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아프리카 7국 정상으로 구성된 사절단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따라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이 1년 반이 되도록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중재에 나선 것이다.
남아공과 잠비아·세네갈·콩고공화국·우간다·이집트·코모로 등 아프리카 7국 지도자가 모인 사절단은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종결시켜야 한다”며 종전 협상을 촉구했지만, 젤렌스키는 “평화 회담은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에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러시아 철수를 전제로 하지 않은 협상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집단 학살한 곳으로 알려진 부차 지역도 둘러봤다. 정상들이 키이우에 체류할 때 공습이 일어나는 바람에 황급히 방공호로 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이튿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푸틴에게도 “전쟁이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양국 당사자가 전쟁 종식을 위해 협상할 때”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푸틴은 “러시아는 대화를 거부한 적 없다. 우크라이나가 거부하는 것”이란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프리카 대통령들의 방문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이번 방문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을 주도한 남아공은 러시아·중국·인도·브라질과 함께 신흥 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의 일원이다. 올해 브릭스 정상 회의는 8월 남아공에서 열린다.
그런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3월 푸틴에게 전쟁범죄 혐의(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등)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규정에 따라 ICC 가입국인 남아공은 자국 땅에 푸틴이 도착하면 체포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남아공은 브릭스 정상들에게 정상 회의 초청장을 발송했고, 푸틴 역시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런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라마포사가 긴급하게 아프리카 사절단을 꾸려 우크라이나·러시아로 날아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사절단이 젤렌스키와 푸틴에게 제안하기 위해 작성한 중재안 초안에는 푸틴에 대한 ICC 체포 영장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남아공이 브릭스 정상 회의 개최지를 중국 베이징으로 바꾸는 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군에 맞서 반격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17일 “남부 전선에서 전술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모든 방향으로 2㎞씩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젤렌스키가 대반격을 시인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최소 마을 7개를 탈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반격에 러시아도 강력하게 맞서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서방 국가들 사이에선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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