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ing Articles

靑 반부패비서관의 야산 잡초밭 조립식 상가건물...

Jimie 2021. 6. 29. 06:58

야산 잡초밭에 조립식 건물 “靑비서관님, 이게 상가? 골 때린다”

중개업자들 “상가? 세입자 구한다는 의뢰 없었다”
주민 “강아지 산책시킬 때나 가는 곳”

조선일보 남지현 기자

입력 2021.06.28 20:39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상가'로 신고한 경기 광주시 송정동 조립식 건물의 28일 오후 모습. 김 전 비서관은 이 조립식 건물을 근거로 땅의 지목을 '임야'에서 값비싼 '대지(집터)'로 변경했다./남지현 기자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송정동의 한 야산 초입. 아스팔트 도로가 끊긴 지점부터 자동차 한대가 지날 수 있는 폭의 자갈길을 십여m 따라가자 오른편에 언덕이 나타났다. 언덕을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나무와 흙으로 대충 만든 계단이었다. 계단 주위, 심지어 계단 자체에도 잡초가 무릎까지 올라와 있었다. 사람이 다녔다면 자랄 수 없는 높이였다. 계단을 다 오르자 산을 밀어버리고는 다지지도 않은 흙바닥이 다시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 조립식 건물 두 개가 간격을 두고 놓여있었다. 건물 창 너머로 내부를 들여다보니 화장실 한 칸 외에 아무런 가구나 기자재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바닥재도 깔리지 않은 바닥엔 습기 탓에 푸르스름하게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조립식 건물을 포함한 이 땅의 주인은 전날 사퇴한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그는 2017년 전남 순천에 사는 1981년생 부동산 개발업자 김모씨로부터 이 땅을 사들였다. 그리곤 조립식 건물을 갖다놓고 ‘상가’로 등록한 뒤, 이를 근거로 ‘임야’이던 이 땅의 지목을 값이 더 나가는 ‘대지(집터)’로 변경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형적인 땅값 올리기 꼼수”라고 했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상가'로 신고한 경기 광주시 송정동 조립식 건물의 28일 오후 내부 모습. 김 전 비서관은 이런 조립식 건물을 상가로 신고한 뒤 이 땅의 지목을 '임야'에서 값비싼 '대지(집터)'로 변경했다./남지현 기자

 

주민들은 그 조립식 건물이 상가로 신고됐다는 소식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근 빌라 주민 이모(54)씨는 “산을 밀어 만든 땅이 1년 넘게 방치돼 있어 보기가 안 좋았다”며 “저런 땅에 ‘가게용 건물'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로 옆 111동에 사는 강모(24)씨도 “(김 전 비서관 소유 땅은) 덤프 트럭이나 공사장 인부들이나 왔다갔다 하지 일반인은 보지 못했다”며 “강아지 산책시킬 때나 올라가는 곳”이라고 했다. 그에게 “그곳에 가게용 건물이 있다”고 말하자, 그는 “골 때린다”고 했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상가'로 신고한 경기 광주시 송정동 조립식 건물로 가는 입구 계단의 28일 오후 모습. 김 전 비서관은 이 계단 위에 조립식 건물을 세워놓고 상가로 신고한 뒤 해당 땅의 지목을 '임야'에서 값비싼 '대지(집터)'로 변경했다./남지현 기자

 

김 전 비서관은 해당 땅을 ’상가'라고 신고했지만, 정작 거기서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할 사람을 물색한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다수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 김 전 비서관이 해당 토지에 설치한 조립식 건물 상가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한 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한결같이 “그런 일 없다”는 대답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이 땅에 소매점으로 신고된 건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경기도 광주시청은 이 모든 게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시청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이) 2019년 1월 임야에서 대지로 지목 변경을 할 때 이미 건축 허가를 받아 준공이 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목 변경 신청을 절차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조립식 건물로도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엔 “조립식 건물을 간이창고로 사용했다면 건축 허가가 안 났겠지만 소매점으로 신고했기 때문에 건축 허가를 받는 데는 문제가 없던 걸로 보인다”며 “비싼 자재를 써서 짓든 기성품 조립식 건물을 가져다 싸게 짓든 목적 사업에 맞게만 지으면 저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靑 인사검증 또 구멍… “김기표 개발불가 땅 샀다” 해명도 거짓논란

참모진의 잇단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러온 청와대에서 김기표 반(反)부패비서관까지 땅 투기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허술한 ...

 

‘靑 신입’ 김한규 비서관도 투기 논란…“조속히 처분”

조선일보 김소정 기자

입력 2021.06.28 23:06

 

김한규 청와대 정부비서관은 아내 장보은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가 소유한 양평 농지를 편법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체험농장으로 사용 가능한 토지”라며 처분 계획을 밝혔다.

 

김한규 靑정무비서관 "양평 농지, 투기 목적아냐…조속 처분할 것"

"농장 푯말있지만 잡초 자라나있고 시세 2억8000만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1-06-28 21:12 송고

 

정치 많이 본 뉴스

 

 

‘靑 신입’ 김한규 비서관도 투기 논란…“조속히 처분”

김한규 청와대 정부비서관은 아내 장보은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가 소유한 양평 농지를 편법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체험농장으로 사용 ...

 

與 “김외숙 경질해야” 靑 “문제없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지도부가 28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청와대 김기표 전 반부패 비서관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비판하며...

 

與 “김외숙 경질해야” 靑 “문제없다”… 김기표 논란에 당청 갈등

더불어민주당 일부 지도부가 28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청와대 김기표 전 반부패 비서관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비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