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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에 親정권 인사 배치… ‘윤석열 징계반대’ 고검장 2명은 강등

Jimie 2021. 6. 5. 06:28

‘빅4’에 親정권 인사 배치… ‘윤석열 징계반대’ 고검장 2명은 강등

[검찰 인사] 검찰 수뇌부 인사… 親정권으로 완성 문재인 정권에선 마지막일 가능성이 큰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4일 발표되자 법조계에선 “정권 말 검찰 지휘부 장악을 완성시키려 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비상식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정권의 의도가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영전 이정수, 좌천 한동훈 - 4일 발표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내정된 이정수(왼쪽) 법무부 검찰국장. 박범계 법무장관의 고교 후배인 그는 작년 1월 추미애 전 장관 체제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요직을 잇달아 꿰찼다. 반면, ‘조국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오른쪽) 법무연수원연구위원은 이날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 나 네 번째 보복·좌천 인사를 당했다. 그는“권력의 보복을 견디는 것도 검사의 일, 감당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뉴시스


①'빅4′는 친정권 일색

검찰에선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이번에도 친정권 성향을 보여 온 검찰 간부들을 깔았다. 전국 최대 조직을 휘하에 두면서 대선 국면에서 각종 민감한 사건을 처리하게 될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박범계 장관의 남강고 후배인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을 배치했다. 이 지검장은 서울남부지검장 시절 여권 인사들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지휘하면서 “정권 눈높이에 맞게 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중앙지검에는 청와대의 김학의 전 차관 기획사정 의혹(형사1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처가 관련 고발 사건(반부패2부, 형사6부), 이용구 전 법무차관 택시 기사 폭행 사건(형사5부) 등이 쌓여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박 장관이 정권 후반기 안전장치로 핵심 측근을 박은 것”이라고 했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에 발탁된 구자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추미애 전 장관의 대변인 출신이다. 권력형 비리를 포함해 전국의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는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사건의 외압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인 문홍성 수원지검장을 발령냈다. 한 법조인은 “피의자 신분으로 약점이 있는 문 검사장을 요직에 보내 충성을 담보한 것”이라고 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때 1차장으로 채널A 사건을 지휘했던 이정현 현 공공수사부장을 유임시켰다.


②고검장들 전례 없는 ‘강등'

박범계 장관의 “인사 적체” 압박에도 버티던 고검장들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으로 사실상 강등됐다. 구본선 광주고검장과 강남일 대전고검장이 바로 그 당사자다. 고검장을 검사장 보직으로 강등해 무리하게 인사 폭을 넓힌 것은 검찰 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작년 윤석열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추미애 전 장관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해 미운털이 박혔었다.

역시 무리한 윤 전 총장 징계에 반대했던 조남관 대검 차장은 같은 고검장급인 법무연수원장에 발령났지만 이 역시 한직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사건’ 피고인인데도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한 것과 대비됐다. 검사들은 “이런 보은 인사는 처음 본다”고 했다.

③윤석열 사단은 계속 한직

추미애 전 장관에 의해 3번 좌천 인사를 당했던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이번에도 비(非)수사 보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 났다. 4번째 좌천 인사인 셈이다. 한 연구위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권력의 보복을 견디는 것도 검사의 일, 감당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지휘했던 박찬호 제주지검장은 서울에 조금 가까워진 광주지검장으로, 윤 전 총장을 보좌했던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가게 됐다. 이들을 두고 “귀양살이를 하게 됐다”는 말이 나왔다.

반면 친정권 검찰 간부들은 좋은 자리를 꿰찼다. 아내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함께 윤 전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서부지검장 자리를 받았다. 심재철 남부지검장은 유임됐는데 본인 희망대로 된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④검사장 승진 10명 중 5명 호남

흔히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는 이번에 10명이 승진했다. 그 가운데 호남 출신이 절반인 5명을 차지했고 영남은 3명, 서울·충청은 각 1명이었다. 의정부지검에서 윤 전 총장 장모를 기소했던 최성필 중앙지검 2차장은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작년 9월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김양수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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