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준표' 전라도 비하 논란에, 서민 "죽을죄…유튜브 중단"

'홍어준표' 전라도 비하 논란에, 서민 "죽을죄…유튜브 중단"

중앙일보

입력 2021.11.02 20:11

업데이트 2021.11.02 20:49

오원석 기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지난달 31일 생방송한 유튜브 영상의 미리보기 그림에서 전라도 지역 비하 문구를 포함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기생충 박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야권 주자들의 경선 경쟁 국면에서 전라도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 지지한 상황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서 교수는 지난달 31일 유튜브를 통해 '서민교수 윤석열 후보의 몸보신을 위해 홍어와 맥주를 대접하다!?' 제목으로 실시간 방송을 했다. 서 교수는 윤 전 총장의 공개 지지자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서민의 기생충티비'를 통해 꾸준히 윤 전 총장을 홍보하는 영상을 업로드 해 왔다. 이번 영상은 '서민의 주간윤석열 9화'라는 부제목으로 업로드됐다.

 

특히 영상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썸네일'(미리보기) 화면에 서 교수는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라고 표기했다. 영상 내용과 별개로 이 썸네일 그림이 문제가 됐다. 2일 서 교수는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등록했던 영상을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서민복지 대전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洪 "또 호남 비하 망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캠프 측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했다. 캠프 측은 2일 여명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호남인들도 전두환 대통령을 좋아한다' 실언과 뒤이은 '개 사과' 국민 충격이 가시지 않은 와중 그 캠프에서 또 호남 비하 망언이 터져 나왔다"라며 "윤석열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는 오늘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 라는썸네일의 유튜브를 공개했다. 홍준표 예비후보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명백한 전라도민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여 대변인은 "'홍어'는 인터넷상에서 호남 혹은 호남인에 대한 멸칭으로 사용된 지 오래"라며 "일부 커뮤니티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데 쓰인 때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또, 이 단어는 '전라도 사람들이 배신을 많이 하는데, 너도 전라도 사람이니?'라는 주장을 담아 상대를 비방할 때 쓰이기도 한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서 "서민 교수가 윤 후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홍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와 함께 호남인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망언을 한 것"이라며 "'개 사과' 사건에 이은 전라도민에 대한 2차 가해"라고 거듭 주장했다.

 

홍 의원 캠프는 서 교수와 윤 전 총장 캠프에 대해 "더 이상의 지역 갈라치기는 당장의 세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정권 교체'라는 국민과 당원의 열망을 저버리는 지름길임을 유념하라"라고 경고했다.

념하라"라고 경고했다.

서민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전라도 지역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유튜브 운영자는 '홍어준표 보냈다 대단하다'는 댓글을 고정 댓글로 최 상단에 위치하도록 했다. [유튜브 캡처]

 

'홍어준표 보냈다' 댓글에 "깊은 뜻"

썸네일 그림에 '홍어준표' 문구가 들어간 것 뿐만이 아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의 고정댓글에는 한 시청자가 "홍어준표, 돼지털보, 꿔준표를 한방에 보내시다니 대단하다 서민 교수님"이라고 적었다. 이 댓글에 유튜브 채널 운영진은 대댓글을 통해 "깊은 뜻을 읽으셨다. 고정 댓글 드린다"라고 답했다.

 

'고정 댓글'은 시청자의 댓글을 최상단에 고정되도록 유튜브 운영자 측이 직접 설정하는 기능이다.

서민 단국대학교 교수. 오종택 기자

 

서민 "썸네일, 관여 안 했다"

서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냈다. 자신은 썸네일 그림에 '홍어준표'라는 말이 들어간 일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서 교수는 "유튜브 접는다"라며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뒤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서 교수는 어머니집을 방문해 홍어 먹방을 했다. 팬이 홍어를 보냈다는 것이다. 전라도 출신인 서 교수는 스스로 '홍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면서 서 교수는 "비굴한 변명을 하자면 저는 기생충티비썸네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서 "제가 그 썸네일을 봤다면 당장 내리라고 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책임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 사죄의 뜻으로 페북, 블로그, 유튜브를 당분간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이 서민 단국대 교수를 비판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洪 "참 낯뜨겁다"

이번 유튜브 썸네일 논란에 홍 의원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 교수를 겨냥해 "저런 사람이 대학 교수랍시고 여태 행세 했다니 참으로 낯 뜨거운 대한민국"이라며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것은 반갑지만 사람의 됨됨이가 늦지 않게 나타난 것은 우리들로서도 참 다행스런 일"이라고 했다.

 

지난 정부 민주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던 서 교수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을 거치며 '조국 흑서'를 공동 집필하고, 야권 지지자로 돌아선 것을 언급한 말이이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그냥 기생충이나 연구 하라"라며 "정치판은 더이상 넘보지 말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