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rts

월영교(月映橋)의 사랑

Jimie 2022. 9. 16. 15:49

 

 

월영교의 사랑

서영순 시, 이안삼 곡

 

2021 나의 조국 나의 노래 / 월영교의 사랑

Sop. 김지현 & 서울오케스트라(지휘 권주용)

https://www.youtube.com/watch?v=FRuP8V1o_x8 

 

 

은은한 달빛 살포시 내려와

잔잔한 강물에 입 맞추면

바람에 실려 오듯 어여쁜 사랑 사랑할거

은은한 달빛 살포시 내려와

잔잔한 강물에 입 맞추면

바람에 실려 오는 사랑의 속삭임 있으리

 

구름 헤치고 달빛 내려와

길게 누운 월영교 어루만지면

먼 옛날 미투리 신고 건너간

은하에 강물이 흐르고 그리움이 밀려와

 

달빛 고인 그대 눈동자에 내가 있고 내가 있네

별빛 고인 내 눈엔 그대가 있네 그대가 있네

 

달빛 내리는 월영교에 우리처럼 사랑할까

~ 그리움 내리는 월영교에 우리처럼 사랑할까

~ 그리움 내리는 월영교에 우리처럼 우리처럼 사랑할까요

 

 

 

월영교는 조선시대판사랑과 영혼이응태 부부의 애틋하고도 숭고한 사랑의 이야기를 미투리 모양으로 형상화하여 만든 아름다운 다리입니다.

 

1998년 택지조성공사 중 고성이씨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이응태의 무덤에서 먼저 간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부인이 쓴

원이 아버지께라는 한글편지와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가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내셔널지오그래픽 (200711)고고학잡지 엔티쿼티“(20093월호)400년 전의 원이아버지 이응태와 그 부인의 애틋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응태 부인의 한글 편지 전문>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남편이 왜구와 싸우다 전사하게 되는데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만든 미투리 한 켤레를 안고서 영면하였고 전한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1586년 31세로 사망한 고성 이응태의 부인은  머리카락을 뽑아 삼은 한 켤레의 미투리를 편지와 함께 남편의무덤에 전한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의 사연을 지닌  <월영교>

 

"워늬 아바님께 샹백 - 병슐 뉴월 초하룬날 지비셔"

(원이 아버님께 올림 -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자내 샹해 날다려 닐오대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쟈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

날하고 자식하며 뉘 긔걸하야 엇디하야 살라하야 다 더디고 자내 몬져 가시난고.”

(당신 늘 나에게 이르되, 둘이서 머리가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자식은 누구한테 기대어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