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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별의 순간-Sternstunde'

Jimie 2021. 3. 7. 20:14

Sternstunde - 인생 최고의 순간 ​

 

[천자 칼럼] 윤석열의 '별의 순간'

김동욱 입력 2021. 03. 05. 00:12

 

‘슈테른슈툰데(Sternstunde)’라는 독일어 단어는 ‘별의 순간’ ‘별의 시간’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독일어권에서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흔히 사용된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 군인 알브레히트 발렌슈타인 등 적잖은 유명 인사들이 심취했던 점성술(占星術)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별의 순간’이란 표현을 대중화한 이는 오스트리아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다. 국내에선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타이틀로 잘 알려진 1927년 그의 저서 원제는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으로 비잔티움(동로마)제국 최후의 날, 나폴레옹 몰락의 순간, 봉인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들어간 블라디미르 레닌 등 세계사의 향방을 가른 찰나를 포착했다.

 

우리에겐 낯선 ‘별의 순간’이란 표현이 독일 뮌스터대에서 박사를 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덕에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가 젊은 시절 접한 독일 문화에 대한 친숙함 때문인지, 아니면 “신이 역사 속을 지나갈 때 그 옷자락을 놓치지 않고 잡아채는 게 정치가의 의무”(오토 폰 비스마르크)라는 독일식 정치관이 투사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올초부터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며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에 크게 기여할 수도, 못 할 수도 있다”고 지속해서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화답하듯, 줄곧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윤 총장이 어제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에서 그가 조만간 정치행보에 나설 것으로 점치는 이들이 많다. 일단은 “3월이 결정적 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던 김 위원장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많은 이가 윤 총장이 지금이 ‘별을 잡을 순간’이라고 보고 행동에 나섰다고 판단한다. 그에게 주어진 것이 ‘별의 순간’이 맞는지도 궁금해한다. 하지만 ‘별의 순간’이란 낭만적 표현 뒤에 담긴 무거운 책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츠바이크가 강조하고자 했던 것도 “수많은 사건이 몰린 순간이 개인은 물론 민족과 인류의 운명을 결정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 한국경제

 

Sternstunde - 인생 최고의 순간 ​

독일어 Sternstunde는 운명적 시간,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입니다.

정치인에게는 인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정치인들이 그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정치인들에겐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윤석열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물쭈물대다가 이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고, 먹이를 사냥하는 굶주린 맹수처럼 기회를 낚아챌 수도 있습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결단을 내리고 기회를 잡을 것입니다.

 

 

김종인이 윤석열 비유한 '별의 순간' …

  • 방영덕 기자
  • 입력 : 2021.01.13 11:51:48 수정 : 2021.01.13 13:16:24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번 밖에 안온다"며 이같이 말해 주목을 받았다.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이다보니 정치권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언급한 `별의 순간` 을 두고 자연스레 `대선 출마`와 연관을 지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윤 총장에게 "그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자기가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 `별의 순간`은 단순히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었을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유학파 출신인 김 위원장의 이력을 고려하면 `별의 순간`은 독일어인 `Sternstunde(슈테른슈튼데)`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흔히 한국어로 `운명적 시간, 결정적 순간`이라고 번역이 된다.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1960년대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독일에서 유학했다. 1964년부터 1972년까지 뮌스터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세부 전공은 재정학이다. 귀국한 뒤 1973년 3월에는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김 위원장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에 대한 연구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은 `경제 민주화`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그는 2016년 8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찬강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주의는 권위주의 정치 체제에 대한 반발로 나온 개념이다. 우리나라 자본주의 발전단계와 역사를 볼 때 부(富)가 경제는 물론 사회의 여러 측면을 권위적으로 지배해 왔다. 바로 이런 불합리한 점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경제도 민주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1986년 `직선제 헌법`이라 부르는 6공 헌법 개정에도 참여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헌법개정개헌안 10인 기초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김종인 조항`이라 부르는 119조 2항, `경제의 민주화` 조항을 관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당 소속 의원 102명에게 마르코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냈다. 이 역시 고객과 노동자, 사회까지 기업을 둘러싼 모두의 이익 향상을 도모하자는 독일식 모델을 의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보고서에는 21세기에 들어와 신흥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중국과의 무역 경쟁의 패배 등으로 미국 경제가 급변하며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며 사회 공동체의 이익이 훼손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의 못 말리는 `독일 사랑`은 20년 넘게 차고 다닌 독일제 시계로도 잘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로 지원 유세에 나선 김 위원장은 `랑에 운트 죄네`라는 독일 최고급 시계를 찬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한 개당 수천만원이 넘는 고급 시계를 차면서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등 갑론을박이 일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독일정부 초청 유학시절 기숙사를 함께 썼던 독일인 의사 친구가 선물한 것으로 20년 동안 한결같이 차고 다닌 것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