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아프간 최연소 여성 시장 “나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2001년 탈레반 퇴각 후 교육 기회 누린 ‘아프간 신세대 여성들의 롤모델’
지난해엔 美 국무장관 선정 ‘세계 용기 있는 여성상’ 받기도
입력 2021.08.17 22:10
지난달 21일 자리파 가파리(흰색 히잡을 두른 여성)가 부상을 입은 군인의 병실에 방문했을 당시 모습/자리파 가파리 페이스북
“나는 (이곳 카불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날 ‘아프간 여성 인권의 상징’으로 불리는 최연소 여성 시장 자리파 가파리(29)가 이런 말을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고 영국 일간 i뉴스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i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약 46km 떨어진 마이단샤르시(市) 시장인 가파리는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한 날, i뉴스와 채팅 앱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는 “나는 그들(탈레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나 내 가족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그들은 나 같은 사람을 찾아서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가족을 떠날 수 없다. 내가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후 가파리 소식은 끊겼다. 그는 15일 소셜미디어에 남긴 마지막 게시물에 카불 시내를 내려다보는 사진과 함께 “사랑하는 내 조국, 네가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내 꿈은 사랑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진보적인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썼다.
가파리는 지난 2001년 미군의 아프간 침공으로 탈레반이 퇴각한 뒤 교육 기회를 누린 젊은 아프간 여성 세대의 상징적 인물이다. 아프간 팍티아주(州)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인도 펀자브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2014년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비영리 시민 단체(NGO)를 설립해 여성 인권 운동을 했다. 2018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그를 인구 3만5000명의 마이단샤르 시장에 임명, 아프간 역사상 최연소 여성 시장이 됐다.
/자리파 가파리 페이스북
그는 국제사회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다. 2019년 영국 BBC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뽑혔고, 작년 미국 국무장관이 수여하는 ‘세계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았다. i뉴스는 “가파리는 탈레반이 싫어하는 전형적 인물”이라며 “똑똑하고 거침없으며,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가파리는 시장 취임 이후 여성을 멸시하는 아프간 문화에 맞서 싸웠다. 시장 취임 직후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남성들의 괴롭힘에 시달렸고, 탈레반의 지속적 살해 위협을 받았다. 임기 첫날 성난 남성들이 돌과 장대를 들고 집무실로 몰려와 취임이 미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파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2019년 그는 안전 문제로 도시에 머무를 수 없게 되자, 카불에서 통근하면서 시정을 돌봤다고 당시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가파리는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 완전 철수를 발표한 뒤, 아예 거처를 카불로 옮기고 국방부에서 테러와 전투로 부상한 군인과 민간인을 돕는 일을 했다.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아프간 주요 도시를 점령하는 와중에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i뉴스와 처음 한 인터뷰에서 “아프간의 젊은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고, 소통할 수 있다”며 “나는 그들이 사회 진보와 우리의 권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미래가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i뉴스 인터뷰 이후 연락이 닿지 않던 가파리는 17일(현지 시각) 비공개 상태였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다시 공개로 돌려놓았다.
2021.08.17 22:47:53
정부가 무능하고, 지도자가 부패하고, 국민들이 스스로를 지켜낼 힘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아프가니스탄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치 상태에서 적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 추구라는 것도 우리가 힘이 있을때 가능한 것입니다. 한반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어느 정권이든 간에 북한 독재정권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화도 추진해야 합니다. 미군이 언제 철수하더라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합니다.
2021.08.17 23:17:33
참으로 대단한 여성입니다. 죽음도 불사하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요 진정한 시장입니다.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국회에서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민분열만 시키고 억지궤변으로 국민 속 뒤집어 놓는 우리나라 사이비 정치인들과 정말 비교가 됩니다.
2021.08.17 23:05:56
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의 현실적 주적은 북한입니다. 범위를 좁히면 김정은의 노동당과 북한 군부가 되겠지요. 우리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감안하면 물론 아프가니스탄처럼 허망하게 손을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참상이나 희생은 지금 아프간의 모습보다 훨씬 심할 것입니다. 더욱이나 북한이 미친 척하고 핵이나 실전에 사용할 경우 최악이지요. 그래서 전쟁을 예방해야 하는데 사실 우리가 먼저 북침을 할 개연성은 없습니다. 선제공격은 북한이 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가 충분한 군사력을 갖춰서 감히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좌파세력들은 우리의 국방력 강화를 전쟁 놀음이라고 하는데 어설픈 궤변입니다. 과연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한다면 그들은 정상이 아닌 것이지요. 이치는 간단합니다. 깡패가 있는 동네에서 맞지 않으려면 결국 내가 그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진정한 평화를 위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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