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목표는 납치였다”…드러나는 아이티 대통령 암살 내막
뉴시스 입력 2021-07-10 05:16수정 2021-07-10 05:17
아이티계 미국인, 통역가 역할로 가담
콜롬비아 용의자, 보안회사 'CTU'에 고용
美, FBI·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 파견키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을 암살한 용의자들이 애초에 암살이 아닌 체포를 시도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아이티 현지 언론 르 누벨리스트는 아이티 수사 당국이 체포된 아이티계 미국인 용의자 2명 심문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통역 역할을 했으며, 암살이 아닌 납치가 원래 목표였다고 진술했다. 체포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중 한 용의자는 인터넷을 통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2019년 아이티 고향 주민들을 돕기 위한 자선 홈페이지를 플로리다에서 운영했으며, 자신을 어린이 옹호자이자 신예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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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이티 캐나다 대사관 경호원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대사관은 “체포된 용의자 한 명이 사설 계약을 통해 단기 경호원으로 일한 적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콜롬비아인 용의자 중 4명은 지난달 6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통해 아이티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콜롬비아인 용의자의 배우자는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남편이 ‘CTU’라는 이름의 보안 회사에 월 2700달러(310만여원) 조건으로 채용됐으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력 가문을 경호하는 게 업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남편과 통화한 건 암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10시께였으며, 경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으며, 아이티로 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배우자는 전했다. 아이티는 콜롬비아인에게 입국 시 비자를 요구하고 있다.
좌파 반군과 마약 카르텔과 수십년간 싸워온 경험 덕분에 미국에서 훈련받은 콜롬비아 군인들이 사설 보안업체에 대거 고용돼 국제 분쟁 지역에 투입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권총, 탄약총, 모이즈 대통령 사저 감시카메라 서버, 대통령 부부 수표책, 도끼, 현금 등을 압수한 상태다.
백악관은 아이티 정부 요청으로 미 연방수사국(FBI) 및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를 파견할 예정이라고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는 용의자들의 비행 일정,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사저에서 무장 괴한 총격으로 숨졌다. 함께 있던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어 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용의자 3명은 경찰 총격으로 사살됐으며, 콜롬비아인 15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체포됐다. 8명은 도주 중이다.
아이티 당국은 이들이 고도로 훈련된 무장 조직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지에선 “잘 훈련된 용병이 이렇게 쉽게 잡힐 리 없다”며 회의적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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