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이번 인사 마음 편치 않아" 좌천 검사 위로… 수사보안 당부도
- 아시아경제
- 최석진
- 입력2021.07.01 17:47최종수정2021.07.01 17:50
"검찰에 한직은 없어, 여러분 모두 영전한 것이라 생각"
지난달 1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최근 단행된 인사와 관련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검사들을 위로했다. 다만 김 총장은 "검찰에 한직은 없다"며 어느 자리에서나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근무해줄 것을 독려했다.
그는 또 6대 중요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를 강조하며 수사보안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김 총장은 1일 검찰 중간간부 전출인사 당부말씀을 통해 "인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다소 섭섭한 분도 있을 것 같다"며 "인사는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민의 대표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는 새 부임지에 있는 상사와 동료, 후배 검사들과 수사관, 실무관을 먼저 생각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특히 사건과 기록 속에 있는 개별 국민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반드시 경청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검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그는 "저도 이번 인사 내용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열 손가락 모두 똑같이 소중하고 그 역할이 있지만 주위와 여론의 평가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그러한 입장에서, 그리고 저의 23번 인사경험을 토대로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빛나는 자리에 가는 것보다 자리를 빛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리에 요직과 한직, 영전과 좌천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받아들이는 본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검찰에 한직은 없으며 여러분 모두 영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인사시스템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 총장은 "어디에서 근무하든 국민중심으로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근무하면 반드시 제대로 평가받고 다음 인사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러한 시스템을 현재 마련 중이며 조만간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6대 중요범죄에 대한 검찰의 중단없는 수사도 강조했다.
그는 "6대 중요범죄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수사하라는 것이 국민의 결단"이라며 "국민들이 결정한 6대 중요범죄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중단 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검에서는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6대 중요범죄 직접수사 관련 지침과 검찰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을 마련 중"이라며 "수사 분야에 근무하는 검사와 수사관들은 어떤 경우에도 제약을 받지 않고 6대 중요범죄에 대한 직접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최근 수사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수사 및 사건처리와 관련해 서로를 신뢰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내부 의사결정 등 수사 관련 내용들이 수시로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를 유념해 내부 논의는 치열하되 수사 보안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국민중심 검찰'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검찰 제도개혁이 완결됐고, 우리는 국민중심 검찰로 변모하기 위해 조직 재정립, 수사관행 혁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국민중심 검찰 추진단'이 발족됐고, 각 고검 단위로 '국민중심 검찰 TF'가 설치돼 운영 중"이라며 "검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큰 위기 상황 앞에서 우리의 안정과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개인의 아쉬움과 이견은 조직 내부에서 합리적으로 해소돼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수사보안을 강조했다.
2일자로 지난 25일 단행된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과 '김학의 불법출금 및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장이 모두 교체돼 각 의혹에 연루된 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전날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사건에 연루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기소한데 이어, 이날 수원지검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팀장이 교체되기 전 주요 피의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일단락됐다.
다만 백 전 장관이 전날 함께 기소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의 배임 행위를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김 총장이 직권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결정, 추가 기소가 이뤄질지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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