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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중사 "월200도 못 받아"…병사월급 역풍에 軍척추 흔들

Jimie 2023. 3. 13. 06:11

8년차 중사 "월200도 못 받아"…병사월급 역풍에 軍척추 흔들

중앙일보

입력 2023.03.13 09:00

군 수뇌부가 젊은 장교와 부사관을 향해 ‘처우 개선’을 거듭 약속하고 있다. 이들 초급 간부에 지원하는 숫자는 점점 줄고 있어서다.

12년 만에 부사관학교 찾은 국방장관 “여건 개선은 내 의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일 전북 익산 소재 육군부사관학교를 방문, 교관, 교육생, 기간 간부 등 여러 직책의 중·하사들과 초급간부들의 복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방부

이종섭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전북 익산의 육군 부사관학교를 찾아 간담회를 열었다. 현직 국방장관이 부사관학교를 찾은 건 2011년 김관진 장관 이후 12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초급간부의 여건을 개선하는 게 내 의무”라며 “10년 뒤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이틀 후인 8일엔 창원의 잠수함사령부를 찾았다. 잠수함 홍범도함을 둘러본 뒤 간부들과 복무여건 개선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은 당직 수당, 호봉 승급액 등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잠수함은 교도소 독방보다 좁은 거주 공간에서 생활해야 해 대표적인 기피 근무지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오는 27일 연세대, 다음달 초 충남대에서 토크콘서트 행사를 열고 학군 장교 지원을 독려할 계획이다. 학군장교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9일 진해 해군기지에서 잠수함사령부 간부들과 복무 여건 개선 방안 등에 대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전역 희망자 급증, 장교 경쟁률은 반토막 

수뇌부가 직접 뛰는 건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다. 군을 떠나겠다는 젊은 장교와 부사관은 늘어나고 있고, 반면 지원자는 점점 줄고 있다. 육군은 최근 내부 공지를 내고 2분기 ‘전직 지원’을 신청받았는데, 대위 이하에서 658명, 중ㆍ하사에서 455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위 이하 458명, 중ㆍ하사 58명에서 대폭 늘었다. 전직 지원은 전역을 계획하는 이들이 사회에 복귀하기 전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실상 전역 희망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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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초급 장교 등용문인 3사관학교, 학사사관(학사장교), 학군사관(ROTC) 경쟁률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3사관학교의 경우 2014년 7.3 대 1을 기록한 뒤 2020년 4.7 대 1, 2021년 4.5 대 1, 2022년 3.6 대 1로 하락해 8년 새 반토막이 났다. 학사 역시 2013년 6.2 대 1을 비롯해 5 대 1 안팎이던 경쟁률이 2021년과 2022년 2.6 대 1로 줄었다. 학군 경쟁률도 4.4 대 1(2014년), 4.8 대 1(2015년)에서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2.6 대 1 및 2.4 대 1로 하락했다.

병 처우 개선에 간부는 뒷전…임오군란 빗대 ‘계묘군란’ 신조어 

이는 처우 때문이라는 게 군 안팎의 지적이다. 코로나19가 부른 인플레이션으로 바깥의 사회에선 임금도 함께 올랐는데 군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중사 8년차로 자신을 소개한 한 간부는 지난해 자신의 실제 급여를 군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급여 총액은 4419만220원이었는데 2433만9008원이 공제돼 실수령액은 1985만1212원이었다. 2000만원이니 한 달에서 실수령액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자신을 중사 8년차라고 소개한 한 군 간부가 군 익명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지난해 급여명세서를 공개했다. 여기엔 지난해 실수령액으로 1985만1212원이 명시됐다.

이런 상황에서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군심이 술렁였다. 병사 처우 개선에 집중하다가 초급간부 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부사관과 병사의 월급이 역전될 수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자 최근 반박자료를 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 연가 보상일 9일에 대한 급여, 성과상여금 평균을 포함시켜 봉급을 억지로 높여놨다는 지적이 나왔다.수도권 한 부대의 부사관은 “신식군대와 구식군대의 차별에서 비롯된 임오군란을 빗대 ‘계묘군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초급간부들의 급여는 병사 급여 대비 3~4배에 해당하지만 곧 1.5배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민광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병장 기준 병사 급여가 2025년까지 150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초급간부와의 급여차가 10~20%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간부 늘려 병역 자원 급감 대비” 병력 구상에도 먹구름 

초급간부 기피 현상은 국방정책에도 악재다. 국방부는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 자원 급감의 대안으로 간부 병력 확보에 나섰다.하지만 장교와 부사관 충원과 유지에서 차질이 빚어지면 전력 유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육군 3사관학교에서 열린 60기 생도 입학식에서 생도들이 분열을 하고 있다. 육군 3사관학교

국방부는 병 봉급 인상안이 제 궤도에 들어선 뒤 2025년쯤 간부 처우 개선 관련 예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이 군 당국은 수당과 장려금부터 현실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간당 평일 1만원ㆍ휴일 2만원인 당직수당을 두 배로 올리고 장교 900만원, 부사관 750만원인 현재 단기복무장려금도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2배 이상 올릴 계획이다. 전직 군 고위 관계자는 “초급간부들은 우리 군의 척추에 해당한다”며 “양질의 장비, 무기만 중시할 게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간부들이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하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 dsh1****방금 전

    배고파서 죽는 사람보다 배아파서 죽는 사람이 더 많다.상대적 박탈감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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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on****3분 전

    다른 공무원 대비로 비교해야지, 사병 월급과 비교하는건 생뚱맞은 듯... 기사라면 이런 관점도 다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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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e****5분 전

    안보현실에 맞춘 징병제 위미를 살리지 못하고 2백만원 사병월급을 추진한다면 그나라는 이미 끝장난 나라다...선거만 의식한다는 뜻...사병월급은 50만원으로 동결하고...취업 등 가산점 제도 등으로 보완해줘야지 여자들에게도 문을 열고 똑같이 하고...군의 중추인 하사관과 초급 장교들 처우는 대폭 올려라...똥장군 수눈 동결하고 그 수는 30퍼센트 감소하고...한심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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