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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엘리트는 왜 이 모양인가

Jimie 2021. 10. 2. 04:08

우리의 엘리트는 왜 이 모양인가[동아광장/최인아]

최인아 객원논설위원·최인아책방 대표

입력 2021-10-02 03:00수정 2021-10-02 03:00

 

검은돈의 그림자에 비치는 법조인들
대장동 사건은 가난 탈출 아닌 욕망의 거래
선진국 엘리트에 걸맞은 자아실현 어려운가
성찰 없다면 얼굴만 바꿔 계속 나타날 것

최인아 객원논설위원·최인아책방 대표

 

화천대유, 천화동인…. 주역의 괘에서 유래한 좋은 뜻이라 하나 실상이 드러날수록 뜻은 어디 가고 검은돈의 그림자가 자꾸 튀어나온다. 아직 초기 단계라 전모가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사니 특검이니 하는 무서운 말들이 오가는 걸로 봐서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대리의 퇴직금 50억 원은 웬 말이고 한 분도 모시기 어려운 전직 대법관과 검찰총장, 특검이 두루 같은 회사의 법률자문을 맡은 이유는 또 무엇인가?

20년 전쯤엔 ‘부자 되세요’라는 카피가 전국을 강타했다. 올해는 ‘화천대유 하세요’가 추석 인사말로 등장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즐거운 마음으로 그러는 게 아니다. 다들 대단히 심란하고 화가 나며 시니컬하다 못해 좌절 모드다. 나 역시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잠시 숨을 돌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가 만약 꽤나 영향력 있는 법조인으로 ‘그런 제안’을 받는다면 어떻게 했을까? 물리치기 쉽지 않은 이익에 눈 질끈 감고 그들과 한 덩어리가 됐을까, 아니면 단칼에 거절했을까. 아마도 ‘노’ 라고 했을 것 같지만 사람의 일은 장담하는 게 아니니 더 이상의 상상은 접는다. 물론 당장 생계가 막막한 가난한 이에게도 늘 엄정하게 바른 선택을 요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처럼 몇 억, 몇 십억 원씩 주고받은 돈은 가난에서 탈출하는 데 필요한 돈이 아니다. 지금도 너무나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의 욕심이 거래된 돈이다. 더 큰 부와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의 참을 수 없는 욕망의 거래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 욕구 5단계 설을 말했다. 인간의 욕구는 몇 가지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 이론인데 그는 이를 피라미드로 표현했다.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가 나타나며 먼저 요구되는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의 욕구로 나아간다는 설명이다. 그가 말한 다섯 가지 욕구란 맨 아래 단계에서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이다. 특히 제일 높은 단계인 자아실현 욕구란 계속 발전하기 위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욕구인데 다른 욕구와 달리 욕구가 충족될수록 더욱 증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나는 이번 대장동 사건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관련 회사의 법률자문을 맡았다는 법조인들에게 특히 눈이 갔는데, 한 사람씩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그들을 움직인 욕구는 위의 다섯 가지 중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거였다. 법조계의 최고 영예까지 누린 이들이니 적어도 생리적 욕구나 안전 욕구는 아니었을 것 같다. 그럼 무엇이었을까? 애정과 소속의 욕구도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혹시 존중받고 싶은 욕구의 발로였을까? 아니면 자아실현 욕구였을까? 가늠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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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 사회의 엘리트이다. 만약 지방의 작은 마을 출신이라면 법과대학에 합격했을 때, 또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들이 나고 자란 동네엔 플래카드가 붙었을 거다. 누구네 집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다고, 사법시험에 붙었다고. 우리 동네 경사라고. 그런데 왜 이들은 동네의 자랑을 넘어 국민의 자랑은 되지 못하는 걸까. 우리 사회가 키워낸 엘리트들은 왜 이런 걸까. 불의를 보면 목숨을 걸라는 엄청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다. 지조를 지키며 평생 가난하게 살라는 것도 아니다. 가진 것을 다른 이에게 다 나눠 주라는 것도 아니다.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 사회의 엘리트에 걸맞은 욕구를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존중받으라는, 당당하지 못한 돈 대신 자아실현에 힘써 달라는 상식적인 요청이다.

특히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 욕구는 다른 욕구와 달리 욕구가 충족되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증대된다고 하니 이왕이면 끝없는 돈 욕심 대신 단계를 높여 자아실현 욕구를 추구해 달라고 제안하는 거다. 그럼 많은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롤 모델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진공 속에서 살지 않는다. 그들도, 우리도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숨쉬고 영향 받으며 살아간다. 우리가 매일같이 숨쉬는 공기가 그런 존재들을 만들어 낸 거라면 이쯤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쫓을지, 특히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게 남아있을 때 추구할 것은 무엇인지 정말로 심각하게 질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이들은 다음에도 얼굴을 바꿔 계속 나타날 것이다.

최인아 객원논설위원·최인아책방 대표

 

 

블로거 주>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이르신 어버이 뜻을 받들어~~~ 최영장군!

소년시절 국민학교 때 배운 노래 한 소절이 평생을 떠나지 않는다.

 

그 소년은 공금관리에 있어서

돈(황금)을 젖가락으로는 커녕 손으로도 만지는 것을 피하였다.

하위 조직원에게 맡겼다. 돌이켜보면 그에겐 미안하다.

 

늙은 그 소년의 경험칙에서 터득한 개똔철학이다.  

사람은 똔에 제곱비례하여 부패하더라.

 

파리가 Fly다.

똥에 날라드는 파리를 똥파리(Dung Fly)라 이른다. 똔퐈리~!

 

똔퐈리가 무슨 "우리의 엘리트"이며 똔퐈리에게 무얼 기대한단 말인가!

 

"Fast Knockdown Killer"

스프래이(Spray)를 확 뿌릴 일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산록(大慈山麓)>

 

《고려사》 <최영열전>에

최영(崔瑩, 1316-1388)이 16세 되던 해

그의 아버지(최원직)가 돌아가시기 전에 최영을 불러 “너는 마땅히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최영은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속 깊이 새겨 한평생을 청렴하게 살았다는~...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장군은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 는 아버지(최원직)의 가르침을 받들어 평생을 청렴결백한 마음으로 임금과 나라에 충성을 다하며 살아간 충신 중의 충신이라 하겠다.

 

어느 날, 최 영의 사위인 안덕린이란 사람이 함부로 살인을 했다는 죄명을 받고 서헌부로 붙잡혀 오게 되었다.

최인을 잡아온 사헌부에서는 입장이 몹시 난처하게 되었다. 나라에 공로가 뛰어나고 더구나 임금의 총애까지 한몸에 받고 있는 장군의 사위였기에 함부로 다룰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안덕린이 살인범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죄인을 함부로 대했다가는 나중에 큰 봉변이라도 당하게 될 게 틀림없어.”

“아암, 이 일은 가볍게 처리하는 것이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최영 장군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나.”

“그럼 이 일을 우리 사헌부에서 다룰 게 아니라 직접 최영 장군에게 맡겨보는 게 어떨까?”

“아,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일세.”

결국 이 사건은 그 당시 최영 장군이 우두머리로 있는 순위부(옥을 다스리던 관아)로 넘기게 되었다. 즉 최영 장군 마음대로 죄인을 풀어주거나 가벼운 벌로써 처리하도록 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최영은 크게 노하며 소리쳤다.

“그런 죄인은 사헌부에서 다스리는 것이 마땅하거늘 어찌 순위부로 보낸단 말이오. 또한, 순위부에는 내가 있거늘, 내게 죄인을 보낸 것은 나를 사사로운 인정에 좌우되는 인물로 보고 결정한 일인 것이 분명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소.”

최영은 결국 죄인을 다시 사헌부로 옮겨 죄를 엄하게 다스리게 해달라는 청을 넣었다. 사사로움이 용서되지 않는 최영의 이런 생각은 그야말로 공명정대한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장군은 북쪽의 홍건적을 두 차례, 그리고 왜구를 크게 무찔렀는데 왜구들은 최영 장군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고 한다.

우왕 14년에는 명나라가 철령 이북의 땅을 내놓으라고 하자, 원라라와 친했던 최영은 명나라의 요동성을 정벌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장군은 8도 도통사가 되어 우왕, 그리고 이성계, 조민수과 함께 출병하여 평양까지 갔으나 그때 친명파인 이성계는 요동 정벌이 불합리함을 내세워 위화도까지 갔다가 군대를 돌려 최영과 우왕을 물리치고 말았다.

 

그때 최영 장군이 숨을 거두면서 말했다.

 

“내가 티끌만큼이라도 내 개인을 위해 나쁜 일을 했다면, 내 무덤에 풀이 돋을 것이고, 그와 반대로 나 자신이 청렴결백하게 지냈다면 내 무덤에 풀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 후, 장군의 묘에는 과연 풀이 전혀 나지 않고 흙만 덮여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장군의 묘는 현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다. 묘 입구에는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큰 석조물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