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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로 우크라 타격

Jimie 2022. 3. 20. 20:21

다급해진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로 우크라 타격

  • 매일경제
  • 최현재,이동인
  • 입력2022.03.20 17:39최종수정2022.03.20 20:02

러시아군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해 실전에 사용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결사 항전으로 진격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고 서방에 위협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킨잘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외곽 델랴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항공기 탄약 저장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CNN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음날에도 러시아는 킨잘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지역 코스텐티니우카 정착지 인근에 있는 군 연료 저장소를 파괴했다.

 

사정 거리가 2000㎞에 달하는 킨잘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최대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가는 킨잘 미사일은 현존하는 공대공·지대공 방어체계로는 저지가 어렵다. CNN도 마하 5 이상 속도로 이동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낮은 궤도로 비행해 탐지가 쉽지 않아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교란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2019년 11월 중순 처음으로 북극 지역에서 킨잘 발사 시험을 실시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주가 지났음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군이 핵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로 서방을 위협한 것이다. 킨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델랴틴 지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 국경에서 불과 60㎞가량 떨어진 곳이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킨잘 발사는 러시아군 능력에 대한 메시지를 서방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3주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함락 위기에 놓였다. 이날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은 마리우폴 도심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였다. 마리우폴을 둘러싼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지난 한 주간 마리우폴 주민 수천 명이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날 마리우폴 시의회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레보베레즈나야 지역과 스포츠클럽 건물 내 대피소에서 주민들을 납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도시 내부로 더 깊숙이 진격하며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동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도시 중 한 곳이다. 러시아가 이 도시를 차지할 경우 흑해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헤르손 점령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해상 장악에 한 걸음 다가선다. 마리우폴과 다른 항구도시 오데사까지 점령되면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해안은 완전히 차단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3주째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수차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물자 보급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물자 보급에 있어 고전하고 있으며, 전술 정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상작전과 공습의 통합도 원활하지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격전이 실패하면서 최근 2~3주간 주요 도시를 대대적으로 포격하는 시가전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작전 및 접근 방식을 바꿔 소모전으로 가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모전은 적의 인원·무기·물자 등을 고갈시켜 승리하려는 전략이다.

[최현재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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