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검찰총장 후보 탈락
조선일보 |입력2021.04.30 03:19 |
후보추천위원회, 최종 4명 추려… 김오수·구본선·배성범·조남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58·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59·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박범계 법무장관에게 추천했다. 박 장관은 금명간 이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2019년 6월 안양지청의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금’ 수사를 무마시킨 혐의로 수원지검이 기소할 예정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탈락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추천위원 9명은 추천위에 올라온 13명 가운데 각자 적임이라 생각하는 총장 후보 4명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투표에 앞서 복수의 위원들은 “이성윤 지검장은 검찰 조직에서도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기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원장인 박상기 전 법무장관은 “결과에 대해 모두 만족했고 큰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이날 추천된 4명 가운데 차기 총장으로는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대표적 친여 검사인 이성윤 지검장이 탈락함으로써 청와대가 비슷한 성향의 김 전 차관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해 김 전 차관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하려 했다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제청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김 전 차관도 ‘김학의 불법 출금’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근 수원지검 소환에 불응하다가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았던 구본선 광주고검장은 작년 1월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을 지냈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 ‘조국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해 정권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윤석열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윤 전 총장 입장에 섰던 조남관 대검 차장(총장 직무대행)도 마찬가지다.
“이성윤, 과도한 정치 편향” 탈락시켜… 검찰총장에 김오수 유력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가 29일 차기 총장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해 박범계 법무장관에게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탈락했다. 박상기 전 법무장관(추천위원장)을 포함해 법조인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 3분에 시작해 3시간 50분 만에 후보군에 든 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오수(58·연수원 20기) 전 법무차관,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59·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 등이었다.
◇1,2차 투표, 순위에 못 든 이성윤
이날 추천위에는 법원행정처 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한변협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법조계를 대표하는 인사 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민 천거’를 받은 13명에 대해 1차 투표에서 각자 선호하는 4명을 적어내 5표 이상 받은 2명을 선정했다. 이어 나머지 11명에 대해 각자 2명씩 적어내 상위 2명을 추가로 뽑았다.
이 지검장은 두 번다 순위에 들지 못했다. 일부 위원이 “후보를 더 추가하자” “이 지검장 근무평가가 좋다”고 했지만 다른 위원들이 “당초 합의대로 4명으로 하자”고 반대해 그대로 확정됐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추천 위원들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부터 예견됐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은 기자들에게 이 지검장을 겨냥해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수장(首長)이 될 자격이 없다.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과 길태기 전 법무차관도 모두 발언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차관(가운데)과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오른쪽·현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29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검찰총장 후보에 김 전 차관은 포함된 반면, 이 지검장은 탈락했다. /청와대
이날 오전 추천 위원들 간에 벌어진 토론에서도 여러 명의 위원이 이 지검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은 “이 지검장이 검찰 조직 내부 신망을 잃었고 과도한 정치적 편향을 보여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상기 전 법무장관과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 등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지검장을 지원했으나 분위기를 반전시키진 못했다고 한다. 안 교수는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위에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차기 총장, 김오수 전 차관 유력”
이날 추천된 4명을 두고 법조계에선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남 영광 출신의 김 전 차관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모두 보좌했고 금융감독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하마평에 단골로 올랐다. 지난해는 청와대가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밀었으나 최재형 감사원장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재직 때 이성윤 지검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제안했다가 검찰 내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차관 시절 ‘김학의 전 차관 불법출금’에 관여한 의혹으로 수원지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수원지검의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최근 서면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인은 “임기 말 ‘안전’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한 청와대로선 김 전 차관 외에 다른 카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관리형 총장’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 경우, 구본선 고검장이 차기 총장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인천 출신인 구본선 고검장은 정치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고검장은 박범계 장관과는 연수원 23기 동기이기도 하다. 대검 차장으로 윤석열 전 총장을 보좌하면서도 윤 전 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 중 어느 쪽과도 충돌하지 않았다.
경남 마산 출신 배성범 연수원장도 정치색이 약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국 일가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총괄한 게 결정적 걸림돌이다. 한 법조인은 “조국을 옹호했던 여권 핵심부가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조남관 대검 차장에 대해선 “검찰 내부 신망이 높지만, 그게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북 남원 출신의 조 차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요직을 거쳤지만 작년 ‘윤석열·추미애 갈등’ 국면에서 윤 전 총장 쪽에 서면서 정권과 어긋났다. 지난달 박범계 장관이 재검토를 지시한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수사팀의 위증 교사 의혹’을 최종 무혐의 처리하기도 했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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