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주변 인물들의 잇단 극단적 선택에 대해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하니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당하는 것이 제 잘못입니까”라고도 했다. 본인 잘못이나 책임은 없고 검찰 탓이라고만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죽어야 진실을 말할 것인가”며 “이 대표는 다섯 번째 ‘간접 살인’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씨의 사망에 대해 “자랑스러운 공직생활의 성과들이 검찰의 조작 앞에 부정을 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했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부터 함께했던 인사다. ‘정무보좌는 정진상, 행정보좌는 전형수’로 통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저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이 주변까지 탈탈 털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10분 가까이 전씨 사망과 관련해 검찰을 비판하면서도 전씨와 전씨 유족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에게 서운함을 나타내며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주변에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2021년 말부터 현재까지 5명이 극단 선택을 했는데, 이 대표는 그때마다 “모르는 사람이다” “검찰의 조작·압박 수사 때문이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측근이었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2021년 12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하자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명복을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통은 놔두고 주변만 문제 삼다가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같은 달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에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납득이 안 된다. 위로 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SBS 인터뷰에선 김씨를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고 했다. 뒤늦게 이 대표와 김씨가 호주 골프 여행도 갔던 사이였던 게 밝혀졌다. 김씨의 아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에게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추지 않고, 산타 복장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할머니는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해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작년 1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병철씨가 숨지자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와 고인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었다. 작년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40대 남성이 사망했다. 당시 이 대표는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엮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5년 국가정보원 민간인 사찰 의혹 당시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트위터에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자살하나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이 대표가 8년 전 자신의 물음에 답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가 연속돼 있어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직무 수행이 적합한지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국회의원 방탄 뒤에 당을 방패 삼아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 대표만이 6, 7번째 죽음을 막을 수 있다.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돼야 하느냐”며 “어떠한 말 못 할 비밀이 그리 많기에 측근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지 오직 한 사람, 이 대표가 입을 열 때”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등골이 서늘하다. 이쯤 되면 정말 무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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