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경선중 이재명 엄호… 이낙연 지지층 “경선 중단” 주장도
[대장동 게이트] 원팀 외쳤던 민주당, 대장동 의혹에 내분
입력 2021.10.08 03:35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왼쪽) 경기지사 측과 이낙연(오른쪽) 전 대표 측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장련성·이덕훈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엄호사격하며 ‘선수 보호’에 들어갔다. 오는 10일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당 차원에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이 지사의 후보 선출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패색이 짙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후보 구속’이라는 금기어까지 꺼내며 ‘위기론’을 말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경선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여당의 ‘대장동 내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6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경선이 끝나면 당이 총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혼자 외롭게 대응하고 있다”고도 했다. 경선이 끝나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이 지사 편들기에 나선 것이다. 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대선 최대 현안에 대해 당 지도부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아직은 캠프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보니 이 지사 측이 허덕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는 그간 당 차원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여러 차례 했지만, 당 지도부는 ‘경선 중립’을 의식해왔다고 한다.
당 지도부와 이 지사 측은 일단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지위가 달라진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가 구성되면 당 전체의 화력이 집중되고, 검찰도 눈치 보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 의원은 “유력 대선 후보를 공개 소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돼봐야 알겠지만, 기소니 구속이니 하는 얘기도 너무 앞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이 지사가 후보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을 사전 차단한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 사건’과 관련해 당선인 신분으로 검찰의 방문 조사를 받았던 일도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경선 패색은 짙어졌지만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이 지사가 후보직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상황을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설훈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이 지사 구속 상황을 가상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잘못될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라고 말했다. 지도부를 향해서도 “잘못 판단하고 있다. 이 지사 편에 서서 문제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 등 소수 스피커를 제외하면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불복은 절대 없다. 원팀 정신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지지층의 반목 상황은 더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전 대표 일부 지지층은 당 게시판 등에서 경선 중단, 후보 사퇴 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국민통합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우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은 경선 진행 상황에 반발하며 최근 탈당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지층의 실망감과 절박함이 크다”면서 “검찰 수사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결과에 대해 불복할 가능성은 없지만, 검찰이 이 지사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확대할 경우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립 입장의 한 의원은 “후보에 대한 수사 가능성 때문에 경선 절차를 중단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 전 대표 측이 ‘경선 이후’를 내다본다면 일단 경선을 마친 뒤 역할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의원은 이날 “이번 대선이 가치보다는 이익 투표적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보여, 대장동 사안이 본선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지율 1위인 이 지사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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