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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건달, 정의팔이, 민족업자

Jimie 2020. 12. 21. 06:35

[만물상] 민주건달, 정의팔이, 민족업자

조선일보 이동훈 논설위원

입력 2020.12.21 03:18

 

 

‘영원한 재야’ 장기표씨는 민주화 운동을 1987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이전 세대는 박살 나고 두들겨 맞는 게 기본이었는데, 이후 세대는 민주화를 독점하며 정의의 투사인 양한다는 것이다. “후자가 문재인 정권 핵심”이라고도 했다. 586 운동권에게는 A, B코스가 있다고 한다. 학생회장을 하다 정계 진출한 경우다. 이인영 장관, 임종석 전 실장 등이다. B코스는 시민단체에 있다가 정계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김기식 전 의원, 윤미향 의원이다.

▶586 운동권을 향해 땀 흘려 돈 벌어본 적 없는 사람이란 비판이 늘 따라다녔다. 한 야당 인사가 ‘좌파가 제대로 돈 벌어본 적 있냐’고 비판하니 586 대표 주자가 “세상이 빠르게 진화하는데 아직 좌우 타령이냐”고 엉뚱하게 맞받은 적도 있다. 또 다른 대표 주자는 “우리보고 누렸다는데 아직 칼자루를 쥐어 본 적 없다”고 했다.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를 불한당이라 한다. 건달, 무뢰배, 파락호도 비슷한 의미다. 하는 일 없이 난봉이나 부리며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씨가 586을 향해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고 했다. 프랑스 망명 이력의 진보 인사 눈에도 586은 민주를 팔아먹고 사는 건달일 뿐이다. 왜 그렇지 않겠나.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들이 집권하고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보했다. 민주 국가 중에 야당이 반대하는 선거법을 강제로 바꾸는 나라는 없다. 공수처법 등 나라 근본이 되는 법을 마음대로 통과시켰다.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키겠다고 청와대와 경찰이 선거 공작을 했다.

 

▶민주건달뿐 아니라 정의팔이, 민족업자도 있다. 이 정권에는 청와대 정부에 진출한 참여연대 출신이 60명도 넘는다. 권부를 주름잡는 ‘대’는 서울대 아닌 참여연대란 말이 나온다. 윤미향 의원은 ‘정의’ 이름을 내걸고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시민단체 신뢰도는 1위였다. 지금은 신뢰도가 다섯 손가락 안에도 못 낀다고 한다. 시민단체의 공정·정의팔이를 국민이 알아챈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선 아직도 친일파가 수시로 소환된다. ‘죽창가’로 반일 감정에 불을 붙이고 상대를 ‘토착 왜구’로 공격한다. 전두환 정권을 위해 일한 광복회장은 이승만 대통령을 친일파로 몰았다. 유명 소설가는 “일본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친일파”라고 했다. 민주건달들이 창궐하면서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공정팔이들이 설치면서 공정과 정의는 물 건너 가고, 싸구려 민족주의를 팔아먹는 업자들이 나라 망신 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