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 장례식 초청 명단서 3國 정상은 뺐다… 푸틴 외 2명은?
영국 정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초청 명단에서 3개국 국가원수를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 그리고 미얀마의 군부 지도자다.
BBC 등 외신은 영국 정부가 러시아, 벨라루스, 미얀마의 국가정상과 고위인사들의 장례식 참석을 막기 위해 일부러 부고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명분 없이 침공해 전쟁을 벌였으며, 벨라루스는 이런 러시아에 적극 동조한 게 이유가 됐다.
군사 쿠데타로 국가를 철권통치 중인 미얀마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CNN 등 일부 외신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과 이들 세 나라의 외교 관계는 원만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의 붕괴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새 국왕이 된 찰스 3세도 앞서 지난 3월 러시아의 행동을 “잔혹한 침공”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해 있는 벨라루스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한 동맹국이다.
미얀마 역시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영국과의 관계가 사실상 단절됐다. BBC는 “쿠데타 이후 영국이 미얀마와의 외교 수준을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얀마를 찾아 군정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등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9일 “러시아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지혜를 존중한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19일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약 500여명의 외국 고위인사들이 참석할 전망이다. 장례식이 치러지는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수용인원은 약 2200명으로, 이에 따라 각국 참석자는 2명으로 제한된다. 일본의 경우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참석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