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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관련 사건들 겪어보고 ‘이권카르텔’·‘국민약탈’ 등 출마선언서 가감 없이 썼다

Jimie 2021. 7. 9. 16:34

 

[단독][윤석열 인터뷰]① 문정부 관련 사건들 겪어보고 ‘이권카르텔’·‘국민약탈’ 등 출마선언서 가감 없이 썼다

 

[단독][윤석열 인터뷰]① 문정부 관련 사건들 겪어보고 ‘이권카르텔’·‘국민약탈’ 등 출마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은 ‘달변’이다. 질문을 던지면 분야를 넘나들며 쉼없이 이야기를 쏟아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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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주연 선임기자

입력 : 2021.07.09 06:00 수정 : 2021.07.09 13:24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은 ‘달변’이다. 질문을 던지면 분야를 넘나들며 쉼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칼잡이’ 특수통 검사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들을 구속시킨 그이지만, 의외로 웃음도, 눈물도 많다. 인생 자체가 롤러코스터처럼 파란만장하기도 하다. ‘국정원 댓글조작’ 수사를 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좌천됐고,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도 ‘조국 수사’를 계기로 대척점에 섰다.

 

2022년 대선을 8개월 앞둔 현재, 윤 전 총장은 야권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주자다.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식당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났다. 그는 장장 5시간에 걸쳐 자신의 철학은 물론 검사로서의 삶과 검찰총장 재직 시 받았던 압력 등에 대해 공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7일 밤 경향신문과 만나 자신이 조 전 장관의 법무장관 지명 전부터 사모펀드 관련 내사를 진행하고 대통령에게 독대요청을 두 차례 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검찰총장 자리에 물러난 후 언론과 5시간에 걸쳐 장시간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규 선임기자

 

-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한지 100여일 만인 지난 화요일(6월 29일)에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으니 정치인으로 9일을 살아본 건데, 어떻습니까.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아직은 어색합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출마 선언한 첫날 도처에서 수십개의 문자가 왔어요. 고개를 왔다갔다 한다, 말에 임팩트가 없다 같은 지적이 쏟아졌어요.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뭐 어렵겠는가 했는데, 쉽지 않네요. 뭐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 않겠습니까(웃음).”

 

- 국민의 부름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는데 어떤 뜻입니까.

“3월 퇴임후부터 4, 5월 사이에 시간을 가지면서 지속적인 (높은) 지지율이 의미하는 바가 뭔가를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어요. 국민의 기대, 바람으로 받아들이면서 고민이 깊었죠. 외면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출마선언문은 직접 쓴 것으로 알아요. ‘이권 카르텔’ ‘국민 약탈’ ‘윤리의식 마비’ 등 표현이 꽤 강했는데, 문 정부에 대한 평가가 너무 혹독한 것 아닌가요.

“제가 보고 느낀대로 쓴 겁니다. 먼 발치에서 본 게 아니라 문 정부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제가 직접 겪어보고 느낀 대로 가감 없이 표현한 거예요. 국민들이 다 보시고 또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어떻게, 무엇을 바꾸고 이루고 싶습니까

“자꾸 정책 말씀들을 많이 하는데 철학이 중요합니다. 국가가 권력을 얼마나 행사하고 어느 지점에서 권력의 행사를 멈출 것인지, 또 어떤 사안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것인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철학 말입니다. 제가 검찰총장 취임사에서도 검사들에게 당부한 게 헌법정신이에요. 형사법집행 권한을 어떤 경우에 행사하고 또 어느 지점에서 멈출 것인지를 결정할 때 자유민주주의, 인권존중, 법의 지배 정신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이는 국가의 모든 공권력 행사에도 적용됩니다. 저는 우리 공동체가 이러한 기본에 합의하고 설령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이 범위는 벗어나지 않아야 사회통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자유민주주의 주장이 극우와 통한다는 지적이 있어요.

“전혀 아니죠. 저는 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선 자유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국민들이 다 함께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라고 해요. 독일민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하잖아요. 하지만 개인이 중시되고 자유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가치를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국가가 시스템 관리자로서 또는 개입자로서 행동할 때 이 정신을 투철하게 가져야 해요. 그래야만 정책 효과도 있고 취약한 사람도 보호할 수 있어요. 이 정신을 잃으면 양극화가 더 심해져요.”

 

-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나요.

“민주당 핵심그룹이 개인의 자유를 과연 존중하는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많습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이나 경선 전 입당 여부에 대해선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더 움직여 보고 나중에 판단할 문제라고 입장을 선명하게 밝혔는데도 기자들이 계속 묻는다”며 “입당 문제는 지금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어서 경선이고 뭐고 일체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다.

 

-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뿐 아니라 진보·중도로도 지지층을 확산할 생각이라고요.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부터 진보까지 스펙트럼이 있다고는 봐요. 그렇지만 모든 사안에 대해 선명히 이념성이 갈리는 건 아니잖아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보수·진보·중도를 확연히 구획 나누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 틀 안에만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안에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서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경쟁할 수 있다고 봐요.”

 

-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이 너무 ‘간’을 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어요.

“평가는 각자 자유롭게 하는 거니까요.”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월에 곧 만날 것처럼 먼저 전화연락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 왜 안 만나고 있나요.

“그분이 우리나라에서 정치경험이 가장 많은 분이고 어떤 상황이 되면 제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지금은 그런 어떤 구체적인 방법론을 선택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뵙게 되겠죠. 저보다 경험 많은 분들을 왜 안 만나겠습니까.”

 

※ 인터뷰 ②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