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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카불 인근 군사요충지 등 5개 대도시 장악

Jimie 2021. 8. 9. 15:28

탈레반, 카불 인근 군사요충지 등 5개 대도시 장악(종합)

수도 카불 함락 우려 확산에 피난행렬 이어져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는 계획대로 지속 고수"

 

8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주 주도 쿤두즈 시내의 메인 광장에 탈레반 깃발이 걸려 있다. 미군이 대부분 철수한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총공세를 펴는 가운데 이날 북부의 두 주요 도시인 쿤두즈와 사르에풀이 차례로 탈레반 손에 넘어갔다. 쿤두즈(아프가니스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 인근의 주요 군사요충지인 쿤두즈 등 5개 대도시를 연달아 함락시키면서 아프간 정부군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프간 인접국가로 피난행렬이 이어지면서 중앙아시아 전역의 정정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급변하는 와중에도 아프간 주둔 미군은 기존대로 이달 말까지 철군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수도 카불 함락과 아프간 정부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군은 이날 아프간 북부 주요 대도시인 쿤두즈를 점령했다. 이곳은 아프간 수도 카불과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다. 탈레반 측은 도시 전체와 함께 아프간 정부군 기지를 점령했으며, 장갑차와 전차 등 중화기도 노획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쿤두즈 점령에 앞서 지난 6일부터 자란즈, 사르에풀, 셰베르간, 탈레칸 등 주요 대도시들을 잇따라 점령했다. 불과 사흘 만에 5개 주요 도시를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프간 정부군이 제대로 교전조차 않고 도주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과 접경지역에 있는 님루즈주의 주도인 자란즈는 전투 시작 3시간 만에 함락당했다.

아프간 수도인 카불의 함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피난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주 3만명 이상의 아프간 주민들이 타지키스탄과 이란, 파키스탄 등 인접국으로 피난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기존 미군 철수계획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의 급속한 세력 팽창에도 앞서 이달 말까지로 못박은 미군 철군계획은 고수하기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내 미군은 현재까지 약 95% 이상이 철수를 완료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내 모든 미국시민권자들은 즉시 이용 가능한 항공편을 이용해 아프간을 즉시 떠날 것을 촉구한다"며 "현재의 보안조건과 인력감축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 대사관의 능력은 이미 카불 내에서도 극히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