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선 좌·우파 성향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연말을 맞아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빛 축제를 찾았던 시민들은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좌파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숭례문부터 서울 지하철 시청역 7번 출구 인근까지 약 300m 구간에서 4개 차로를 차지한 채 집회를 열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뜻의 ‘송구영신’에 빗댄 ‘송윤영신’을 집회 제목으로 내걸었다. 이 단체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에서 ‘송윤영신’이라는 집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막말정당 국힘당 해체’ ‘김건희 특검’, ‘퇴진이 추모다’ ‘촛불이 이긴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윤석열을 타도하자’와 같은 구호를 잇따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자에게 마이크를 건네 받은 뒤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이 ‘확전도 각오했다’라는 발언을 했다”며 “대통령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멍청한 소리를 한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정말 너무 화가 났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방송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내년에는) 밖에 나가서 혹은 집에서 국민이 참사를 겪는 일도 계속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가적 위기를 막을 아무런 대책도 의지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집회를 벌이는 곳에서 불과 800m 떨어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이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촛불행동 맞대응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날 도심에서 열린 촛불행동과 자유통일당 집회 때문에 2022년 마지막날 도심을 찾았던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는 이재욱(29)씨는 “좌파든 우파든 경쟁적으로 확성기 볼륨을 키우는 바람에 너무 시끄럽다”며 “연말 서울 따뜻한 풍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기분만 망쳤다”고 말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빛 축제를 즐기고 있다 행진하는 촛불행동 시위대와 마주친 김인순(59)씨는 “이태원 참사 일어난지 얼마 안됐는데 한꺼번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떼를 지어 행진하니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교통 통제 때문에 일부 버스정류장이 폐쇄되기도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아내와 함께 광화문을 찾았다는 김형철(59)씨는 “광화문에서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교통 통제 때문에 버스를 타러 남대문까지 계속 걸어가고 있다”며 “소음도 심해 외국인 관광객들 보기에도 창피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광화문으로 일하러 나온 50대 김모씨도 “연말인데 쉬지도 못하고 일하러 나왔는데 버스가 광화문까지 안 간다고 해서 15분을 걸어왔다”며 “애꿎은 시민들에게 피해주는 건 문제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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