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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침탈에 공화당도 변심... "바이든 승리 인정한다"

Jimie 2021. 1. 7. 16:43

바이든 당선 인증 회의 열리자 '우르르'‥트럼프 탄핵 부르나

아시아경제  |입력2021.01.07 11:55 |

 

시위대 의사당 창문 깨고 난입‥경찰과 권총 대치

1812년 미·영 전쟁 이후 최초 의사당 난입

선거인단 투표용지함 보호는 성공

공화당도 규탄 나서

각료들 트럼프 탄핵 조짐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연방 의회 의사당이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에 점거된 사태는 두고두고 회자될 미국 정치사의 '악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 의사당은 삼권 분립을 강조하는 미 정치의 상징적 장소다. 그렇다 보니 정치사에서 굵직한 변곡점마다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CNN방송은 의사당이 침입당한 것은 1812년 미영전쟁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대선 TV 토론의 사회를 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는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 이후 이런 모습을 처음 본다"며 안타까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자극받은 폭도들이 의사당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역사는 선거에서 진 대통령이 선동한 오늘 폭력을 국가의 엄청난 불명예와 부끄러움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문 깨고 의사당 진입…총기 대치도= 이날 사태는 미 의회가 오후 1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인증을 위한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개시한 후 벌어졌다. 시위대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장외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연설을 들은 후 거리 행진을 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외 집회 연설을 통해 이들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기대됐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이긴 애리조나주 선거인단 결과 확인 도중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인증을 반대했고 토론이 시작됐다. 우려와 달리 공화당 원내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유권자와 법원, 주정부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죽음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훈계하고 나서며 이목을 끌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때쯤인 2시15분께 시위대가 의사당에 진입했다. 경찰이 막아섰지만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일부 시위대는 창문을 깨고 의사당 내로 난입했다. 탈출 명령이 내려졌고 의사당과 부속 건물에 있던 의원들이 속속 빠져나왔다. 회의를 주도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외부로 대피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의원들은 하원 회의장과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시위대와 대치했다.

 

의회 경찰은 회의장 입구를 차단하고 난입에 대비해 총을 꺼내 들고 맞섰다. 그 사이 시위대는 의사당 내를 유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의 사무실은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법집행관의 총에 맞아 실려갔고 결국 사망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선거인단의 투표용지함이 훼손을 피한 것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인식한 의회 직원이 투표용지함을 피신시켰다. 이 함이 사라졌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선거 결과 인증에 큰 혼란이 불가피했다. 엄청난 생채기를 입었지만 미 의회는 이날 당선인 인증 절차를 지속했다. 펠로시 의장은 무장 인력이 의사당의 안전을 확보한 후 "폭도들의 공격도 우리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인증하는 책임에서 물러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밤 중으로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와 선 긋기…탄핵론도 불거져=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직을 승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부통령과 미 내각은 당장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면서 "아첨꾼들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설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미 수정 헌법 25조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4항에는 부통령과 각료 절반 이상이 대통령이 정상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의회에 통보하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애리조나주 선거 결과 인증에 반대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선거 결과 인증에 가장 먼저 반대한 조시 홀리 상원의원도 이번 점거 사태를 규탄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 사태는 오늘 대통령이 유발한 것"이라며 "반란 사태"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시위대들에 평화적으로 집에 돌아가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하고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12시간 동안 동결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美 의회 침탈에 공화당도 변심... "바이든 승리 인정한다"

한국일보  |입력2021.01.07 14:37 |수정 2021.01.07 14:38 |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성명 통해
"미국 민주주의 중남미 수준 퇴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행한 초유의 ‘의회 난입’이 여당 공화당에도 엄청난 후폭풍을 불렀다. 6일(현지시간) 상ㆍ하원 합동 회의에서 친(親)트럼프 의원들조차 ‘반대’ 공언을 접고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했다. 선거 불복 주장을 고수하며 지지층에 폭력을 선동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닥친 고약한 인과응보다.

공화당 의원들의 태도는 이날 워싱턴 의회 난입 전후로 크게 뒤집혔다. 2020년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왔던 의원들이 바이든 당선으로 뜻을 돌린 것이다.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물리적인 충돌까지 유발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자성도 나왔다.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은 난입 사태가 “상황을 크게 바꿨다”며 “이전에 어떤 점을 지적했든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론 존슨 상원의원 역시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약간 달라졌다”면서 심경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상원 회의장 밖 복도가 흰 연기로 가득 찬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오늘 의회에서 본 파괴와 폭력은 민주주의와 헌법, 법치에 대한 공격이며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태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 선거’ 주장에 공개적으로 동조한 인물이었지만,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선 셈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폭력사태를 두고 “상원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무법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 민주주의를 훼방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반(反)트럼프 인사들은 일제히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의회 침탈을 “대통령이 유발한 반란 사태”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 이기적인 인간의 상처받은 자존심과 그 인간이 지난 두 달 동안 고의로 퍼뜨린 허위정보를 전달받은 추종자들의 분노가 원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한 노림수를 계속 떠받치는 이들은 공범으로 영원히 간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심지어 “이것은 민주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에서 논쟁할 때의 방식”이라며 미국이 중남미 민주주의 후진국이 된 격이라고 개탄했다.

이런 공화당 내 반감 기류를 반영하듯, 상ㆍ하원 합동 회의는 친트럼프 의원들이 제기한 애리조나 등 각 주(州) 선거인단 개표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를 잇따라 부결시켰다. 미 정계가 트럼프라는 거대한 고집불통과 마지막 남은 정을 뗀 셈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오바마 “의회 난입은 美의 수치…역사가 기억할 것”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07 13:23수정 2021-01-07 13:51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에 불복하며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폭력사태를 규탄하며 “합법적인 선거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말을 하며 사람들을 선동한 이번 국회의사당 폭력 사건은 미국의 불명예와 수치심의 순간으로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두 달 동안 한 정당과 몇몇 언론은 조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을 할 거라는 사실을 부인해왔다”라며 “그들의 환상은 현실에서 점점 멀어졌고 결국 폭력으로 치닫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출처=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페이스북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제 공화당 지도자들은 오늘 민주주의가 훼손된 것과 관련해 선택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계속해서 분란을 초래할 것인지, 현실을 받아들이고 맹렬한 불길을 끌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공화당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우리 정계의 합의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지도자들이 더 필요하다. 이것은 어떤 당을 지지하든 상관없는 일이며 모든 미국 시민들에게 달린 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던 도중 수백 명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내부로 난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