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영상] "문 정권에서는 흉악범?"...작가로 돌아온 이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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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재 #기자 #가짜뉴스 이동재 기자가 시사포커스tv를 찾아 '죄와 벌' 책과 함께 생생했던 그때 이야기를 전달했다.
촬영·편집. 박상민
죄와벌
저자 이동재 | 출판사 지우출판
[시사매거진 305호]
스펙터클한 대한민국.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다. 충격적인 대형 사건이 터졌다 싶으면 사건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또 다른 사건이 뻥뻥 터진다. 그렇다고 어떤 사건이든 속 시원히 해결된 건 거의 없다. 말하자면 대형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의 등장으로 앞의 사건을 덮어버리곤 했다. 그래서일까. 대중은 타인의 처지에 냉혹하리만큼 무심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따질 뿐 사건의 이면에 대해선 감정의 촉수가 무뎠다. 그리고 그런 대형 사건 중심엔 대중의 눈에서 멀어지면 잊히게 할 수 있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숨길 수 있는 권력자들이 똬리를 틀고 있곤 했다. 이 책은 그렇게 권력에 눈이 멀어 국민의 삶을 유린했던 이들이 뿌렸던 가짜 뉴스를 완전히 뒤집으며 손상된 존재의 역경을 정교하게 재배열하는 저자의 저널리즘이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인 이동재 기자는 채널 수습기자로 입사했다. 사회부 사건팀(강남 라인) 기자를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활약하며, '조국 일가 비리 사건' 당시 '조민 KIST 허위 인턴' 단독 보도와 '웅동중학교 채용 비리' 등 20여 개가 넘는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또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등 수백 개의 단독·특종 기사를 남겼다.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취재한 뒤 사회부 법조팀으로 복귀해 현장 총책임자인 검찰반장으로 일했다.
35세 해외 연수를 앞두고 수조 원대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인 '신라젠 주가 조작'을 취재하다 좌파 진영과 어용 언론의 '권언 유착' 공작에 휘말려 202일간 옥고를 치렀다. '친문 검찰'과의 3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23년 1월 말,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어준·유시민·최강욱 등 가짜 뉴스를 유포한 좌파 진영과 KBS·MBC 등 공영 방송을 상대로 단죄와 응징에 나섰다. 현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과정(정책학) 재학 중이다. 최근 출간한 『죄와 벌』은 '친문 검찰과' 어용 언론의 '가짜 뉴스' 공작에 휘말렸던 저자가 공정함과 진실이 어떻게 폐기됐는지를 국민에게 고발한 책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국민의 삶을 유린했던 이들이 뿌렸던 가짜 뉴스를 완전히 뒤집으며 손상된 존재의 역경을 정교하게 재배열했다.
신현희 기자 bb-75@sisamagazine.co.kr
[시인이 만나는 법]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정치권력, 언론, 검찰의 담합이 만들어낸 아이코닉한 희생자’
2014년에 저널리즘계에 뛰어들었다. 사회부 사건팀(강남 라인) 기자를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활약하며, ‘조국 일가 비리 사건’ 당시 ‘조민 KIST 허위 인턴’ 단독 보도와 ‘웅동중학교 채용 비리’ 등 20여 개가 넘는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또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등 수백 개의 단독·특종 기사를 남겼다.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취재한 뒤 사회부 법조팀으로 복귀해 현장 총책임자인 검찰반장으로 일했다.
해외 연수를 앞두고 수조 원대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인 ‘신라젠 주가 조작’을 취재하다 202일간 옥고를 치렀다.
‘문재인 정부 검찰’과의 3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23년 1월 말,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어준·유시민·최강욱 등 좌파 진영과 KBS·MBC 등 공영 방송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다. 최강욱, 김어준은 민사 소송에서 이 전 기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내려졌으며, 각각 기소·송치된 상황이다.
그는 말끔한 수트에 넥타이까지 맨 성장(盛裝)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그에 대한 자료 사진을 봐도 그는 항상 정장 차림이었다. 훤칠한 키에 건장한 체구였으나 말과 행동은 신중하고 조신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어렴풋한 각성이 왔다. 이동재 기자가 수트 차림의 성장을 고집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사실을 넘어 진실을 좇던 민완기자 시절, 자신이 품었던 이상, 그리고 복원되어야 할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과 결기를 그 입성에 담았다는 것을.)
이동재 기자는 서울의 지극히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그 밖의 개인적인 서사나 성장배경, 그리고 현재의 생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는데, 그런 태도에서 짚이는 바가 있었다. 자신이 지난 3년 동안 겪었던 일이 하나의 서사구조를 갖춘 이야기라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물(본인)이 아니라 사건 자체여야 한다는 걸 그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그는 영화와 음악과 친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활을 마치고 뒤늦게 공군 장교로 군에 입대해 40개월 만기를 채우고 전역을 한 후 곧바로 채널A에 입사했다고 한다. 다른 직업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언론인을 직업으로 택할 때는 그래도 좀 특별한 각오와 내면에서의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땠는지 물었다.
“전역을 준비하면서 취업 원서를 여러 개 썼는데, 대기업과 정유회사 등에 복수로 붙었어요. 채널A에서도 연락을 받았구요. 제가 군대 있을 때 브리핑 같은 걸 많이 했는데, 목소리가 좋다고 기자 같은 걸 해보라고 주변에서 얘길 하더라구요. 최초의 종군기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머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언론인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한 번 살다 가는 건데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래서 채널A를 택했죠. 치열하게 준비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그런데 그가 택한 언론사는 이미 정파적으로 갈린 한국언론의 지형에서 보수언론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결국 그것이 그가 좌파 정부 시절 ‘검언유착’ 사건의 타게팅이 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한경오’(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 같은 진보 계열 언론이 아니고 보수언론을 택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그러자 우문을 꾸짖는 듯한 답이 돌아왔다.
“저는 처음부터 보수 진보 딱히 신경쓰지 않고 살았어요. 대부분의 언론 지망생들이 그런 거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어딜 가도 팩트에 기반해서 좋은 기사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가 정파적 경향성이 강하지 않아요. 제가 쓴 포트폴리오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진영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고 소위 ‘정의를 구현’하는 데만 마음이 있었어요. 몇 년 사이 언론이 극단적으로 갈린 게 사실인데 제 사건에서 MBC가 몰카를 찍고 KBS도 허위보도를 하는 걸 직접 겪으면서 언론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언론이 어떻게 1조 원대 사기를 친 쪽 편에 설 수 있는지, 모든 기사는 팩트체크하고 게이트키핑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더라구요. 지금 한국 언론 지형이 이렇게 정파적으로 갈린 데는 두 지상파 공영방송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현직 기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언론의 정파적 편향성과 불공정 등 비윤리적 보도 행태를 접하면서, 그리고 그 후과로 자신이 기소되면서 이동재 기자가 체감한 충격과 공포는 틀림없이 범인들이 상상하는 차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검찰 조사 아홉 번, 포렌식과 면담 등 포함해서 16회 조사를 받았고 자택 압수수색을 두 번 당했다. 수사관들은 화장실 천장을 뜯기도 하고 냉동실의 소고기를 자르기도 했단다. 계좌가 있던 국민은행에서도 우편물을 받았는데, 뜯어보니 검찰이 이 기자 명의의 대여금고가 있는지도 조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하지만 그의 어조는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단정하고 정갈해서 감정이 숫제 흩날리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이 나라 지상파 언론과 정치 편향 검찰, 그리고 정당이 공모해 자신을 검언유착의 타락한 당사자로 몰았던 사건의 전모를 다룬 책 <죄와 벌>을 펴냈다. 그는 기소될 때의 죄목은 강요미수죄였는데, 이 죄목으로 구속된 전례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구속되었고 합리적 이유 없이 보석도 계속 지연되면서 물경 202일이나 구치소에 감금되어 있었다. 구속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아침에 부모님께 “다녀올게요”라고 인사를 하고 나가서는 세 계절을 넘기고 귀가한 셈이다. 그런데 책의 어느 갈피에서도 비분강개나 분기탱천의 격정이 없다. 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과 논리적이고 진중한 의견 개진만 보일 뿐.
“사실대로 말하면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래서 구치소에서 매일 제가 겪은 이야길 썼어요. 까먹기 전에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이곳을 나갔을 때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시는 제가 겪은 일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구속 상태에서 계속 재판이 진행됐으니까 노트에 그날그날 있었던 일과 구속 전에 있었던 일 등을 기억력이 살아 있을 때 육필수기로 노트에 쓴 거죠. 저는 제 사건이 한국 사회, 정치, 검찰, 언론, 법원까지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돌아가는지가 응축된 사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웠고 또 종교적으로 묵상도 하면서 감정을 추스른 것 같아요.”
자신은 결코 원하지 않았겠지만 그는 한 사회의 권력층이 악의를 가지고 담합했을 때 언제고 만들어질 수 있는 무고한 희생양의 아이코닉한 존재가 되었다. 아이코닉한 존재라는 건 곧 사회구성원을 향해 발언할 자격이 있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말이다. 예컨대, 같은 이슈에 대해 다른 사람이 하는 것과 이동재 기자가 하는 말의 무게감과 파급력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을 파고든 내막과 책에 쓰지 않은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을 요구했다.
“제가 주가조작 의혹 기사를 본 건 1월 말인데 2월 초 대검에서 수사팀을 보강한다고 입장문을 뿌렸어요. 지금도 검색해보면 유시민 연루 의혹을 다룬 기사가 2020년 3월 MBC 보도 이전까지 90개에서 100개 정도 나와요. 기자로서 당연히 놓칠 수 없는 사건 같아서 취재를 시작한 거예요. VIK 행사에 가서 전직 장관이 60만 원 받았다고 나오는데, 개그맨도 웬만한 행사에 가면 200만 원 정도 받아요. 유시민 씨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인사 여러 명이 그 행사에 갔어요. 그런데 가짜 뉴스를 유포하면서 저를 보고 괴물의 모습이라고 표현하더라구요. 저는 이번에 나온 책에 유시민 씨에 대해 허위사실 하나도 없이 팩트만 썼거든요. 자신에 대한 내용 중 허위사실이 있으면 고소를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동재 기자는 현재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가 있는 주진우 변호사, 김정훈 변호사, 김단비 변호사, 최장호 변호사 등의 열정적인 지원과 한 번도 당당함을 잃지 않은 피의자 진술 등을 통해 1, 2심 무죄 판결을 받고 그것이 그대로 확정되며 ‘검언유착’이 사악한 세력이 만들어낸 허구였음을 세상에 증명해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조작된 사건이 MBC에 의해 보도되고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그는 채널A로부터 해고를 당한다. 당연히 이동재 기자 측은 해임 무효소송을 시작했는데, 현재 2심까지는 그가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왜 채널A는 형사상 무죄가 확정된 자사의 실력 있는 구성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걸까. 아니 애초 ‘기소거리’도 아니었을 사건이 터졌을 때 서둘러 해고했던 것일까. 그는 이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는데, 그것은 이미 많은 법조인과 언론인들이 짐작한 이유와 다를 게 없는, 지극히 합리적인, 그래서 예측가능한 내용이었다.
“당시 채널A를 포함한 종편들은 방통위의 재승인을 앞두고 있었어요. 방통위원장부터 심사위원들까지 민언련 소속이 많이 가 있었고 그래서 재승인 절차가 순조롭지 않았죠. 회사 입장에서 재승인은 사활이 걸린 일이잖아요. 아마 재승인과 관련해서 무언가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뉴스를 검색해보면 MBC의 허위보도가 있기 불과 며칠 전인 2020년 3월 26일 방통위는 재승인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데, 채널A는 총점에서 합격선을 넘기지만 정작 재승인은 TV조선과 함께 보류된다. 방통위는 그 이유로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심사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편성·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한 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채널A가 재승인 결정을 받은 것은 그러고서 한 달여가 지난 4월 20일. 보류 결정과 재승인이 있었던 그 시간 동안 방통위 및 정치권 그리고 채널A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건 어둠 속에서 손잡았던 자들만이 알 것이다.
“해고에 대해 말씀드리면 이런 현실이 정말 속상한데 어디에서도 채널A를 비판한 적이 없어요. 저와의 소송 관련해서 채널A 쪽 변호사가 MBC의 ‘검언유착’ 기사에 붙은 악플까지 끌고 와 법정에서 읽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채널A 차원의 오더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지인들이 보내준 댓글 중에는 ‘이동재 기자는 유시민, 김어준과 싸우고 있는데 채널A는 왜 이동재 기자와 싸우고 있느냐’는 것도 있더라구요.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 정도로밖에 말할 수 없는 저를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절제에서 의연함과 결기가 느껴진다. 내면이 강건하고 성숙하다는 방증일 테다. 그랬으니 이런 지옥 불 같은 사태를 견뎠을 테고. 참고로 말하면 채널A는 이 기자로부터 넘겨받아 보관 중이던 휴대전화를 그와 상의 없이 검찰에 제출했고 대법원은 이를 위법 압수수색이라고 판결했다.
이번엔 그에게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정치검찰이 권력을 남용하고 표적을 정한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인 수사의 희생자다. 그런데 그와 똑같은 이야길 계속해오고 있는 이가 있다. 조국 장관이다. 검찰의 과잉 수사로 자신의 가족이 파괴됐다고 말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떤 논평을 할 수 있을까.
“저는 일개 기자이고 조국은 법무장관으로 사법시스템을 관할하는 분인데 한 가지 비위가 아니고 일가족의 여러 비위가 종합적으로 일어난 거잖아요. 그 과오도 사회정의를 실행하다가 나온 것도 아니고 가족의 이익과 영달을 추구하다가 나온 것이고요. 제 경우는 VIK 투자사기 취재한다고 해서 10원 한 장 나오지 않아요. 그런데 3만 명의 피해자가 있고 1조 원의 손해가 발생한 사건이었어요. 우리나라 언론은 서민 피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데, 유명한 사람이나 위정자가 끼어 있으면 그제야 관심을 갖게 돼요. 실제로 취재가 들어가면서 VIP들이 연루되었다는 게 드러났고 그 과정에서 서민층 피해자들도 적게나마 보상을 받은 부분들이 있었어요. 조국 사례와 저의 사례는 다른 거죠. 제 취재는 여야나 진영과 관계 없는 거에요. 유시민이 인벌브됐다는 의혹이 핵심이었죠. 저는 진실을 캐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시 한번 그가 정파가 없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사람 중에는 이 기자의 무죄 확정을 두고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함부로 말하는 이들이 있다. 분명히 짚건대 그는 문재인 정부 때 1심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것이 2심을 거쳐 확정되었다. 무죄 확정 당시의 대법원장은 여전히 문재인 정부가 지명한 사람이었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 오히려 그 경우 진실과 더 멀어진다는 것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모른다. 진실보다 보고 싶은 걸 볼 때의 쾌감이 더 크기 때문이리라. 그 쾌감이 진실의 무덤이란 것도 모르면서.
그에게 책 속의 문장이 훌륭하다고 덕담을 하니, 그가 구치소에 감금됐을 때의 이야길 들려준다. 매일 6시에 기상해 씻고 아침 먹고 라디오 듣다가 신문 보고 그런 지루한 일상 속에서 그는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썼다는 것이다. 202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150권 정도를 독파했고 좋은 신문 칼럼이 있으면 따라서 써보기도 했다는 것. 자신의 문장력이 좋아졌다면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거라는 것. 그의 말은 반쯤만 맞는데, 사실 자유를 잃고 감금된 수인(囚人)의 상태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상상력과 감수성, 예지력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자아의 빅뱅 같은 것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것도 기본기가 있는 이에게 해당하는 것인데, 아마 그에게도 그런 폭발이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이동재 기자에게 채널A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를 물었다.
“저는 취재를 하던 사람이잖아요. 취재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더욱이 사건을 겪은 지난 3년 동안 저에게 많은 경험과 자료, 정보들이 축적되었어요. 채널A는 저의 첫 회사이고 열정을 바쳐 일했던 곳이에요. 그곳에서 만난 동료 선후배들과도 인간적인 정이 쌓여 있고 제가 사건 한복판에 있을 때 같이 힘써준 고마운 분들이에요. 그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너무 늦게 이루어진다면 어떤 자들의 악의는 군불처럼 지펴져 또 다시 선한 이들을 희롱할 것이다.
김도언 시인(소설가)
이동재 채널A의 前 기자.
이른바 채널A 기자 취재윤리 위반 사건에 휘말렸으나, 형사사건 제1심과 제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고 무죄가 확정됐다.#
제1심 무죄 판결 후 # '검언유착'을 처음 주장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 작가 유시민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동재 기자, 정준희 교수·민언련 전 대표 고소
- 기자명 김도연 기자
- 입력 2023.10.11 18:17
‘채널A 사건’으로 202일 동안 구치소에 구금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공영방송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와 김언경·김서중 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10일 정 교수와 전직 민언련 공동대표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하지 않은 말을 이들이 날조하여 유포했다는 주장이다.
김어준, ‘이동재 명예훼손’ 혐의 檢 송치…“최강욱 피소 결정적”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09.20 18:05
경찰, 이 전 기자 명예 훼손할 미필적 고의 있었다고 판단
경찰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방송인 김어준씨를 검찰에 넘겼다.
20일 서울 성북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한 차례 불송치 했다가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재수사를 요청받은지 9개월 만이다.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19일부터 같은 해 10월9일까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신라젠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종용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이 전 기자는 지난해 2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추가 제기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MBC의 검언유착 보도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SNS 게시물을 전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했으나, 같은 해 12월 서울북부지검이 재수사를 요청해 9개월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최강욱 전 의원의 피소가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최 전 의원은 2020년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리며 김씨와 같은 주장을 했다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경찰은 최 전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4월19일 이후에도 김씨가 계속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는 명예훼손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그 해 4월6일부터 19일 이전까지의 김씨 발언은 불송치를 유지하되, 그 이후의 발언들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사 방송을 해온 전문 방송인이라면 고발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 이후 발언에 대해서는 좀 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중을 기했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송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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