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배형님” 뭉쳤던 그들, 돈 놓고 싸우다 수사 시작되자 각자도생
- 조선일보
- 김형원 기자
- 입력2021.10.14 03:00
[대장동 게이트] 대장동 핵심 4인방 어떻게 모였다 헤어졌나
대장동 개발 비리를 주도했던 핵심 4인방은 유동규씨,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대장동 개발 이익을 챙겼지만 이후 로비 자금 분담 등의 문제로 갈라섰다고 한다. 돈 따라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던 대장동 4인방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서로를 ‘주범(主犯)’이라고 가리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4인방’의 결합과 분열
◇규합(2009~2011년)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이들이 한 몸처럼 유착해 정관계에 수백억대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을 초기부터 이끌었던 것은 남욱 변호사다. 2009년부터 그는 대장동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무렵 숫자에 능한 도시개발전문가인 정영학 회계사와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관계·법조계에 줄을 댈 만한 사람이 필요했다. 이들이 2011년 소개받은 사람이 바로 ‘마당발’ 김만배씨였다. 남 변호사는 “(기자였던) 김씨는 아는 분이 많아 민간 사업의 정당성을 대변해주는 역할이었다”며 “시의회 쪽 학교 선배들을 많이 알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화천대유 측에 ‘잭팟’을 보증한 인물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실권자였던 유씨는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개발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반발을 잠재운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2015년)
대장동 4인방은 정교하게 역할을 분담했다. 이후 2015년 2월 대장동 프로젝트가 입찰 공고가 떴고,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15년 3월 유동규씨는 김씨에게 개발 이익의 25%를 받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는 배당 수익만으로 4040억원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대장동 4인방의 역학 관계가 바뀐 결정적인 계기가 발생했다. 남 변호사가 2015년 6월 대장동 개발이 공영 개발에서 민간 개발로 바뀌도록 정치권에 금품 로비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이후 사업 주도권을 틀어쥔 김씨는 대장동 사업에 성남시의회, 정치권, 법조계 인맥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4인방들은 가장 연장자인 김씨를 “만배 형”이라고 존대했다고 한다.
◇내분(2019년)
민간사업자들 사이가 틀어진 것은 대장동 사업에서 대박이 난 이후인 2019년 전후로 파악된다.
분쟁은 로비 자금을 분담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검찰에 제출된 녹취록에는 2019년 10월쯤 김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내가) 번 돈의 절반을 주겠다”고 하자, 유씨가 “(그 돈을) 어떻게 줄 것이냐”고 되물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김씨가 대장동 개발 이익 가운데 700억원을 유씨에게 주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장동 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던 시기에 돌연 ‘700억 약정’ 대화가 오간 것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받던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변호사 비용과 관련이 있지 않으냐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각자도생(2021년)
수사망이 좁혀지자 대장동 4인방은 저마다 “나는 로비에 연루되지 않았다”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넘긴 녹취록에는 김씨가 350억원의 로비 자금을 유력 인사들에게 뿌렸다거나,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가 ‘그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씨는 “김씨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 돈을 약속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씨 또한 지난 11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고 했다.
검찰은 유씨를 뇌물·배임 혐의로 가장 먼저 구속했다. 정관계 로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김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김형원 기자]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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