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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R발음 안 굴려도 돼" 英윌리엄 부부의 유튜브 반격

Jimie 2021. 5. 21. 16:24

"자기야, R발음 안 굴려도 돼" 英윌리엄 부부의 유튜브 반격

[중앙일보] 입력 2021.05.06 14:21 수정 2021.05.06 14:40

전수진 기자

 

케이트 영국 왕세손비가 남편 윌리엄 왕세손에게 "자기야, R발음 너무 굴리지 않아도 돼"라고 하자 "아 그래?"라고 답하는 영상. [공식 유튜브 계정 캡처, GIF로 편집]


“자기야, 말조심해야 돼. 저 사람들, 뭐든지 다 찍을 기세거든.”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부인 케이트 왕세손비에게 장난스럽게 던진 말이다. 이들 부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새로 시작한 유튜브 공식 계정의 첫 영상, 첫머리에서다. 윌리엄 왕세손은 영상 촬영팀을 가리키며 웃으며 위의 농담을 했고, 케이트 왕세손비는 “정말 그러네”라며 환히 웃었다. 이 계정은 첫 영상 업로드 뒤 24시간도 안 된 6일(한국시각) 오후 2시 현재 구독자는 약 18만명을 기록했고, 댓글은 5500여개가 달렸다. 공식계정뿐 아니라 영미권 매체에서 앞다퉈 이 영상을 공유하고 있기에 실제 파급력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왕세손 부부 윌리엄과 케이트. 지난 5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유머러스한 동영상을 올리며 왕실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공식 유튜브 계정 캡처]


첫 영상은 25초 분량으로 짧지만 왕세손 부부, 나아가 영국 왕실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냈다. 영국 왕실은 지난 3월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이 “왕실 가족에게 인종 차별을 당했다”는 요지의 폭로를 한 뒤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 케이트와 메건 간의 갈등설 역시 일파만파였다. “(메건의) 결혼식에서 화동(花童)에게 스타킹을 신기느냐 마느냐로 싸웠다” 등의 설이 확산하면서 골이 더욱 깊어진 것.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굳이 이 시점에 유튜브 공식 계정을 출범시킨 것도 이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날은 이들 부부의 결혼 10주년이라는 의미도 컸다.

영상엔 윌리엄 왕세손이 아프리카계 영국인과 포옹을 하거나, 케이트 왕세손비가 다양한 인종의 여성과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마클의 인종차별 주장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직격 대응을 하는 대신 에둘러, 그러나 확실히 반격을 가한 셈이다.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이 아들 아치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상 분위기 자체는 유머러스하다. 속도감 있게 편집된 영상 말미에 이들 커플은 요즘 말로 특유의 ‘티키타카(죽이 잘 맞는 사람들 간의 대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손이 전 세계 시청자를 의식해서 영국 영어식이 아닌 미국 영어식으로 R을 강하게 발음하려 하자, 케이트가 “자기야, R발음 너무 굴릴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다. 윌리엄 왕세손은 “어 그런가?”라고 답한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5일(현지시간) 시작한 유튜브 공식 채널 첫 영상 중 하이라이트. [공식 유튜브 계정 캡처, GIF]


이들의 유튜브 첫 출발은 합격점이다. “재미있다(playful)”(영국 가디언)부터 “전 세계 젊은 층을 잘 겨냥했다”(미국 피플지)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가디언은 “딱 봐도 프로 편집팀이 작업을 한 이 영상을 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동생 해리 왕자와는 달리 왕실의 규범을 잘 지키는 모범생이다. 그런 그가 이 계정을 시작한 것엔 영국 왕실의 이미지 개선 노력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영국 왕실은 정해진 때마다 공개하는 왕실 사진 및 영상 외엔 사생활 노출을 엄격히 규제했다. 가디언은 “(지난달 타계한) 필립공이 가족 바베큐 파티에서 소시지를 굽는 장면이 유명하지만 이 역시 실수로 유출이 된 것이며, 영국 왕실은 사생활 노출을 꺼려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볼 때 흥미로운 행보”라고 풀이했다.

영국 왕실이 최근 공개한 샬럿 공주의 사진. 어린 시절 윌리엄 왕세손과 똑 닮았은 미소로 화제가 됐다. EPA=연합뉴스


해리 왕자 부부로 인한 이미지 실추에 대한 영국 왕실의 최대 병기는 사실 그 형인 윌리엄 왕세손 부부다. 이들 부부는 최근엔 딸 샬럿 공주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어린 시절 윌리엄 왕자를 떠올리게 하는 똑 닮은 외모로 전 세계적 환호를 끌어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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