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이 교체됐다. 대통령실은 격무에 따른 통상적 교체라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주무 비서관이 바뀐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 얼마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도 물러났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때도 대통령실은 “개인 신상 이유”라고만 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안팎에선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일정을 이 비서관들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측에서 윤 대통령 방미에 맞춰 합동 문화 행사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이것을 윤 대통령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측 회답이 없어 행사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보고를 윤 대통령이 뒤늦게 받았다고 한다. 미 측이 제안했다는 행사는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가가의 합동 공연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선 양국 친교를 위한 이런 문화 행사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물러난 외교비서관은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 참모였다. 안보실은 최근 치른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4월 한미 정상회담, 5월 G7 계기 한미일 정상회의, 다시 그 뒤의 일본 총리 방한 등 연쇄 정상 외교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어야 정상이다. 날로 고조되는 북핵 위협,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경제·안보 위기 극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 행사들이다. 안보실 전원이 혼연일체가 돼 준비해도 모자랄 판에 핵심 비서관들이 연이어 물러난 데 이어 이제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설까지 돌고 있다.
최근 북한은 이틀에 한 번꼴로 각종 미사일을 쏘며 대남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방사능 쓰나미로 항구 전체를 초토화하는 핵 어뢰 개발 주장까지 한다. 북핵 위협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동맹과 우방 외교에도 빈틈이 없어야 할 안보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난맥상이 보인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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