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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을 누가 믿나" 녹취 의혹에 토론회까지…위기의 이준석

Jimie 2021. 8. 15. 19:09

"해명을 누가 믿나" 녹취 의혹에 토론회까지…위기의 이준석

이준석 "녹취 안해서 녹취록도 없다" 일축…尹측 "누가 믿나"

서병수, 토론회→발표회 전환 공감했지만…"본질 호도마라" 내홍 지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2021.8.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두 달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의 월권 논란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통화 녹취록 유출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이 대표는 당내 불신과 갈등을 수습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이 외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5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 윤 전 총장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통화에서 직접적인 '사과'나 '유감표명'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해당 통화 녹취록이 전날(14일) 일부 언론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날 이 대표 측 관계자들은 "실무진이 실수로 유출했다", "녹취록은 없다"며 상반된 이야기를 했다.

사안에 대해 함구하던 이 대표는 다음 날인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유출됐다는 녹취 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언론인들에게 구두로 전달한 부분들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무리 싸우더라도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과정이 정치다. 그 사이에 신뢰가 (중요하다). 적당히 수위조절하면서 정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의 해명이 나온 뒤 "그걸 누가 믿나"라며 "윤 전 총장이 전화를 걸었다는 자체를 유감 표명이라는 정무적 제스처로 봐야지, '사과'라는 단어 하나 찾겠다고 녹취를 하고 풀었다는 건 너무 유치하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동안 당내 갈등에 개입을 자제해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와 윤석열 후보 사이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예비후보들의 발언을 듣고있다./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 대표는 '경선준비위원회 월권' 논란에도 휩싸인 상태다.

당내에서는 경준위가 경선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이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 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격화했다.

경준위가 결정한 예비후보들의 정책토론회가 일부 주자들에게 유불리하다는 지적은 경준위와 이 대표의 '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출구가 없어보이던 정국에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이 한줄기 희망으로 등장했다. 이 대표와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토론회를 정책소견발표회로 전환하자는 김 원내대표 제안에 가까스로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경준위 논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당장 갈등을 봉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최고위 내부에서도 토론회든 정견발표회든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되고 있고 일부 당내 대권 주자들도 여기에 동의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로서는 정견발표회로의 전환이 확정되더라도 지도부와 대권 주자들의 불신을 극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은 셈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토론회에서 발표회로 바뀌면 그건 원칙과 상식에 맞는 일인가"라며 "본질은 경준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경선준비위원회 관련 혼란의 핵심은 명확하다. 이 대표가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뜻이 없다는 것"이라며 토론회 방식 전환 논의는 "그야말로 지엽말단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반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토론을 회피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인가"라며 "그런 어이없는 갑질 논리는 검찰총장일 때나 하는 것이다. 그만 떼 쓰시라. 토론 회피하지 마시고 꼭 나오시라. 토론 때 보자"라며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수정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잠잠해질 것 같지가 않다"며 "본질은 서로의 서로를 향한 불신과 불만이다. 실타래가 너무 꼬여버려서 어디서부터 풀 수 있을지 모두가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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