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 Human Geography

문건 배후엔 김무성·유승민? 朴 “촉새 女의원의 음해였다”

Jimie 2024. 5. 13. 05:15

문건 배후엔 김무성·유승민? 朴 “촉새 女의원의 음해였다” [박근혜 회고록 14 - 정윤회 문건 사태 (하)]

에디터김정하유성운손국희

2023.11.01

 

공무원들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청와대를 포함해 주요 공무원들의 감찰을 맡고 있다. 그런 만큼 유능하고 책임감 있다고 평가받는 인사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추천된다. 그런 공직기강비서실에서 이것(‘정윤회 문건’)을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세계일보의 ‘정윤회 리스트’가 터지기 몇 달 전 정윤회 실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기는 했다. 2014년 3월 주간지 시사저널에 이른바 ‘정윤회의 박지만 미행설’이 보도됐을 때다. 정 실장의 사주를 받은 남양주의 한 카페 운영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내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주기적으로 미행 감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이상하다고 느껴 이 얘기의 진상을 철저히 파헤쳤으면 몇 달 뒤 나라를 뒤흔드는 큰 소동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나와 내 주변을 둘러싼 음해와 모함을 워낙 많이 겪다 보니 당시만 해도 ‘어디선가 또 누군가 괴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구나’는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2012년 8월 15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동생 박지만씨(왼쪽)가 참석했다. 중앙포토

 

마흔이 넘어 결혼한 박지만 회장은 아들 넷을 두어 가족들을 기쁘게 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많은 사람이 박 회장 부부를 주목했다. 권력을 좇는 사람들이 부적절하게 꼬여 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전 대통령들이 친인척 문제로 어려움에 부닥쳤던 것을 여러 번 봤던 나는 임기 중 이들 부부를 한 번도 청와대에 부르지 않았다. 동생을 위해서도 그러는 편이 나았다. 젊었을 때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박 회장은 이제 사업가로서 자리 잡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정치와 관계없이 살게 해주는 게 오히려 동생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 취임 후 나는 친인척 문제로 국민이 걱정하시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기강비서관 인선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여러 사람이 자천타천으로 추천되기도 했지만, 친인척 관리를 하는 비서관이 당사자들과 친분이 있으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동생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오랫동안 내 일을 도와주고 선거캠프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는 분이 내게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조응천 전 비서관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는 내게 조 전 비서관이 박지만 회장을 잘 알고 있으니 누구보다도 가족 문제 관리를 잘 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적극적으로 조 전 비서관을 홍보하고 보증했다. 그러나 역시 동생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 꺼림칙해 나는 조 전 비서관을 2순위 정도로 생각했다. 

 
여러 날을 두고 청와대 참모 인사를 고민하던 중에, 처음에 민정비서관으로 쓰려고 했던 분에 대해 너무 강한 스타일이라며 반대하는 분들이 있었다. 인선 발표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됐던 분을 민정비서관으로 돌리게 됐다. 이 바람에 애초에 1순위 인선에 들어 있지 않던 조 전 비서관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1순위 아니었던 조응천 임명, 결과적으로 패착  
 
정윤회 리스트 보도를 수사한 검찰은 시사저널의 박 회장 미행설 보도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사 내용 일체가 박관천 경정의 창작품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윤회 미행설’을 전해 들은 박 회장이 박 경정에게 이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는데. 박 경정은 이번에도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채워진 보고서를 만들어 박 회장에게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박 회장과 밀착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또 조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청와대 내부 보고서 17건을 전달한 것도 발각됐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곳이지 대통령 동생의 지시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의 동생까지 거짓말로 엮으면서 가족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 돌아보면 처음 내가 생각했던 대로 민정수석실 비서관 인사를 했더라면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로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고, 세상을 혼란스럽게 한 소위 ‘정윤회 리스트’ 파문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고두고 후회했다. 

 
말 잘못 전한 이준석, 음종환에 사과했다고 들어  

 
‘정윤회 리스트’의 파장은 당으로도 튀었다. 2015년 1월 1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 “문건 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힌 메모가 국회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K는 김무성 대표를, Y는 유승민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김 대표는 이틀 뒤 신년기자회견에서 “수첩의 메모는 어느 자리에서 얘기를 듣고 하도 황당한 이야기라서 메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달 전 음종환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정윤회 문건의 배후에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유 의원에게 줄을 대 공천을 받으려고 했던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언론에 보도됐다. 
 
음종환 행정관은 이러한 언론 보도 후 공직자로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에도 음 행정관은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김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정윤회 리스트의 배후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또 “이 전 비대위원에게 ‘박관천 경정은 피라미에 불과하고 조응천 전 비서관이 배후다, 조 전 비서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 대구에서 배지를 달려고 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말을 믿고 평론을 하느냐. 참 섭섭하다’고 한 게 전부다”고 해명을 한 바 있다. 
 
 
나중에 전해 듣기로는 당시 새누리당 여성 의원인 A가 어느 정치인의 결혼식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에게 “이번 정윤회 리스트의 배후가 김무성과 유승민이라고 음종환이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하자, 이에 이 전 비대위원이 음 행정관과 이야기를 잘못 이해했는지 “나도 그런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후 음 행정관이 이 전 비대위원에게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나”라고 화를 내면서 따지자 이 전 비대위원이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내가 늘 ‘촉새’라고 못마땅했던 A의원이 무슨 근거로 음 행정관을 음해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청와대를 나간 음 행정관은 그 이후에도 자신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정윤회 리스트 사건 배후에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은 더더구나 없었다. 두 사람 역시 나에게 이에 대해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문건 배후에 김무성, 유승민? 그런 생각한 적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8년 4월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선 오현택 전 국정원 정책특별보좌관은 박지만 회장이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정윤회 실장 뒷조사를 부탁했다가 그 사실이 나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알려져 2014년 5월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국정원장을 그런 정도의 사유로 그만두게 하지는 않는다. 
 

덧붙이자면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세 사람이 남 원장과 국정원 인사를 두고 갈등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돌았는데, 이것도 100% 틀린 이야기다. 세 사람은 각각 제1부속비서관, 제2부속비서관, 총무비서관을 맡았고,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철저히 역할이 분리돼 있었다. 이들이 공모해 국정원장과 인사로 갈등을 벌인다는 것은 당시 청와대 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 jink****4시간 전

    촉새 A의원 어떤 女일까?

    좋아요69화나요2
     
  • yhoh****4시간 전

    정갈한 글솜씨에 반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의 단아하고 정갈한 손글씨체와 글솜씨의 느낌이 맥이 닿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107화나요2
     
  • yhoh****4시간 전

    이준석의 가벼운 주둥이는 이때부터 싹이 노랬었군요. 이준석은 제발 그 입 다물고 자중하고 반성부터 하길 바랍니다.

    좋아요129화나요5
     

14개 댓글 전체 보기

  •  
    • swle****9시간 전

      조응천, 이준석, 김무성, 유승민. 이 나라에 이렇게 인물이 없나

      좋아요393화나요9
       
    • inse****9시간 전

      김무성, 유승민, 이준석, 촉새 A의원, 조응천,박관천. 음.. !!!

      좋아요376화나요7
       
    • khj1****10시간 전

      이 아줌마 기사는 왜 받아주는겨?? 대가리 문지방에 찢고 또 찢어 자기반성을 해도 모자를 판에..다 남탓이고..지탓은 하나도 없네..죽을때까지 해도 모자를 판에~!!!!

      답글 작성답글 2
      좋아요30화나요926
       
    • qjtj****11시간 전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지요. 저들의 거짓공모가 한 때는 나라를 어지럽히고 위태롭게 했을지는 몰라도 그로 인해 수면아래 있어 들어나지 않았던 어둠의 세력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정체를 알게되는 계기가 되어 이제 그들을 물리칠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정치란 나라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서로 뜻을 나누는 것이거늘 정치모리배들은 정치의 참 뜻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이권을 위한 아귀다툼 하는데 혈안이 된 정치놀음만 하는 정치인들 특히 유승민, 김무성 정말 환멸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거짓과 음해로 남을 모함하여 얻은 권력이 과연 자신의 안위와 영화를 얼마나 지켜준다고, 결국 그러한 자신들의 행위가 자신들을 옭아 메는 올무가 된다는 것 정도는 알진대 , 거짓은 더 큰 거짓은 낳고 어리석고 불쌍한 놈들ㅉㅉ. 사방에 온통 이리떼들이 이글거리는 곳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켜가며 싸우시느라 정말 수고많이 하셨습니다.대통령님께서도 사람이신데 어떻게 100% 완벽하실 수가 있겠습니까. 잘하셨습니다.

      좋아요519화나요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