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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실·비서실 내 CCTV는 모형... 문 밖 CCTV도 내부 못 찍어”

Jimie 2023. 4. 13. 17:51

[단독] “이재명 성남시장실·비서실 내 CCTV는 모형... 문 밖 CCTV도 내부 못 찍어”

검찰, 이재명 시장때 근무한 공무원 조사… 법원에 자료 제출

입력 2023.04.13. 05:00업데이트 2023.04.13. 11:01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의 ‘대장동 뇌물’ 혐의 재판에서 정씨 변호인과 검찰은 ‘성남시청 CCTV’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씨는 2013~2014년 성남시청 2층 비서실에서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정씨 변호인은 “비서실에 CCTV가 있어 뇌물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했고, 검찰은 “촬영 기능이 없는 모형 CCTV”라고 반박했다.

당시의 성남시장 시장실과 비서실은 지금 남아 있지 않다. 이재명 대표가 시장으로 재임했을 때와 은수미 전 시장 때는 2층에 있었지만, 신상진 현 시장이 4층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시설이 리모델링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정씨 변호인이 지난 2월 말 낸 의견서에 첨부된 과거 도면을 통해 당시 시장실과 비서실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고 한다.

그 도면에 따르면, 비서실 문을 열면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관과 직원들 자리가 있고 비서실장실을 거쳐 시장실로 들어가는 구조로 돼 있다. 정씨 변호인은 도면에 CCTV 3대의 위치를 표시했다. 출입문 앞에 1대, 시장실 1대, 비서실 1대였다. 정씨 변호인은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은 뇌물을 가져오는 것을 막기 위해 소리까지 녹음되는 CCTV를 설치했다”면서 “성남시청 사무실은 뇌물 제공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 “돈 봉투를 가져오거나 인사 청탁하는 사람이 많아 설치했다”고 홍보했던 그 CCTV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당시 성남시청 2층 시장실과 비서실에 설치돼 있던 CCTV 2대는 실제로는 촬영 기능이 없는 모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재명 시장 때부터 성남시청 청사 방호 담당자였던 공무원 A씨, 이 대표 후임인 은수미 전 시장의 비서관 출신 B씨, 통합방범설비 평면도 등을 종합해 내린 결론이란 것이다.

A씨는 검찰에 “시장실과 비서실에 CCTV를 설치하거나 관리한 기억이 없다”면서 “악성 민원인 등이 단체로 시장실을 방문해 항의하며 시위한 적이 많아서 ‘민원인 경고용’으로 모형 CCTV를 설치해 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B씨는 “2018년 6월 은수미 성남시장직 인수위에서 근무할 당시 경호·보안을 담당했기 때문에 (이재명 시장이 떠난) 시장실과 비서실의 CCTV 현황을 점검·확인했다”면서 “시장실과 비서실 내부에 각각 설치된 CCTV는 회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모형 CCTV였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어 “성남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 관리 부서인) 통제실에 있는 무기 계약직 공무원이 감시하고 녹화하는 것이 부담돼 이재명 시장 때부터 모형 CCTV만 설치했다”면서 “비서실도 모든 활동이 녹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모형만 설치했다”고 했다고 한다. B씨는 “민원인들이 비서실에 찾아와 항의한 적이 있는데, 직원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것을 보고 (제가) ‘CCTV가 있는데 왜 휴대폰으로 촬영하나’라고 물어보니 직원들이 ‘비서실 CCTV는 모형이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녹화해야 된다’고 했었다”는 진술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작년 3월 성남시청을 찾아가 ‘통합 방범 설비 평면도’를 확인했지만 시장실과 비서실에 CCTV가 설치·관리된 내역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성남시청사가 건립된 이후 설치된 모든 CCTV에는 ‘관리 연번’이 부여됐는데, 시장실·비서실 내부에 CCTV 관리 연번이 부여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비서실 문 바깥쪽 외부에 설치된 CCTV는 촬영 기능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씨의 자리 등 내부는 찍히지 않는 구조라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당시 정씨 책상은 비서실의 가장 구석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1.5~2m 높이의 불투명 시트지로 덮인 유리벽이 앞에 있었고, 오른쪽과 뒤쪽은 사무실 벽이었으며 왼쪽도 다른 직원 책상 칸막이로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비서실 안의 CCTV가 설령 ‘모형’이 아닌 진짜라 하더라도 정씨 자리는 못 찍는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한편, 유동규씨도 지난달 29일 “정진상씨에게 ‘CCTV가 시장님(이재명 대표)에게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예전에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정씨가 ‘저거 작동 안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며 “성남시청에 CCTV를 뒀다는 건 (이재명 시장의) 대국민 사기극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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