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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피격 공무원 형 분노 "통신선 열려도 동생 언급 안해"

Jimie 2021. 7. 28. 14:53

[단독]北피격 공무원 형 분노 "통신선 열려도 동생 언급 안해"

  • 중앙일보
  • 박현주
  • 입력2021.07.28 12:38최종수정2021.07.28 13:42

"가장 먼저 동생 얘기 꺼낼 줄 알았는데"

"문제 제기는 커녕 내 전화도 받지 않아"

文 작년엔 "재발 방지 위해 통신선 살리자"

공무원 사살 사건 통신선 복원 명분 삼아

정작 통신선 재가동 뒤엔 후순위로 미뤄

https://www.youtube.com/watch?v=IGQ1fhXIHZk 

"남북 정상 간에 4월부터 친서가 여러번 오간 덕에 통신연락선도 복원을 한 거라면서요. 그러면 북한에 충분히 제 동생 문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는 건데…. 정부가 사실상 문제 제기할 의지를 잃어버린 것 아닙니까."

지난해 9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56)씨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이튿날인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태도에 대해 "너무 실망스럽다"며 이처럼 안타까워했다.

이씨의 상심이 더 큰 이유는 앞서 정부가 북한에 통신선 복원을 요청하면서 댄 명분이 동생의 사망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피격 사건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재발 방지 등을 위해 통신선을 되살리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이 군 통신선 문제"라고 말했다.

 

이래진 씨의 동생은 지난해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 장세정 기자.

 

하지만 통신선 복원 전후로 이씨는 정부로부터 이와 관련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어제(27일) 정부가 남북 간 연락 채널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발표를 언론을 통해 접했다"며 "적어도 통일부 담당자 혹은 청와대에서 행정관급 실무자선에서라도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감감무소식이었고, 오늘(28일) 오전에 내가 먼저 반복해서 그쪽에 연락했지만 아직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 통신선이 뚫리게 되면 그래도 정부가 가장 먼저 동생 이야기부터 꺼낼 줄 알았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사격으로 사망한 사건 아니냐"며 답답해 했다.

 

이 씨는 지난 2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 내용도 언급했다. 당시 이 씨는 이 장관에게 북한 당국자와의 면담 주선, 재발 방지, 사건 현장 직접 방문 등 7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김 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서한도 대신 전달을 부탁했다.

이 씨는 "당시 장관 및 정부의 설명은 '북한이 전혀 응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북측에) 10번 정도 말을 걸면 1번 응답할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지 않는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공식적인 소통 채널이 만들어졌는데, 정부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 표명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부를 통해 서한을 보낼 방법이 없다고 본 이 씨는 최근 지난 8일 주홍콩 북한 영사관과 주몽골 북한 대사관의 문까지 두드렸다. 공식 계정으로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담은 e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