 막아야 한다”며 “당신이 진정한 좌파라면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후보 지지를 감수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행진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이었던 소득주도성장론은 경제학에 미달하는 사이비 이론”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소득·일자리 감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사회 갈등 유발 등을 열거했다. 이들은 “소득주도성장론이 파산한 이후에는 현금 살포로 미래세대가 갚아야 하는 빚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표적인 기본소득은 소득주도성장론의 변형이면서 나라 경제를 훨씬 더 위태롭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보수주의자들도 인정하는 자유주의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한 행진은 “문재인 정부는 삼권분립을 형해화하여 사법부, 입법부를 지배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사례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은 건드리지 않은 채 정치 검찰 해체만 부르짖는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행진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이익과 정부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대외 정책을 펼친다. 이는 주변국의 불신을 낳고, 군사위기를 부추긴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하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의 국제적 입지는 모호해지고 군사 위기는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의 코로나 방역 성과에 대해서도 행진은 “문재인 정부가 K방역만큼은 성공하지 않았을까? 어림도 없는 소리”라며 “오히려 의료인력의 노동집약적 활용에 기초한 K방역을 성과로 과장하고 백신 마련을 위한 대비도 뒤늦게 하면서 경제 활동을 위축시켰다”고 했다.

 

반면 행진은 윤 후보에 대해 “지향하는 정치이념은 자유주의이고 이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제도와 규범을 지키려 한다”며 “윤 후보는 자유주의의 핵심 가치인 법치를 실행하려 했고, 민주당보다 더 합리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고 있으며 국제 정세를 올바르게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행진은 “민주당은 보수주의에도 미달하는 포퓰리즘 세력이며 사이비 이론으로 국민을 속이고 나라를 망치는 사기꾼 집단”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문재인 정부 4년간 심화한 경제, 정치, 군사, 의료 위기를 해결할 길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진정한 좌파라면 이재명을 ‘사회민주주의자’ 혹은 ‘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하면 안 된다”며 “20대 대선에서 좌파의 선택은 정권교체여야 한다”고 했다.

 

행진은 학생운동권의 양대 축인 NL(민족해방)계와 PD(민중민주)계 중 PD에 속한다. 운동권 주류인 NL이 중시하는 민족·통일보다는 평등·인권 가치를 우선한다. 행진은 과거 학생운동권 연합체였던 전국학생연대의 후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