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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결정체' 양봉산물 연구 먹혔다…"체내 면역력 높이는 지름길"

Jimie 2022. 3. 24. 09:39

'영양 결정체' 양봉산물 연구 먹혔다…"체내 면역력 높이는 지름길"

[머니투데이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양봉산물 시각물

 


언뜻 같은 꿀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벌꿀'(Honey)과 '꽃 꿀'은 전혀 다른 말이다. 꽃 꿀은 꽃 속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자방(밑씨가 들어있는 주머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맑은 액체를 말한다. 이에 반해 벌꿀은 꿀벌들이 꽃 꿀을 혀로 빨아들여 꿀주머니에 저장한 뒤 전화효소를 첨가하고 되새김질해 수분발산과 함께 포도당과 과당 위주의 당으로 전화시킨 결과물이다.

 

벌꿀은 쓰임에 있어 영양제, 약용, 감미료, 공업용 등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벌꿀은 우선 인체의 모든 기관에 유익한 감미료이다. 선진국에서는 설탕대신 꿀을 식탁에 놓으며 요리할 때 조미료로 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양제로도 손꼽히는 꿀은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하는 단당류이어서 위장에 직접 흡수된다. 단당은 글리코겐으로 간에 저장되고, 포도당은 근육세포에서 연소돼 에너지를 만든다.

"꿀에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무기질이 함유돼 있어 신진대사를 원할하게 하고 뼈 조직의 발육을 촉진 시켜줍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때문에 꿀을 만병통치약으로 인정하기도 했지요. 지금도 현장에서는 면역력, 위장병, 감기, 빈혈, 산모의 젓 부족 및 원기회복, 치질, 피부병 등 다양한 양봉산물(Bee-products)의 기능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한상미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양봉산물연구실장)

2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를 중심으로 벌꿀, 로열젤리, 벌집꿀, 프로폴리스, 벌화분, 밀랍 등 다양한 양봉산물의 기능성 연구성과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양봉산물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지면서 소재산업(식품회사,화장품회사,제약회사 등)에 대한 기술이전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중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의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양봉산물 연구는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천연항생물질(Natural antiboitics)로 알려진 프로폴리스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로폴리스(Propolis)는 수 많은 식물의 꽃이나 잎, 그리고 수목들의 생장점에서 분비되는 보호물질을 꿀벌들이 모아 만든 결정체다. 여왕벌은 산란하기 전 육아방을 프로폴리스로 앏게 코팅해 알과 유충을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양봉가인 아리스토텔레스도 피부병, 종기, 상처, 김영증 치료에 프로폴리스를 이용했다고 알려진다.

봉독(Bee venom)은 꿀벌의 독을 말한다. 일벌과 여왕벌만 가지고 있으며 그 기능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하기 위한 물질이다. 봉독은 40여가지 이상의 성분으로 이루어진 혼합물이다. 일령에 따라 성분 및 독성이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관절염 등의 치료로 한방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즈(AIDS) 등 각종 염증질환의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봉독은 상처, 염증 및 화상 등으로 손상된 피부세포 재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항염효과가 탁월해 산업적으로도 성장가능성이 크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봉독채집장치를 개발하고 양봉농가에 보급하면서 봉독은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로열젤리(Royal jelly)는 미황색의 유동성물질로 여왕벌의 애벌레 먹이다. 출방 후 5~15일령의 어린 일벌이 화분과 꿀을 먹고 머리에 있는 인두선(咽頭線)을 통해 분비한다. 수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물, 생리활성물질 등이 포함돼 있을 뿐만아니라 사람이나 동물에 필요한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로열젤리의 약리효과는 빈혈, 저혈압 예방 및 치료, 항암, 뇌신경세포 활성화(파킨슨씨병 치료), 동맥경화,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노화방지 효과가 탁월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농진청 국립과학원에서 출원한 양봉분야 주요 특허기술은 모두 80건에 달한다. 농진청의 특허를 이전해 간 기업만 해도 560여곳이 넘는다.

이같은 연구성과는 농업현장, 산업체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농가중에서 유일하게 농가 수가 증가하는 품목은 양봉농가 밖에 없다. 최근 실시된 양봉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양봉사육 가구수는 2만7464호, 사육군수 267만9842군으로 2011년 대비 각각 40.6%, 75% 증가했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양봉산물은 식물, 화장품, 의료, 산업용 소재 등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국내 양봉농가 육성 등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갖춰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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