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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과 사과

Jimie 2022. 12. 8. 23:05

[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능금과 사과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2일(金)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줄다 보니 ‘홍동백서(紅東白西)’와 ‘조율이시(棗栗梨枾)’는 책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말이 됐다. 제사상을 차릴 때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되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과가 없다. 제사상에 올리기는 하는데 이 목록에 없고 심지어 다른 과일과 달리 이 과일을 가리키는 한 글자짜리 한자도 없다.

사과를 한자로는 ‘沙果, 砂果’로 쓰지만 본디 한 단어가 한 글자로 나타나는 한자의 일반적인 흐름에도 안 맞는다. ‘빈파(瀕婆)’ 또는 ‘평과(평果)’라고도 쓰지만, 이 역시 두 글자다. 이 과일을 가리키는 한자도 없지만, 우리 고유어에도 없다. 어찌 된 일일까? 사과의 원산지가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이니 꽤 일찍 들어왔을 것 같은데 19세기 말에나 도입된다. 17세기에 이미 뉴턴의 머리 위에도 떨어진 사과가 이토록 늦게 전래됐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고 사과 비슷한 과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과의 또 다른 말, 혹은 사과의 고유어라고 알고 있는 능금이 그것이다. 사과와 능금은 생물학적으로는 다르지만, 상식적인 차원에서는 능금은 야생이고, 사과는 과수용으로 개량된 것으로 이해된다. ‘능금’도 고유어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한자를 붙이기가 애매하다. 문헌에 능금은 ‘임금(林檎)’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능금이 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다.

 

어쩌다 보니 이 과일의 영어 단어를 회사명으로 쓰는 이들이 정보통신기술의 선도자가 됐다. 우리는 일반명사 사과, 배, 대추 등을 고유명사로 쓰는 일이 드물어 어색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회사를 사과의 중국어 ‘핑궈’라고 부른다. 높은 기술력과 세련된 디자인은 인정받지만, 친절과 거리가 먼 서비스 때문에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들판의 능금은 만인의 것이고 과수원의 사과는 돈 주고 산 사람들의 것임을 되새겨볼 일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능금나무

Apple Tree , 林檎 , チョウセンリンゴ 朝鮮林檎 , Malus asiatica

 

 

임금과 같이 고귀한 과일, 능금나무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능금나무[학명: Malus asiatica Nakai]는 장미과의 ‘낙엽큰잎작은키나무’다. ‘능금’이란 이름은 ‘임금’에서 나온 것으로, 전설에 따르면 고귀한 과일이라고 생각되어 고려 때 수도인 개성에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고, 조선시대에 태조가 한양을 서울로 정하면서 역시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다고 한다.

 

조선임금(朝鮮林檎), 화홍(花紅), Korean-apple이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임금(林檎), 임금근(林檎根), 화홍엽(花紅葉)이다. 능금과 사과나무(沙果, M. pumila Mill)는 매우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우나, 능금은 꽃받침의 밑부분이 혹처럼 두드러지고 열매의 살가죽이 부풀어 있다. 반면 사과는 꽃받침의 밑부분이 커지지 않고 열매의 아랫부분은 밋밋하다. 또 능금은 사과에 견주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과수용, 정원수, 약용. 식용, 방향성(향내를 내는) 식물이다. 꽃말은 유감, 은화(은덕이 백성에게 미침)다.

 

▲ 능금나무 꽃

 

▲ 능금나무 꽃

 

사과는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로서 이에 얽힌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성경에 보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따 먹었다가 그곳에서 쫓겨나고 만다. 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불화(不和)의 여신인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 한 개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줌으로써 급기야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분쟁을 가져오는 불씨를 ‘파리스의 사과’라고 한다. 그밖에도 활쏘기의 명수 ‘윌리엄 텔의 사과’, 만류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등 서양 문화에 비친 사과의 의미는 여러 가지다.

 

능금은 한국 야생의 사과나무로 옛날부터 개성과 서울 자하문 밖에서 많이 과수로 재배하였으나 근래에는 주택지 개발로 거의 없어졌다. 높이는 10m이고, 어린 가지에 털이 많다. 잎은 어긋나며, 달걀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밑은 뭉뚝하다. 잎의 길이는 5∼11cm, 폭은 4∼5.5cm이고, 잎 앞면에 잔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며, 뒷면에 솜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이가 1∼4cm이고 털이 있다.

 

▲ 익지 않은 능금

 

▲ 예쁘게 익은 능금

 

꽃은 4∼5월에 피고 짧은 가지에 우산 모양을 이루며 4∼7개가 달린다. 작은꽃자루는 길이가 1.8∼2.8cm이고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넓은 침 모양이며 뒤로 젖혀지고 길이가 6∼9mm이며 부드러운 흰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연한 붉은빛을 띠며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타원형이다. 수술은 20개이고 길이가 5∼10mm이며, 암술대는 5개이고 밑 부분이 합쳐지며 흰색의 털이 있다. 열매는 지름이 4∼5.5cm이며 10월에 노란빛을 띤 붉은 색으로 익고 겉에 흰 가루가 덮여 있다.

 

한방에서는 과실에는 사과산이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糖尿病), 유행성 또는 급성으로 발병하는 소화기 계통의 전염성 질환인 하리(下痢, 이질), 몸이 허약해진 경우나 또는 성행위 없이 정액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병증인 유정(遺精)을 치료한다. 뿌리는 기생충을 구제하고 가슴속이 달아오르면서 답답하고 편치 않아 손발을 버둥거리는 증상과 갈증을 없애주고 잠을 잘 자게 한다. 잎은 헌데, 습한 부분에 생기는 옴을 치료한다. 과실은 단맛과 신맛이 알맞게 어우러져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고 잼이나 주스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과자로도 만들어 먹는다.

 

[참고문헌 :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능금나무 꽃은 연한 분홍색을 띠다 활짝 피면 흰색에 가깝다.

 

 

배성 · 능금꽃

1970

정귀문 작사, 이인권 작곡

~* 20세 배성, 매혹의 목소리~

 

https://www.youtube.com/watch?v=KFF9RBw422A 


1)
하얗게 능금꽃이 피던계절에
새하얀 꽃잎처럼 어여뿐 그여인

금잔디 여울가에 나란히 앉아

행복이 무어냐고 묻고 또묻던
능금꽃 피는마을 그리운 여인

 


2)
하얗게 능금꽃이 지던 그날에

시들은 꽃잎처럼 눈물진 그여인

떠나는 내가슴에 포근히 안겨

돌아만 와주세요 애원을 하던

능금꽃 피는마을 내슬픈 여인

 

능금은 장미과에 속하며 원산지는 중국 황하강 유역 고원지대, 학명은 Malus asiatica Nakai이고, 영명은 Crab Apple이라한다. 꽃 말은 온화, 참애호자 란다. 꽃은 5-6월에 피고 열매는 8-9월에 익는다. 식이 섬유질의 알카리성 과일로 다이어트에 좋고 간의 해독 작용과 피부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