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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3m 천막 뒤 빈살만 ‘방탄 벤츠’… 출발하자 車 20대가 경호

Jimie 2022. 11. 18. 03:10

높이 3m 천막 뒤 빈살만 ‘방탄 벤츠’… 출발하자 車 20대가 경호

“2800조 부자 기운 받으러 왔다”
빈 살만 머문 호텔 앞 가보니

입력 2022.11.17 15:55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11.17/연합뉴스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주변은 종일 떠들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빈 살만이 방한해 이곳에서 머물기 때문이다. 그는 자산이 2800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다.

 

그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을 위해 호텔 밖으로 나올 것이란 게 알려지면서 오전 9시쯤부터 이곳엔 취재진과 시민 등 인파가 몰려들었다. 경찰 20여 명과 사복을 입은 경호 인력 10여 명이 호텔 출입구를 에워쌌고, 사우디아라비아 측 경호원 10여 명도 시민 및 일반 투숙객들의 접근을 막으며 “No photo(사진 찍지 마세요)”를 외쳤다. 빈 살만이 걸어나올 길목인 호텔 로비 입구는 높이 약 3미터의 흰 천막으로 꽁꽁 가려졌고, 차도로 나가는 길을 따라 10여 대의 검은 차량이 일렬로 늘어서 대기했다. 또 호텔 로비 안쪽, 빈 살만이 머무는 호텔 신관 입구 부근에는 경찰 1명이 서서 출입 허가가 없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국빈급’ 손님인 만큼 경호와 보안을 위해 탐지견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문양이 그려진 붉은 터번을 쓴 이들 30여 명이 호텔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셰퍼드 종으로 추정되는 탐지견 한 마리도 데리고 나와, 여러 차량의 외부를 샅샅이 살피게 했다. 이런 절차가 끝난 뒤에야 수행원들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리무진·벤츠 등 차량 10여대에 나누어 올라탔다. 이들은 시간차를 두고 속속 호텔을 떠났다.

 

그런 다음에야 주인공인 빈 살만이 호텔을 나섰다. 오전 11시 30분쯤이었다. 무전기를 든 경호원들이 로비 입구 시민들의 통행을 완전히 차단했고, 호텔 직원이 천막을 걷자 드디어 빈 살만이 탄 벤츠 차량이 출발했다. 방탄 장비가 단단히 갖춰진 것으로 알려진 차다. 그가 차량에 탑승하는 찰나 노출된 빈 살만의 얼굴은 터번 속에 거의 다 가려진 채였다. 빈 살만이 탄 차량 뒤로 10여대가 또 뒤를 따랐다.

 

직장인 점심시간이 임박했던 시각이라 롯데호텔 건너편 길에서도 시민 100여명이 몰려 빈 살만이 호텔을 나서는 걸 지켜보며 사진도 찍었다. 특히 호텔 바로 앞에서 빈 살만 얼굴이라도 한번 보려 했던 시민들 수십명은 아쉬움을 표했다. 한 시간 여를 꼬박 기다렸다는 최모(38)씨는 “빈 살만 실물을 보고 재물 기운을 받아 로또를 사려고 기다렸는데 아쉽다”고 했다. 인근 직장인 임상진(54)씨도 “사우디 왕자님이라니 신비로운 느낌도 들고 얼굴이 궁금해 점심 시간을 할애해 기다려 봤다”고 했다.

 

롯데호텔 측은 빈 살만의 안전을 위해 전날부터 보안 검색대를 설치하는 등 대비했다. 빈 살만이 묵은 객실은 하루 숙박료 2200만원에 달하는 스위트 룸으로, 수행원 등을 위해서 이 호텔 400여개 객실을 통째로 예약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