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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Jimie 2024. 5. 21. 02:41

[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노르웨이서도 절경 피오르 방문
순방 때 관광지 방문 잦아 눈길
‘해외 유람’ 오해 없게 신경 써야

남정호 논설위원

 

노르웨이 서해안엔 베르겐이란 그림 같은 도시가 있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새파란 바닷물이 넘실대는, 세계 최고의 절경이라는 송네 피오르의 심장부다. 누구든 이곳에 오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기 마련이다. 바로 여기가 모레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갈 곳이다. 명목은 노르웨이 발주로 대우조선이 건조한 2만6000톤급 군수지원함 ‘모우호’ 승선. 이 나라 최대 군함이라지만 조선 강국 한국으로선 그리 특별하진 않다. 대우조선은 이미 3만7000톤급 군수지원함 4척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한 적이 있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 부부는 배에 올라 피오르의 비경을 접할 거다. 이후 이들은 10㎞가량 떨어진 ‘그리그의 집’에 간다. ‘솔베이지의 노래’로 유명한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가 살던 아담한 2층 건물로, 이젠 기념관이 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위해 여기서 음악회를 열어준다. 청와대가 밝힌 노르웨이 방문 목적은 “양국 관계 증진, 한반도 평화, 친환경 경제, 조선·해양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논의”였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이틀뿐인 공식 일정 중 하루를 이 풍광 좋은 베르겐에서 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다. 빈도로는 5년간 49번으로 가장 많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유독 관광지를 자주 찾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김정숙 여사는 딱 한 번 일본 당일 출장을 빼곤 18번의 해외 나들이 때마다 동행했다. 작년 말엔 혼자 인도에 갔다. 이 과정들에서 찾아본 명소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체코 대통령이 없던 때라 왜 갔는지 모를 프라하 방문도 버킷리스트로 설명하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은 개운치가 않았다. 청와대는 “인도 총리가 허왕후 공원 착공식의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했다”며 “2002년 이희호 여사가 혼자 방미한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바로 넉 달 전 문 대통령과 인도에 간 적이 있다. 남편이 일하는 사이, 인도 정부는 그를 세계적 유적인 후마윤 묘지로 안내했다. 당시 김 여사는 “시간이 없어 타지마할의 전신인 이곳에 왔다”며 “다시 오면 타지마할에 꼭 가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인도 대사관은 “한국 측이 김 여사를 대표단 대표로 보낸다고 알려와서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초청 과정도 그렇지만 일정도 별났다. 청와대가 언급했던 이희호 여사 사례와 비교해 보자.  
      
   # 2002년 4월 이 여사는 유엔 아동특별총회 대표단 대표로 방미했다.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탔다. 첫날 테네시주로 가 인권상을 받았다. 그리곤 둘째 날부터 유엔 회의에 참석해 넷째 날까지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 그리곤 다섯째 날 귀국했다.
 
# 지난해 11월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 2호기로 인도에 갔다. 첫날은 밤에 도착해 둘째 날 총리 등을 면담했다. 셋째 날은 허왕후 공원 착공식 및 인도의 최대 축제 ‘디왈리’에 갔다. 그리곤 넷째 날 타지마할 관광 후 귀국했다.
 
물론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상대국이 초청한 일정도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 현재 북핵 문제는 풀릴 기미가 없다. 경제는 고꾸라지고 무역분쟁 중인 미·중은 서로 자기편을 들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지금 유람할 때냐”는 비판이 안 나오게 노르웨이 일정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옳았다. 그곳에서 머잖은 헝가리에선 지금도 유람선 사고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


 
남정호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與 "김정숙 특검 먼저해라" 회고록 난타…친명 지도부는 침묵

김정재2024. 5. 19. 16:28

 

회고록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외교 비화를 담은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두고 여권은 맹공에 나섰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이 아닌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마땅하다”며 “퇴임 후 잊혀지겠다던 그 약속부터 지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이 써야 할 것은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이라며 “북한의 선의에만 기댄 몽상가적 대북정책에 대해 처절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여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된 내용을 조목조목 따졌다. 김 위원장이 연평도 방문을 원했다는 일화를 문 전 대통령이 소개하자 조해진 의원은 18일 “연평도 포격의 주범이 연평도를 방문해서 주민을 위로하고 싶다는 ‘말 같지 않은 대화’를 소개했다”며 “고모부를 고사포로 날려 죽사발을 만든 김정은을 ‘예의 바른 지도자’로 소개한 꼴”이라고 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문 전 대통령을 “김정은의 대변인”으로 규정했다. “핵 개발을 합리화하는 전형적인 궤변을 아직도 두둔하고 있다”며 “도대체 얼마나 더 속고 당해야 진실에 눈을 뜨냐.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의 대북관을 제발 극복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모습.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에 대해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평가한 대목도 논란이 거셌다. 윤 의원은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가 첫 단독외교로 둔갑했다”며 “만약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이 필요하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김정숙 여사 버킷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가 소송에 시달린 남정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대법원 판결문에 모든 진실이 담겨 있다”며 “여러 의혹을 봉함해서 감춘 대통령기록물도 특검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가 김정숙 여사를 초청해달라고 인도 측에 먼저 요청한 ‘셀프 초청’ 사실을 확인했다”며 “진짜 단독외교를 했다면 외교부 보고서에 왜 안 남았냐. 국민을 어찌 보고 능청맞게 웬 흰소리를 하냐”고 꼬집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정무수석을 지낸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19일 “해외 순방 중 김건희 여사의 명품 매장 방문 사실도 외교 행보라고 방어하던 국민의힘은 왜곡과 곡해로 점철된 공격을 하고 있다”며 “책 내용의 극히 일부만 보고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어 구차하다”고 했다. 윤건영 의원도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성과를 자랑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며 “작금의 대한민국을 둘러싼 외교‧안보 현실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책을 출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방어 태세에 나서면 국민의힘이 밀고 있는 ‘3김(김건희·김정숙·김혜경) 여사 특검’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며 “전 정권 심판론이 다시 떠오르는 건 이재명 대표의 대권 행보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월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친명 지도부의 침묵을 두고 ‘문(문재인)-명(이재명) 연대’의 종료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재명 대표가 4·10 총선 승리 이후 한달 넘게 문 전 대통령을 찾지 않은 것도 이런 징후로 거론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바람에 민주당이 PK에서 완패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며 “친명계는 문 전 대통령과의 디커플링에 더 적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