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해주 선관위원 돌연사의···"다음 정권까지 선관위 알박기"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05:00
4월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해주 상임위원이 국민의힘 선대위 의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측이 후보자정보공개자료에 신고된 금액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납부했지만 선관위가 투표소에 납부실적이 일부 누락됐다는 악의적인 표현을 쓴 공고문을 부착,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장관급)의 사의 표명설이 20일 사실로 확인됐다. 조 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사의를 표명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다만 사의 표명 배경 등에 대해선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 2019년 1월 임명된 조 위원이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불과 6개월 앞두고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 위원은 2018년 지명 당시부터 상당한 정치적 논란을 낳았다. 그가 2018년 9월 발간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백서에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특보로 임명받은 사실이 없다”는 민주당 사무총장 명의의 확인서까지 발급 받으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선 “정권에서 총선과 대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이채익 의원)라며 인사청문회를 보이콧 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월 결국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조 위원을 임명했다. “헌법기관인 선관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선관위가 오세훈 후보의 세금 과다납부를 공개 게시토록 결정했고,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야당 의원들은 “마치 세금을 안낸 것처럼 낙선운동을 한 것과 다름없다. 선거개입위원회냐”며 조 위원을 몰아세웠다.
상임위원, 사실상 선관위 총괄 요직
조 위원을 둘러싸고 이토록 여야간 갈등이 첨예했던 건 선관위 상임위원이 그만큼 요직이기 때문이다. 상임위원은 비상임인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을 대신해 사실상 선관위 사무를 총괄한다. 사무총장(장관급)과 함께 선관위 내 최고 실력자로 분류되기도 한다.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에도 상임위원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안팎의 설명이다.
그랬던 조 위원이 임기를 6개월 앞두고 돌연 사표를 제출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선관위 상임위원이 중도에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는 김수장(2000년 12월~2001년 9월, 김대중 정부)·정홍원(2004년 10월~2006년 9월, 노무현 정부) 전 위원 사례가 있다. 그러나 정권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하긴 어려워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크진 않았고, 이는 중도 사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野, 12월 정기인사 앞두고 임기3년 알박기 의심
국민의힘에선 “대선·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만만한 사람, 정권과 가까운 사람을 앉혀서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박완수 행정안전위원회 간사)고 의심하고 있다. 선관위 정기인사는 통상 12월 경 이뤄진다. 그러나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조해주 위원이 이번 연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선관위 사정에 밝은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기 인사가 이뤄지기 전 새로운 상임위원을 임명하는 일종의 ‘알박기’ 인사로 정권 차원에서 선관위 다잡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실제 조 위원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문 대통령은 새로운 선관위원(비상임·임기6년)을 지명할 수 있다. 상임위원(임기 3년) 자리도 관례에 따라 문 대통령이 새로 지명한 신임위원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박완수 의원은 “선관위 안팎에서 이미 소문이 파다하다. 선관위 장악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조해주 선관위원 돌연사의···"다음 정권까지 선관위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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