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지옥문 열리나… 공항 인근서 자살폭탄 테러, 최소 13명 사망
미군철수 시한 닷새 앞두고 참사… 미군 3명도 부상 당해
사고전날 CNN “IS 테러조짐”… 미국인 1500명 대피못해
입력 2021.08.27 00:19
비행기 뒤로 자욱한 연기 - 26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근처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카불 공항 밖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폭발이 자살 폭탄 테러로 추정된다며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차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트위터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26일(현지 시각)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외신들은 이 폭발로 최소 13명이 사망했으며, 자살 폭탄 테러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군의 철수 시한인 오는 31일을 닷새 앞두고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자국민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가운데 이번 폭발이 발생하면서 미군 철수 시한을 지키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카불 공항 밖에서 폭발이 있었다”며 “인명 피해는 현재 불분명하다. 가능한 대로 추가적인 세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한 폭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폭발은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에서 일어났다. 폭발 당시 애비 게이트에는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한 아프간 현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디언은 또 이번 폭발로 외국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탈레반 조직원들도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26일 카불 공항 밖에서 두 차례의 폭발로 부상당한 여성들이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불 공항 폭발에 관해 보고받았다”며 “아프간인 부상자가 나왔지만 미국인 인명 피해에 관한 정보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마르티논 주아프가니스탄 프랑스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두 번째 폭발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카불 주재 미국·영국·호주 대사관들은 자국민을 상대로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의 이동을 자제하라는 보안 경고를 잇달아 발령했다. CNN은 테러 단체가 카불 공항 밖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테러를 벌이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미 정보 당국이 포착했다고 보도했었는데 실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미 대사관은 전날 밤 홈페이지에 긴급 경고문을 올리고 “카불 공항 출입구 바깥의 보안 위협으로 인해 미 시민권자들에게 공항으로 가는 것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어 “미 정부로부터 개별 지시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즉시 공항 출입구에서 떠나라”며 “특히 군중 속에 있을 때 항상 당신의 주변을 경계하라”고 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탈레반의 카불 함락 당시 아프간에 머물던 6000여 명의 미국인 가운데 1500여 명은 아직 대피하지 못했다.
폭발 사고 전날 CNN은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IS-코라산(ISIS-K)이 카불 공항에 있는 군인과 대피하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정보 당국에 따르면 이 테러 단체는 카불 공항 민간인들과 군인들을 상대로 폭탄을 실은 트럭 공격과 자살 폭탄 공격, 공항 비행장에 대한 박격포 공격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NYT는 정보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 조직의 전투원 숫자가 미군의 공습 및 아프간 정부군의 공격으로 201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1500~2000명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폭발의 배후가 ISIS-K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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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공격으로 미군 12명·현지민 60여명 사망
- 아시아경제
- 뉴욕=백종민
- 입력2021.08.27 04:47
IS 공격 추정
백악관도 비상
이달말 내 민간인 철수 혼선 예상
바이든 철수 정책에 '적신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미군 12명과 주민 60여 명이 사망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미군은 해병대원 11명과 해군 의료팀 소속 1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프간 민간인들의 피해도 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소 60명의 현지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 등이 대피 작전을 벌이고 있는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이날 두 차례의 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맥켄지 사령관은 이번 공격을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하고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직전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발생 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을 소집해 대책 회의를 하고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은 하루 뒤로 연기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 이번 공격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못 박은 이달 31일 철군과 민간인 대피 시간을 지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생겨나고 있다.
AP통신은 "12명의 미군 사망자를 낸 이 날 공격은 바이든에게 더욱 걱정스러운 선택지를 남겼다"라며 "더 많은 사상자를 낼 위험을 안고 대피 작전을 지속하거나, 대피시켜야 할 미국인을 남겨두고 계획보다 일찍 작전을 끝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맥켄지 중부 사령관은 약 1000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도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미국인 1000명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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