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戴冠式)이 6일 오전 10시 20분(현지 시각·한국 시각 오후 6시 20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다. 정상급 100명가량을 포함한 세계 203국 대표가 참석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불참하기로 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찰스 3세 국왕과의 통화에서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접 전했다. 미 백악관은 그의 불참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관식 이후 영국을 찾아 찰스 3세를 만나고 싶단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대관식 불참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왔다. 밥 실리 미 하원 의원은 일생에 한 번뿐인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는 건 “매우 소홀한 처사”라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도 영국 매체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미국 대표로 영국에 가야 한다”며 “(그의 불참에) 매우 놀랐다. 이는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 난 그가 육체적으로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대관식 불참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와 연관짓기도 했다.
영국 매체 미러의 왕실 에디터 러셀 마이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일랜드계 미국인이란 뿌리를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에 불참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머니가 영국과 역사적으로 악감정 골이 깊은 아일랜드계이기 때문에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관식 불참엔 정치적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현재까지 어떤 미국 대통령도 영국 대관식에 참석한 적이 없어 바이든 또한 이 같은 배경을 고려했을 거란 관측이다. 로라 비어스 아메리칸대학 역사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 왕실을) 무시한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대통령은 대관식에 참석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가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비어스 교수는 미국에 ‘빅토리아 열풍(Victoria Fever)’이 불어닥쳐 미국인 상당수가 영국 왕실에 매혹됐던 1800년대에도 마틴 밴 뷰런 당시 대통령은 대관식에 불참했다며, “그때부터 (불참이) 전통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에 초청받았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도 직접 참석이 아닌 외교 사절단 파견을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찰스3세 국왕 대관식에 질 바이든 여사를 포함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5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와 함께 런던 찰스디킨스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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