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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관련해 文도 상식 있는 줄 알았던 헝가리 대통령

Jimie 2021. 11. 5. 09:21

[사설] 원전 관련해 文도 상식 있는 줄 알았던 헝가리 대통령

조선일보

입력 2021.11.05 03:26

문재인 대통령과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이 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헝가리의 아데르 야노시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양국이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인 불가하다는 공동 의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양국 공동’이라 함은 문 대통령도 ‘원전 없는 탄소 중립은 안 된다’는 의향을 밝혔다는 뜻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탈원전 기조와 배치되는 내용이라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청와대는 “헝가리 대통령이 (자신이) 이해한 대로 말한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 탈원전 입장을 바꾼 게 없는데 헝가리 대통령이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헝가리도 한국처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 그런데 새 원전 건설을 중단하기로 한 한국과 달리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과 원전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최근 유럽은 원자력을 부흥시켜 에너지난과 기후 위기를 넘으려고 한다. 지난달 프랑스·핀란드 등 유럽 10국 장관들이 “기후변화와 싸울 때 원전은 최상 무기다. 유럽은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공동 기고문을 각국 신문에 발표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원전 시장을 되찾으려고 원자력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 중국이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15년간 4400억달러(약 518조원)를 투입해 원전을 최소 150기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탈원전 하면서 탄소 중립도 달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완전 모순이다. 문 정부가 억지 폐쇄한 월성 1호기는 작은 원전인데도 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의 25배 전력을 만들면서 미세 먼지는 배출하지 않는다. 반면 태양광은 같은 전력을 생산하려면 원전의 300배 부지가 필요하다. 원자력보다 탈탄소 효과도 크게 떨어진다. 전기 1kWh를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이 태양광은 평균 45g이지만 원자력은 12g에 불과하다. 그래서 탈탄소에 가장 앞장서는 영국이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이다.

 

탄소 중립 달성에 원전이 필수라는 건 과학으로 입증된 상식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 능력을 갖춘 세계 6국 중 하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원전 역할’을 거론했을 때 당연히 ‘원전 없는 탄소 중립은 불가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국제 상식이기도 하다. 헝가리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식적 사고를 하리라 믿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그렇지 않음을 몰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