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집 주모” “배신자 이미지”... 압박 국민면접에 野후보들 진땀
입력 2021.09.09 21:28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 후보(왼쪽)가 답변하고 있다. 심사위원은 김준일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오른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예고했던 대로 혹독한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치렀다. 국민의힘은 9일부터 이틀간 대선 경선 후보들을 상대로 압박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관으로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기자가 나섰다.
사전 질문지도 없이 즉석으로 진행된 까닭에 거침없는 질문을 받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후보들이 많았다. 일부 후보는 면접관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다.
이날은 경선 후보 12명 중 홍준표·유승민·최재형·장성민·장기표·박찬주 후보가 면접을 치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나머지 6명은 10일 면접을 받는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지난 2000년 5·18 전야제 당시 가라오케에 방문한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진땀을 뺐다.
장 이사장은 “노래 불러주고 서빙하는 여자분이 몇 분 있었다”면서도 “저는 (문제가 될까) 염려스러워 저리 가라고 해놓고 혼자 앉아 있었다”고 했다. 박선영 교수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면서 “침묵은 동조”라고 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장 이사장은 송영길, 우상호, 김민석, 이종걸 의원 등과 ‘새천년 NHK’라는 가라오케에서 술판을 벌여 논란이 됐다. ‘새천년 NHK’ 사건은 임수경 전 의원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5월17일 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9일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경선후보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석한 후보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준표,유승민,최재형,박찬주,장기표,장성민 후보./국회사진기자단
임 전 의원은 당시 “송영길 선배가 아가씨와 어깨를 붙잡고 노래를 했다”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했다” “제게 야 이X아, 네가 여기 왜 들어와 라고 한 건 우상호씨였다”라고 폭로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던 장 이사장은 결국 “임 전 의원과 우 의원의 사적 다툼이 심해서, 서로 갈등 관계를 쏟아내며 (제가) 파편을 맞았다”면서 “무조건 잘못했고 죄송하다”라고 했다.
면접관들은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는 과거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을 거론하며 “여성층 지지가 오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니냐”라고 몰아세웠다. 홍준표 의원은 “그럴 수 있다”라며 순순히 인정했다. 면접관들은 “너무 쉽게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당황해했다.
한 면접관은 “지금까지 성희롱을 하신 적이 없다고 했는데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이대 계집애들’ ‘주막집 주모’ 등의 발언은 성희롱이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홍 의원은 “그 발언이 어떻게 성희롱인가, 막말이라고 하면 수용할 수 있는데 성희롱은 아니었다”라며 “주막집 주모 발언 등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라고 했다.
면접관들은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과 관련 사과할 의향이 없는지 물었다.
홍 의원은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진주의료원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더이상 둘 수 없어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가 “병상 1개당 인구수가 경남의 경우 전국 평균의 3배에 가깝다.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효과 아니냐”라고 하자, 홍 의원은 “자꾸 좌파적 주장을 한다”면서 “진주의료원 폐쇄가 잘못됐다 주장하는 사람은 절대 저를 안 찍는다. 억지 논리를 말하는 면접관의 생각이 참 답답하다”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준비하면서 여성 단체나 2030 여성의 견해를 물어본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여성들 의견도 들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챙기겠다”고 했다.
김준일 대표는 유 전 의원에게 “탄핵의 강을 다른 후보들은 다 건넜는데 유승민만 못 건넌 것 같다. 배신자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질문하신 사람은 제가 배신자라고 생각하느냐”며 “솔직히 말해서 (배신자라는 비판이)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겐 “공약을 보니 시장 지상주의적 내용이 많다”며 “코로나 시대에는 적극적인 정부 역할이 요청되는데 작은 정부론은 낡은 구호 아니냐”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전체적으로는 작은 규모 정부라도 스피디하게 대응해 사회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R&D(연구개발), 사업 투자 선정이나 감독 등을 민간에 이양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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