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지난 14일 자해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260억원의 은닉 자금을 추가로 찾아내고 그 돈과 관련된 김씨 측근들을 체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자 김만배씨는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됐던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지난 14일 김씨의 행적도 이런 심리 상태가 반영된 걸로 보인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14일 자신의 차 안에서 세 차례 자해를 시도한 후 20시간 차로 배회하다가, 자신과 통화한 변호사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지난 14일 새벽 2시와 4시 흉기로 가슴과 목 등을 자해했다. 오후 1시에도 가슴을 찔렀다고 한다. 김씨는 이후 20시간 가까이 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씨는 14일 오후 9시쯤 자신의 변호인에게 전화해 ‘유언’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김씨의 위치를 물었고 오후 9시50분쯤 수원의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김씨의 차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목의 흉터와 패딩에 배어 나와 말라 있는 피를 본 변호인은 119에 신고했으며, 김씨는 구급대원에게 응급조치를 받고 나서 오후 10시26분쯤 인근 아주대 병원으로 옮겨졌다. 출혈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5일 김씨의 벤츠 차량 내부에 있는 혈흔 등에 대한 감식을 진행했다. 또 주차된 김씨 차량 주변 CCTV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김씨는 지난 13일 검찰이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이사 최우향씨, 인테리어업자 A씨를 체포하고 자신의 가족도 조사 대상이 되자 “날 구속하면 되는데 왜 다른 사람들을 체포하느냐, 내가 죽어야 끝나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최씨는 김씨가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날 때까지 ‘옥바라지’를 했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검찰이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할 때 김씨 사건을 맡고 있던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과 소속 변호사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었다. 법조계에서는 “로펌이 압수수색을 당하면 변론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김씨로선 더욱더 ‘고립무원’이라고 느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태평양은 김씨를 계속 변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추가로 찾아낸 260억원 상당의 수표와 부동산 등에 대해 김씨는 ‘화천대유 법인 계좌 압류에 대비해 운영 자금으로 따로 떼놓은 것이지 범죄수익을 숨긴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만배씨가 처한 상황을 두고 한 법조인은 “이미 800억원이 동결된 데 이어 검찰이 추가로 찾아낸 260억원까지 동결하고 이 자금에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몰수·추징이 가능해진다”며 “김씨가 대장동 수익 중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씨 주변에서는 “김씨의 멘털(심리)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수사의 강도를 더 올리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자해를 시도한 다음 날인 15일 오전에 이한성·최우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사람에게는 검찰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를 피하려는 김씨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 수익을 수표로 찾아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 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260억원을 은닉한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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