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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선’ 36세 이준석, 보수 세대교체 불붙였다

Jimie 2021. 5. 29. 05:30

‘0선’ 36세 이준석, 보수 세대교체 불붙였다

강경석 기자 , 전주영 기자

입력 2021-05-29 03:00수정 2021-05-29 04:43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1차경선 뒤 대구 야구장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던 중 어린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36세로 원내 경험이 전혀 없는 ‘0선’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발표된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당원 31%, 국민 51%의 지지를 얻어 1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 대구=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후보 8명 중 1위로 본선에 진출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원내 경험이 전혀 없는 ‘0선’ 36세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을 놓고 당 안팎에선 “새로운 보수로의 탈바꿈을 바라는 민심(民心)이 보수의 당심(黨心)까지 움직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예비경선 결과 나경원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 조경태 의원, 주호영 의원, 홍문표 의원(가나다순) 등 5명이 본선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3선 윤영석 의원과 초선 김웅 김은혜 의원은 컷오프됐다.

선관위는 후보별 순위와 득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동아일보 취재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31%, 국민 51%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나 전 의원, 주 의원, 홍 의원, 조 의원 순으로 득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경선은 당원 50%, 일반 국민 50% 비율의 여론조사 방식으로 당초 조직력이 강한 중진 후보들이 압도적으로 당원 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에서도 나 전 의원에 이어 1%포인트 내 근소한 차의 2위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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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치권에선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보수 진영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분출된 결과로, 민심이 만든 당심의 변화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국민의힘 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대구경북 등 영남권 전통적 지지층이 세대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해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0선이라서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30대 중반, 인지도가 높은 하버드대 출신을 선택한 건 뚜렷한 전략적 카드”라고 말했다.

 

5명이 경쟁하는 본선은 이 전 최고위원을 견제하는 후보 4명의 단일화 등 합종연횡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원 표 비중도 70%로 올라가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앞으로 2주에 걸쳐 권역별 합동연설회 네 차례, TV토론회 다섯 차례를 거쳐 다음 달 11일 최종 당선자가 가려진다.

보수정당 黨心 ‘미래-세대교체’로… 李, 당원 투표도 1%P차 2위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36)이 당원 투표에서도 예상을 뒤집는 득표를 하면서 1위를 차지하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진 후보들은 이 전 최고위원의 시중 여론조사 1위를 놓고 “실제 당심(黨心)이 반영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만들어 낸 신기루”라며 실제 결과는 다를 것으로 예측해 왔다.

보수 정당 최초로 ‘30대 당 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보이면서 28일 당 안팎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부진했던 보수 정당에서 세대교체, 이념교체 등으로 확 뒤집으라는 민심이 드러났다” “영남권도 정권 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 “정치개혁, 세대교체 기대 표출”

 

이날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투표에서 31%를 득표해 나경원 전 의원에게 불과 1%포인트 뒤진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출신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20% 득표에 그친 것을 놓고도 당내에선 이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_-v(브이자를 그린 이모티콘) 네거티브 없이 끝까지 비전과 미래로 승부하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날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선 “공교롭게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후보(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원내 경험이 없다”며 “대선 경선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개혁과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의 표출이라는 분석과 함께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주를 이루는 대구경북 등 영남권 당원들이 중도 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4·7지방선거 효과 등을 ‘학습’한 뒤 전략적 투표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보통 민심이 당심을 끌고 간다”며 “당이 바뀌었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당원들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전략적으로 (당원 다수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민심이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준석 효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 전 최고위원이 선거 초반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1위로 조사되자 이에 영향을 받은 결과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 상승세에 영향을 받은 밴드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일 수 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영남 당원들의 정서와 얼마나 일치할지, 또 ‘유승민 키즈’라는 꼬리표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00명에 한해 전화 여론조사로 실시한 1차 예비경선 당원 투표 결과와 당원 32만8893명이 선거에 참여하는 본경선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나경원 주호영, 중진 단일화 막판 변수

대구시당에 모인 당대표 후보자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주호영 의원, 나경원 전 의원(왼쪽부터)이 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경북도당 핵심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이 전 최고위원은 예비경선 결과 후보 8명 중 1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각각 2, 3위를 했다. 대구=뉴스1

 

충격적인 중간 성적표를 받아든 중진 후보들은 일제히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이날 서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한 나경원 전 의원은 “정권 교체는 변화만으론 안 되고 통합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과 단일화 경쟁을 벌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다. 주호영 의원도 “경선 관리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사람을 선택하면 안 된다”며 2019년 인터뷰에서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이 전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당 안팎에선 초선 후보 2명이 탈락해 자연스레 신진 주자들의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2∼5위 중진 후보 4명의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승리를 위해 당원 조직에서 강점을 보이는 중진 후보 간의 연대가 필요해 보이지만 명분 없이 단일화했다간 이 전 최고위원을 더 키워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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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1위로 확인되자…與 “놀랍고 부럽고 무섭다”

뉴스1 입력 2021-05-28 15:23수정 2021-05-28 15:2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2021.5.25/뉴스1 © News1

 

이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이준석 후보(36)가 1위로 통과하면서 이른바 ‘이준석 돌풍’을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은 변화와 혁신 이미지를 야당이 선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담감을 내비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28일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에서 나경원·이준석·조경태·주호영·홍문표(가나다순) 후보가 통과했다고 밝혔다. 신진 주자 가운데선 이 후보가 유일하게 통과했는데, 나아가 종합 득표율 4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경선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이 후보가 이른바 ‘돌풍’을 일으키며 실제 1위로 예비경선을 통과하자 민주당은 놀란 가슴을 부여 잡고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별도 코멘트는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는 위기감과 함께 부러움까지 표출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돌풍을 정말 놀라면서 보고 있다. 한편으론 부럽고 또 무서운 현상”이라며 “과연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가 어떻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빠른 변화에 대해 굉장히 부럽게 보고 있다. 또 초선 의원들이 약진하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며 “국민의힘 이미지 자체가 낡고 고루했지만 새 변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굉장히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최고위원은 “매우 큰 부담이 된다. 야당에 새로운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 이미지화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세대교체가 본격화된다는 신호탄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내에도 그런 요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당은 원래 활력이 넘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저쪽에서 먼저 저러니까 고민이 많다”며 “혁신적이다 혹은 변화한다는 이미지 선점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선 이준석 돌풍의 배경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새로운 세대의 자신감 등을 꼽았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그간 젊은 세대의 불만이 있던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최근 이 후보가 나온 토론 영상을 봤는데 페미니즘 등 민감한 주제를 놓고 자신있고 확실하게 이야기 하더라. 그런 것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가 예비경선 통과를 넘어 당대표가 됐을 때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재선 의원은 “사실 당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전혀 상대해 보지 않은 사람이 야당 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면서도 “이 후보가 당대표까지 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이 ‘꼰대 정당’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우리와 비교될 것”이라며 “이 후보가 나오면 젊은 사람이 대표도 하는구나, 변화하는구나 이렇게 느껴질 것이다.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