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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의 충격 폭로… "뉴스데스크, 70%가 녹화였다"

Jimie 2021. 8. 26. 20:30

MBC 노조의 충격 폭로… "뉴스데스크, 70%가 녹화였다"

"녹화물을 생방송처럼 포장, 시청자 기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24일 리포트의 79%, 25일 리포트의 70%가 '녹화물'… 앵커 멘트까지 사전 녹화"
"이 정도면 그냥 PD수첩… 뉴스데스크, 과거 1년치 이상 모니터하고 조사해야"

 

조광형 기자

입력 2021-08-26 16:22 | 수정 2021-08-26 16:55

 

사전에 녹화해 놓고 생방송 뉴스라고 했다니...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 왕종명 앵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매일 저녁 생방송되는 것으로 알려진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분의 70%를 녹화물로 채워 방송했다는 충격적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MBC노동조합은 "창사 이래 최초로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며 "뉴스데스크의 상당수 리포트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 제작된 녹화물인데도 생방송 뉴스인 것처럼 방영한 MBC가 전국의 시청자를 기만했다"고 개탄했다.

"창사 이래 처음, '녹화물'로 도배한 뉴스데스크"

MBC노조는 26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난 24일의 경우 19개 리포트 가운데 무려 15개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녹화돼 79%가 녹화물이었고, 25일의 경우 23개의 리포트 가운데 16개가 앵커 멘트까지 사전녹화돼 70%가 녹화물이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24일 뉴스데스크에서 여성앵커의 앵커 멘트가 19개 리포트 가운데 5개, 25일 뉴스데스크에서는 23개 리포트 가운데 여성앵커의 앵커 멘트가 7개에 불과해 각각 26%, 30%에 그쳤다"며 "왕종명 앵커가 본인의 출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오면서 여성앵커의 비중이 줄어들다 보니, 왕 앵커 혼자 뉴스 도중 이리 저리로 옮겨 다니며 대담도 하고 스크린 앞에도 서야 하므로 사전녹화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녹화물'을 생방송 뉴스인 것처럼 포장해 방영한 것은 오랜 세월 시청자와 쌓은 '생방송 뉴스의 원칙'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지적한 MBC노조는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녹화 뉴스를 진행하며 시청자를 기만한 박성제 사장이 당장 사과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뉴스데스크가 사전녹화로 방송돼왔는지는 과거 1년치 이상을 모니터하고 조사하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노조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왕종명 앵커는 '개인적 사유' 때문에 생방송 뉴스를 하기 어렵다고 내부 관계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왕 앵커가 진행하는 부분의 뉴스는 모두 사전녹화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이어 "본인에게 '개인적 사유'가 있다면 우선 이를 해결하고 앵커직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마땅하다"며 "시청자를 속일 일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현역 앵커 "지상파 뉴스 70%가 녹화? 믿기 힘들다"

지난 24~25일 방영된 뉴스데스크 방송분의 70%가 녹화물이었다는 주장에 MBC 관계자는 TV조선과 통화에서 "해당일 국회 생방송 중계도 있었다. 이런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일부 카메라 구성이 어려운 경우 방송사고를 막기 위해 사전녹화를 일부 하지만, 이는 타사 뉴스에서도 이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모 방송국 앵커로 활동하는 한 인사는 통화에서 "지역방송국도 그렇게는 안 한다"며 "정규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70%가량 녹화물을 내보내고, 앵커 멘트까지 라이브가 아니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과거 MBC에서 방송기자로 활동했던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는 "뉴스라는 것이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것인데, MBC노조 성명대로라면 이건 그냥 PD수첩"이라고 꼬집었다.

김세의 "녹화물은 많아야 10%"… 70% 이상이면 PD수첩으로 불러야"

김 대표는 "물론 매직스튜디오나 스크린 앞에서 멘트를 할 때 일부 녹화물을 방영하기도 하지만, 기자 대담은 대부분 라이브로 진행한다"며 "제작물은 거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 프로그램 중 녹화물은 많아야 10%"라며 "19개 리포트 가운데 15개를 녹화물로 채웠다는 것은 정상적인 뉴스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앵커 멘트까지 녹화물이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개탄한 김 대표는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앵커 멘트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을 미리 만들어 내보냈다는 것은 MBC 스스로 뉴스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조광형 기자 thesem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