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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유니콘 작전' 펼쳤다…18일 국장, 열흘간 장례행사

Jimie 2022. 9. 9. 18:21

영국 왕실 '유니콘 작전' 펼쳤다…18일 국장, 열흘간 장례행사

  • 중앙일보
  • 박형수.김하나
  • 입력2022.09.09 15:10최종수정2022.09.09 16:14

'퀸' 그녀가 바로 역사였다…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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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자체가 역사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영면에 들다 [#영국여왕 1926ㅡ2022]

https://www.youtube.com/watch?v=oxockoCrSF8 

 

 

지난 8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가 오는 18일 국장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여왕의 서거 직후 왕위를 이어받은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에게 첫 알현을 받고 열흘간의 장례절차를 개시했다. 이날 여왕이 평소 거주하던 버킹엄 궁전과 윈저성 하늘엔 무지개가 나타나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영국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세상을 떠난 8일 오후 런던 버킹검궁 위로 무지개가 나타났다. AP=연합뉴스

 

열흘간의 장례…윈저성에서 영면

 

'퀸' 그녀가 바로 역사였다…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https://www.youtube.com/watch?v=XTFpqhTNm7o 

 

버킹엄궁은 이날 여왕의 서거 직후 공식 발표문을 철책에 내걸었다. 동시에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세인트폴 대성당은 일제히 종을 울렸고, 영국 전역에서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여왕의 처소와 영국 관가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영국 가디언은 8일 여왕이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별세함에 따라, 영국 왕실이 ‘런던 브릿지 작전’의 부록 격인 ‘유니콘 작전’에 돌입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수년 전부터 여왕의 별세를 ‘런던 브릿지가 무너졌다(London Bridge Is Down)’는 문구로 표현하며, 서거 직후 사회적 혼란을 신속히 관리하고 보안 유지하며 장례식을 준비하는 모든 계획(런던 브릿지 작전)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여왕이 런던이 아닌 스코틀랜드에서 서거하면서, 이곳에서 런던으로 이동 절차 등이 포함된 ‘유니콘 작전’이 발동됐다.

서거 다음날인 9일 즉위위원회가 구성돼 제임스궁 발코니에서 찰스 3세를 공식 군주로 선포한다. 런던 증권거래소에서도 공식 선포가 이뤄진다. 이날 오후엔 찰스 3세가 트러스 총리와 내각, 야당 당수, 캔터베리 대주교, 웨스트민스터 성당 주임 사제의 알현을 받는다.

여왕의 유해가 담긴 관은 10일 밸모럴성에서 육로로 스코틀랜드 의회로 옮겨진다. 11일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성 자일스 대성당까지 여왕의 관을 앞세운 장례행렬이 이어진다.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는 찰스 3세를 포함해 왕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미사 후 관이 머무는 성 자일스 대성당은 대중에 24시간 동안 공개된다.

 

영국의 새로운 국왕인 찰스 3세가 지난 3월 31일 영국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킹스칼리지대를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여왕의 관은 서거 나흘 후인 12일 늦은 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왕실 열차로 런던으로 옮겨진다. 13일에는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에 도착한다. 장례식에 앞서 여왕의 관은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 홀의 중앙 관대로 옮겨져 일반에 공개된다. 이후 5일 간의 참배기간 동안 일반인들이 여왕에 경의를 표할 수 있다.

서거 10일 후인 18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을 치르며 전체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다. 관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사원으로 옮겨지면 영국 전역에 2분간 묵념이 이뤄진다. 1시간 장례 미사 후 여왕의 관은 포차를 통해 하이드파크로 옮겨진다. 거대한 장례행렬이 뒤따를 예정이다. 이후 관은 영구차에 실려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로 옮겨져 예식과 함께 지하 납골당에 내려진 뒤 안식에 든다.



버킹엄궁·윈저성에 무지개, 英시민들 눈물



여왕의 서거 소식에 영국 시민들은 버킹엄궁에 모여들어 추모의 꽃을 놓고 눈물을 흘리며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버킹엄궁과 윈저성 위로 선명한 무지개가 나타나자,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노래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를 불렀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찰스 3세는 애도 성명을 통해 “온 나라와 왕국, 영연방, 그리고 세계인이 여왕을 잃은 상실감에 젖어 있다는 걸 안다”면서 “애도의 기간, 여왕에게 향했던 폭넓은 존경과 깊은 애정을 생각하며 위안을 받고 견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영국은 여왕의 통치 하에서 성장하고 번영했다. 여왕은 전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영국 대사관 앞에 여왕의 서거를 추모하는 꽃을 남기는 시민들. EPA=연합뉴스

 

 

세계 각국 정상들의 추모 메시지도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왕 서거 당일인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강화한 비교할 수 없는 위엄과 불변의 정치인”이라며 “군주를 넘어 시대를 정의한 지도자”라고 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과 모든 공공장소,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의회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의 최장수, 최장기 재임 국가원수로서, 여왕은 우아함과 위엄‧헌신으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의장국인 프랑스의 제안으로 8일 회의 시작 전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무에 헌신한 본보기이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확고한 증인”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아울러 찰스 3세를 향해 “전능하신 하나님이 변함없는 은총으로 왕으로의 높은 책임을 진 당신을 지탱해 주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영국의 한 시민이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각국 정상 추모 메시지…푸틴도 "깊은 애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는 여왕을 프랑스의 친구이자, 한 세기에 길이 남을 인상을 남긴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수도 파리는 여왕의 서거에 맞춰 에펠탑의 조명을 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수백만 명에게 모범이었고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2차 대전 이후 독일과 영국간 화해를 위한 그의 노력을 잊지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 훌륭한 그의 유머가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독일 연방 하원은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내년 예산안 관련 본회의 토론을 중단하고 의원 전원이 기립해 여왕을 기리며 묵념했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의무와 공적 역할에 대한 여왕의 헌신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고, 그의 지혜와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아일랜드를 국빈 방문한 여왕의 정중한 태도와 따뜻한 말은 가장 가까운 이웃과의 관계 정상화에 중요한 단계가 됐다”며 “사랑하는 군주를 잃은 영국 국민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1년 영국 왕으로선 처음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해 과거사에 관해 유감을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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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전 모습. 항상 밝은 색깔의 의상과 모자, 깨끗한 장갑을 착용해왔다. AFP=연합뉴스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영국 왕실에 조전을 보내 “수십년간 여왕은 국민·신하들의 사랑과 존경, 세계 무대에서 권위를 정당하게 누렸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직면한 왕실 가족과 영국 국민들이 용기와 인내로 이겨내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여왕은 인간의 자유라는 큰 뜻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고, 인간의 존엄성 부분에서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여왕의 따뜻한 마음과 선행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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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